예전에 쓴 글과 그림

나는 나야.!

유쌤9792 2008. 10. 21. 20:39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특수 물감으로 그린 그림.

보라 색 畵紙.
그리고 바다로 떨어지는 별들.
나는 언제나 별 보기를 좋아한다.
서울의 하늘에선 별을 대신하는 불빛들 때문에 별을 볼 수가 없다.

늘 마음에 하나 둘 씩 생각하고 기억 하는 것들.
그런 것들이 별이 되어 늘 하늘에 있다고 생각하는 나.


*****************************************



■ 나는 나야.!


후끈한 낮의 열기를 피해
몸이 얼얼하도록 차거운 미장원엘 갔다.
잠시 더위를 피 하겠다는 생각이 사치스런 행동을 하게 했다.

내 귀 위로 보기 좋게(?) 은빛으로 자라는 흰 머리카락을
감추기 위해서 (?) 머리카락을 염색했다.

나는 내 흰 머리가 사랑스럽고 예쁘다고 생각 하는데
남들은 내 자연스러운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듯
하얀 머리카락이 고개를 쏙 내밀기만 하면 한마디 씩 한다.
"머리 염색 하셔요. 안 그러면 사람들이 쌤을 교장님으로 본다구요.
ㅋㅋㅋㅋ"

더위를 피해 얼얼하게 시원한 바람 속에서
미장원 아가씨의 경쾌한 수다를 들으면서 긴 시간을 머리에 집중했다.

후~~~호 후~~~호호.

"쌤 정말 10 년은 젊어 보여요"
하는 아가씨의 찬사에 기분이 머쓱해 졌다.

극적 극적~~~~ 우이 씨~~~~~(머리 긁는 소리)

머리 속이 우~지~직~끈 하면서 근질거린다.
머리에 물감을 발라 두었으니...쯧 쯧.

물감은 내 화폭에나 발라야 하는 것을 머리에 발랐으니
이처럼 반란을 일으키며 가려운 것인가.....^^*

내 나이에 흰머리카락이 새록히 나는 것은 정상이거늘.
괜시리~~~~~~~ 염색을 했나보다. T-T

염색을 할 때마다 며칠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후회를 하지만
머리에 헤어밴드 한 것처럼 흰 띠가 둘러지면
수다쟁이 미장원 아가씨가 날 유혹한다.
" 쌤 잠시 쉬었다 가셔요....^ㅇ^*" 한다.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있는 나.

썩 잘 생긴 비디오 집 총각이 부르고,
비디오 집 옆의 스타일 미장원 집 수다쟁이 아가씨가 부르고,
새로 문을 연 뚜레쥬르 빵집 아줌마가 "언니"하면서 부르고,

길 모퉁이의 속옷가게 아줌마와 아저씨가 부르고,

양은 광주리에 푸성귀와 덜 익은 토마토를 윤이 나게 닦으며
날 부르는 넙죽이 아줌마가 있고,

리어커에 남극의 이글루같은 집을 지어 놓고
남태평양의 온 갖 생선을 다 올려 놓고 파는
생선 장사 아줌마가 날 부른다.

" 유쌤. 오늘은 어디를 가시나요. 오~~~케이." 하면서.....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엔 내 손엔 그들의 정이 듬뿍 들려져 있다.
양손 가득하게....
그리고 나도 그들을 향해 웃으면서

" 오~~케이" 한다.

'예전에 쓴 글과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느림의 여유를 찾아서.....  (0) 2008.10.21
북한산 도선사  (0) 2008.10.21
내 집은 14층이다.  (0) 2008.10.21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을 드디어 만나다  (0) 2008.10.21
인사동의 우리 그리운 날.  (0) 2008.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