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여름 밤 하늘 흰 구름이 하얀 실크 장삼을 휘두르는 듯 펼쳐져 있는 광경.
짙은 청색이 눈 부시게 아름다운 여름 밤 하늘은 가끔 내 숨을 멎게한다.
● 하늘과 나.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하늘을 보고 있다.
내 집은 14층이다.
그리고 우리 동네에서는 가장 높은 지대에 지어진 아파트라
밖에서 볼 때엔 아파트가 산 앞으로 병풍을 펼쳐 놓은 듯 보이고,
집 안에서 볼 때엔 멀리 타워 팰리스와 하늘만 보인다.
더위를 피해 대나무 돗자리에 누어 책을 보다,
하늘을 보다를 번갈라하면서 뒹구르면
밖이 살인적인 더위라고 말해도 난 그것을 실감치 못 한다.
東 西로 툭 터진 내 마루는 하늘만 시원스럽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동네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내 주고 있는 듯.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에 누어 있으면 이내 으시시해 진다.
엄마가 계셨으면 아마도 한마디 하셨을꺼다.
"얘 에미야! 바람이 지나가는 그런 자리에 누어 있으면 風 맞는다.
조심 해야지.
그것도 찬 대나무 돗자리에 그렇게 누어 있으면 입이 돌아 간단다"
하셨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청개구리처럼 엄마의 말이라면
요리조리 입 삐죽거리면서 반대로만 하던 나.
그런 내가 요즘엔
엄마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다 기억 해 내고 있다.
그러기에 바람이 지나는 길목 돗자리 위에 누어 있다가
화들짝하게 놀라 얼른 머리를 뱅그르르
돌려 발 쪽으로 바람이 가게 한다.
하늘과 나
.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루하지 않게 다른 색조를 연출 해 주는 하늘.
그 하늘을 바라 보면서 나름대로의 행복에 취하는 나.
가끔 잠자리가 자신의 飛行을 자랑이라도 한 듯 창을 두드린다.
내 작은 행복을 깨는 방해자는 늘 전화 벨 소리다.
받아 보면 반가워 할 이들의 음성이 아닌 학원 선전하는 이의 목소리로
내 아이들과 아주 친 한 척 하면서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거절 못 하고 그니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는 나.
하늘이 나에게 준 여유로운 마음이 있기에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러도 심심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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