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경자년 3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유쌤9792 2020. 3. 26. 10:27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나이가 든 나무들은 말 하지 못할 사연들을 지닌 듯하다.

 

우리 동네에도 오래 된 나무들이 많다.

 

아주 넉넉한 잔가지와 나뭇잎들이 그늘도 만들어 주고

새들에겐 집터도 넉넉하게 내어준다.

 

우리 동네 전체로 요 며칠 나무들의 가지치기가 시작 되었다.

 

자라고 몸을 만드는데 40~50년 넘게 걸린 나무들이

깡똥하게 다 짤려 나가고 몸뚱이만 남는데 걸리는 시간은 몇 분이었다.

 

기계톱에 잘려 나가는 나무들을 보고 있으려니 가슴이 아프다.

 

다 나무들을 위한 것이라 말하지만 뭣이 나무를 위한 것인지~~!

 

잘려 나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혼자 속앓이를 하다.

 

 

경자년 3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봄맞이를 하지도 않았는데 곧 여름이 올 것 같다.

 

계절에 따라 매년 옷을 넣고 바꾸는 작업이 힘겹다.

특별하게 직장엘 나가지 않으니 겨울에도 옷 한두 벌로 났다.

 

겨울옷들이 다시 장롱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엉거주춤하다가 작년에도 때를 놓치고 입지 못한 옷들이 많다.

 

공간이 넓어 옷 방이 넉넉하게 따로 있으면 모를까~~~!

나의 고단한 옷 바꾸기 작업은 늘 밀린 숙제와 같다.

 

내가 혹~~ 투덜거리기라도 하면 우리 집 남자 얄밉게 공격적으로 나온다.

 

그러기에 전원주택으로 나가서 살면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니깐

, 당신이 이 답답한 아파트를 고집하니 자업자득이요

 

참으로!! 늙어 갈수록 위로와 격려의 말 보다 공격적인 말만하는 사람.

도대체 그의 진정한 정체를 알고 싶을 때가 많다. ㅋㅋㅋㅋ

 

둘이서만 살다 보니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람이 남편뿐이니

얄미울 때도 많고, 측은지심이 발동 할 때도 많다.^^*

 

금세기 처음으로 오늘은 남편의 봄 잠바를 사다가 걸어 놓았다.

퇴근 후 새 옷을 보면 뭐라 할런지 궁금하다.

늘 자기 옷은 자기 손으로 사서 들고 오는 사람인데~~~!!!

 

 

옷장을 정리하면서 또 많이 비워내야겠다.

올 여름에도 한두 벌만 가지면 여름을 잘 보낼 것 같으니~~~^^*

 

 

오늘은 3월의 마지막 목요일입니다.

 

몇 주만 잘 참고 견디자는 말을 믿고 싶습니다.

 

이제는 사람들도 만나고 학원에도 가고~~ 영화도 보러가고

더 늦기 전에 김밥 싸가지고 남산의 봉수대에서 벚꽃을 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건강 잘 챙기고 평안한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항의 물은 갈아 준 날이 제일 예쁘다.

 

우리 집 남자. 어항의 물고기들에게 아침과 저녁, 먹이를 주다.

그래서인지 구피 식구들이 많이 늘다.

 

녀석들은 먹고. 싸고. 구피들의 뒤치다꺼리도 힘들다.

 

내 눈이 시원하라고 물을 갈아주고 나니 좋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