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경자년 4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0. 4. 9. 10:52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왕 벚나무. 벚꽃나무마다 꽃이 활짝 폈다.

 

나무 밑에 서면 바람이 꽃잎을 뿌려 준다.

우리 동네의 봄 풍경은 시골의 산골 느낌이 나다.

 

오래 된 나무들이 고혹한 자태로 존재함을 알려주다,

 

멀리 나가지 못하니 동네를 돌고 또 돌며 걷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다.

 

내 울타리 안에 있는 꽃들을 자세히 보지 않고 그동안 무심했었다.

누구의 말대로<자세히 보니, 오래보니 다 아름답다> ^^*

 

늘 내 곁에 있는 것들에 대해 내 무심했음을 반성하는 중이다.

 

 

 

경자년 4월의 둘째 목요일에~~

 

 

이른 아침, 출근 중이라며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언니~~! 오늘 우리 점심이나 먹을까~~?>했다.

<그래 좋지, 그러면 점심시간 맞춰서 우리 집으로 오너라~~!>

<언니 그냥 밖에서 만나서 먹자. 난 그 동네에 가기 싫어~~

언니 알잖아. 소명이가 가고 난 뒤엔 그 쪽으로 고개 돌리는 것도 싫어.>

<언니는 일부러 소명이네 집 앞으로 지나다니고 그런다.

우리가 마음으로 잘 떠나보내야지. 아무 말 하지 말고 오너라.>했다.

 

오늘은 우리의 막내 동생이 세상을 버린 지 꼭 일 년째 되는 날이다.

 

내 여 동생도 그래서 이른 아침에 헛헛한 마음을, 슬픈 마음을

나에게 토해내려고 전화를 한 듯하다.

 

동생의 아들은 미국에서 자기 아빠를 추모한다고 했고

우리는 <부모님과 동생>을 함께 묶어 합동으로 한식 날 추모했다.

 

이 세상에 우리와 함께 있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

사라지고 나면 영영 다시 볼 수 없는 것.

 

부모님과의 이별도 했고, 지인들과의 이별도 했는데도

영영 이별은 어떤 경우로도 적응이 안 되고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

 

사별이 주는 고통과 아릿한 마음은 자꾸 상 채기가 덧나기에 쓰리고 아프다.

 

세월이 오래 지나가도 그 상처는 늘 아문 듯 보여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터지고 피가 철철 흘러내리기에 오감이 마비되는 듯하다.

 

내 동생이 좋아하는 잡채며, 된장국도 끓이고, 계란찜도 만들고

모처럼 어릴 때 생각하면서 집 밥을 함께 먹게 되어 좋다.

 

아마도 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동생이라

점심시간인 12시 정각에 딱 맞춰서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를 것이다.

 

엄마가 나에게 주신 내 동생들. 이제 하나만 남았다.

<엄마대신이니 언니 노릇 잘 하라고> 날마다 툴툴 거리던 내 동생~~!

 

나이를 먹어도 내 동생은 내 눈엔 언제나 삐삐머리를 한 꼬마다.

<신아~~! 언니가 너에게 잘 할게~~!!! >

 

 

오늘은 4월의 둘째 목요일입니다.

 

요즘 어떻게 잘 보내시고 있나요?

이 어려운 시기도 시작이 있었으니 끝도 있겠지요.

 

끝이 날 때까지 힘들어도 잘 견뎌 내기로 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봄이 가는 길목에서 우리 동네 야생화를 보다.

 

미치게 따뜻한 볕이 유혹의 손길로 부드럽게 나를 당기다.

 

마스크 쓰고, 모자도 쓰고. ㅋㅋㅋ

 

화단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한 야생화들을 보다.

할미 꽃. 딸기 꽃. 장미 매 발톱 등.

 

키다리 꽃들이 나오기 전, 어깨를 활짝 펴고 있다.

 

봄 볕. 누구에게나 공평해서 좋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