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경자년 4월의 셋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0. 4. 16. 11:24




그림설명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혼자 열심히 달리기하는 봄, .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숲으로는 새들과 나무가 수런대다.

 

우리 집 베란다 창으로 대모산, 우면산, 매봉산의 풍경이 흐르다.

 

갈 빛의 산이 연두색과 초록색의 바탕위로 무지개색의 꽃들이 오르다.

매일 보는 산이지만 매일, 매년 다르게 보이다.

 

언제부터인가 올라가는 산보다 바라보는 산을 더 즐기다.

그래서 산이 병풍처럼 빙 둘러 있는 우리 집 거실 창이 좋다.

 

동쪽 창에서 흐르던 바람이 서쪽 창으로 빠져나간다.

 

 

경자년 4월의 셋째 목요일에~~~

 

 

내가 아주 어릴 때, 엄마는 삯바느질을 하셨다.

 

머루 알처럼 까만 앉은뱅이 손 미싱이 쉼 없이 달렸다.

그리고 엄마의 손엔 언제나 골무와 여우주둥이를 닮은 인두가 쥐어있었다.

 

작은 화롯불에 달궈진 인두로 바느질의 각을 잡던 엄마의 손 길.

엄마가 잠시 미싱을 떠난 사이에

나도 엄마를 따라 인두질을 하다가 손목을 인두에 데었다.

인두에 데인 둥근 자욱이 아주 오랫동안 엄마와 나를 힘들게 했다.

 

그 후 바느질 방엔 들어가지 못했지만 나는 재봉틀의 덜그럭 소리를 좋아했다.

엄마의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는 기차 달리는 소리와 같았다.

 

쉼 없이 원을 그리며 손목을 돌리면 미싱은 기차 길과 비슷하게 생긴

실밥을 만들며 옷감을 방바닥으로 미끄러지듯 떨어뜨렸다.

 

주로 한복을 만드셨기에 방안 가득하게 색이 고운 옷감이 널브러졌다.

 

한복감의 자투리를 가지고 만든 밥상 보, 밥주발의 모자 등~~

엄마의 응용력 또한 뛰어 났기에 주문량도 많았다.

 

아버지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 오셨을 때 즈음에

엄마의 삯바느질도 끝이 났던 것으로 기억된다.

 

엄마가 사용 하시던 싱거 손재봉틀도 내가 한 동안 사용했다.

 

울 엄마의 작은 소망은 <발재봉틀>을 한 대 갖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내가 사용하는 재봉틀은 발재봉틀도 아닌 전동재봉틀이다.

 

내 엄마는 전동 재봉틀은 보지도, 알지도 못하고 세상을 버리셨다.

 

엄마가 계셨다면 정말 해 드리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엄마가 원하는 것 모두다 해 드리고 싶다.

 

 

오늘은 4월의 셋째 목요일입니다.

 

여전히 코로나 때문에 화상통화만 하며 지냅니다.

 

어찌 지내시느냐 묻지 않아도 다 알 것 같아서 웃음이 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오늘도 힘내서 잘 지내기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해오름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해 오르기 전의 어둠은 더 무겁고 캄캄하다.

 

둥글던 달도 서녘으로 넘어 갔다.

 

하늘의 먼 곳에서 밀물의 파도가 포말을 내 뿜으며 밀려오는 듯

해오름의 밝은 빛이 컴컴하고 무겁던 하늘로 번져오다.

 

해오름의 순간은 첫사랑의 애탐처럼 너무 짧은 전주를 보이다.

 

살포시 붉어지는 하늘의 상기 된 얼굴을 보기도 전에

하늘 전체가 갑작스럽게 밝아지다.

 

슬프고도 억울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남긴 4월의 해오름.

 

4월의 하늘은 변하지 않지만 내 마음은 불다 만 풍선처럼

부풀다가 쭈그러지기도 하며 힘들어한다.

 

4월도 곧 기억의 고분 속으로 묻혀 질 것이다.

 

모든 생각은 <마음 하나>

간능 부리는 것임을 언제가 되어야 알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