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경자년 4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유쌤9792 2020. 4. 30. 08:30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해오름의 하늘로 번지는 태양의 색이 변하고 있다.

며칠 전 만해도 싸늘한 분홍빛으로 새벽하늘이 어둑했는데

이제는 서서히 익어가는 앵두 빛의 하늘로 아침이 열리다.

 

해오름의 시간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스치듯 지나던 봄은 소멸직전이다.

 

나무와 새들은 잠이 덜 깬 모습으로 하늘의 붉은 빛을 받다.

 

붉은 하늘이 해 내림인지 해오름인지 가름 하지 않고

하늘로 풍덩 말없이 빠져드는 나무들과 새들의 여유를 바라보다.

 

하트 덕분에 매일 해오름의 동녘하늘을 볼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경자년 4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요즘의 하늘이 너무 맑고 공기도 깨끗하다.

온 세상의 자연이 좀 쉬고 싶었나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에겐 공포와 불신 그리고 고통을 너무 주고 있지만

초록색의 나무들도 눈부시게 아름답고, 공기도 숨 쉬기에 버겁지 않다.

 

학교에 있을 때 매년 봄 소풍마다 황사와 시커먼 먼지로

도시락 한 개도 마음 놓고 꺼내 먹지를 못했다.

 

황사로부터 도시락을 지켜내기 위해 아이들은 밥도 숨어서 먹었고,

버스타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길은 얼마나 막혔던지

차멀미하는 아이들 돌보느라 교사들도 함께 멀미를 했었다.

 

봄 소풍, 수학여행, 수련회도 가보지 못하고 4월을 보낸다는 것은

아이들이나 학부형들이나 교사들 모두에게 아픈 추억이 될 것이다.

 

언제가 되어야 우리 모두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을까!!!

 

이웃집의 아이들이 나에게 묻는다.

우리, 언제 학교에 갈 수 있어요,? 선생님은 아시죠?”한다.

얘들아~~! 선생님도 모르는 것 투성이란다.” ㅋㅋ

 

나도 신학기부터는 학교로, 동네문화 센타로

미술 강의 일정이 빽빽하게 잡혀 있었는데 코로나가 멈춰놓았다.

 

정말 언제가 되어야 노래교실에도 다시 나가고,

아이들과 노인 학생들에게 미술 강의하러 나갈 수 있을까~~!

 

 

오늘은 4월의 마지막 목요일입니다.

 

오늘부터 긴 연휴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무슨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희 부부는 오늘 결혼기념일이라 어디 나가지 않고

아마 늘 그랬듯이 <탕수육과 자장면> 시켜 먹을 듯합니다. ^^*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좋은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리의 결혼 37주년에~~

 

우리는 성균관대학교 명륜당에서

198343011시에 전통혼례로 혼인을 했다.

 

참으로 오랜 세월이 지나갔다.

 

우리가 결혼을 하고 나서 가장 잘 한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우리에게 보석보다 귀한 두 아이를 주셨기에

< 아이들을 잘 키워 낼 수 있게 힘과 지혜 그리고 경제력을

허락해 주신 것을 소홀해하지 않았던 일이라 > 말하고 싶다ㅋㅋㅋ

 

이제 아이들이 우리 곁을 떠나

제 각각의 삶을 영유하고 있음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고,

우리 부부도 처음의 마음처럼 변함없이 꾸준히 살아내고 있음에

대단한 인내심과 배려가 함께 해 줬음에 감사한 일이다.

 

37년이란 긴 세월을 살아 내면서 어찌 고난이 없었으리라 !!!

 

IMF로 경제적인 고난 때에도, 우리 부부의 성격차이로 우울 할 때도

우리에게 언제나 각을 세울 수 있는 힘을 준 것이 바로

우리의 아들과 딸이었다.

 

두 아이가 착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열심히 잘 자라 준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고 희망이 되었다.

 

고맙다. 참으로 고맙다. 우리의 아들과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