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경자년 3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0. 3. 12. 10:35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세상물정 모르는 봄은 거리를 접수하고 있다.

우리들의 속내도 모르는 봄은 우리를 무작정 기다리다.

 

뺨을 치며 흐르는 바람이 감미롭다.

 

동네 놀이터엔 아이들과 새와 봄바람뿐이다.

아이들이 왁자지껄 까르르하면 새들과 바람이 화답을 한다.

 

봄이 주는 핑크빛 바람을 맞으며

동네를 화사하게 해 주는 봄 꽃 들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요즘 같아서는 봄을 놓치고 여름이 왈 깍 덤벼올까 두렵다.

 

 

 

경자년 3월의 둘째 목요일에~~

 

 

내가 어릴 때 살던 삼선동 5가 동네에서는

나이에 따라 형, 누나가 되기도 하고 동생이 되기도 했다.

 

우리 삼형제가 태어났고, 자랐던 그 동네를 떠난 것은

내 나이가 27살이 되던 해였다.

그러니 내 동생들도 모두 20살이 넘어 동네를 떠났는데도

우리 삼형제는 종종 삼선동 5가 우리의 옛 집을 찾곤 했다.

 

그 중 내 남동생은 어릴 적의 동네 친구들과 연락을 하면서 계속 만났다.

어릴 때 나를 따라 다니던 동생의 친구들도 여럿이었다.

그 동생의 친구들을 40년 만에 동생의 장례식장에서 다시 만났다.

 

동생 친구 중 유독 나를 따랐던 녀석이 나에게 꾸준히 안부 전화를 해 온다.

동생 친구는 어려서부터 외동이었기에 누나가 있던 내 동생을 부러워했다.

누나~~! 요즘엔 어떻게 지내셔요?? 매형은?? ” 등등

내 동생이 나에게 하던 것처럼 미주알고주알 당부한다. ^^*

 

 

 

 

동생이 세상을 버린 작년엔 그 녀석의 전화 받길 내가 거부 했다.

녀석의 전화를 받으면 번번이 울음부터 터지기에 힘들었다.

 

녀석은 조금 뜸하게 나를 기다리더니 다시 전화를 해 온다.

 

누나~~! 누나~~! <코로나가, 또 자기 손자가 ~~! 요즘엔~~> 등등

사는 이야기를 주절주절 하면서 나를 위로한다.

 

계절이 바뀔 때면 내 동생에게 늘 했던 것처럼 봄 옷 매장엘 나가

한 개는 내 동생 것, 한 개는 녀석의 것으로 두 벌을 샀다.

 

동생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옷 두 벌을 다 소포로 보내려 한다.

녀석이 오해를 하거나 불편해할지도 모르지만 그냥 모른 척 할 거다. ^^*

 

 

오늘은 3월의 둘째 목요일입니다.

 

요즘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기에 어떤 위로도 도움이 안 되지요,

 

그래도 건강 잘 챙기기는 잊지 마셔요.

오늘도 힘내서 잘 보내기로 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검은 콩은 흰 머리도 검게 해 주고

대머리는 머리카락이 자라게 해 준다고 !!!

 

어릴 때엔 도시락 반찬으로 담아 간 콩자반이 싫었고

또 밥에 있던 검은 콩을 엄마 몰래 빼 내곤 했었다.

 

쌀 보다 보리와 검은 콩이 더 많던 밥을 보면서

엄마!! 우리 집이 형무소야?? 무슨 콩밥을 매일 주냐??”

 

어린 마음에 하얀 쌀밥을 그리워해서 투정했었다.

 

ㅋㅋㅋㅋ

 

요즘엔 건강 챙기느라 일부러 밥에 검은 콩도 듬뿍 넣고.

콩 조림도 열심히 해 먹는다.

 

엄마가 아셨으면 내 그럴 줄 알았어하셨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