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나와 절친이었던 친구가
양평 산 자락 밑에 산다.
지난 봄 홍천의 평평한 지역에서 산이 그리워
양평의 산 속 이 곳으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친구는 나와 같은 대학의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대학 때 음악당 곁을 지나 미술관으로 갈 때
친구가 노래를 부르면 음악당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로 친구의 목청은 대단했다.
학교에서 유일무이한 <프리마돈나> 라고
교수들이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던 친구였다.
학교 졸업 후.
친구는 이태리로 유학을 간다고 준비를
하더니 무슨 연유에서인지 친구들 앞에서 몇 년
소식을 끊고 사라졌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나도 친구를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원효로 길에서 스치면서 서로가 알아봤다.
그 후 친구와 다시 절친으로 지내고 있는데
친구가 살아 온 길은 정말 산전수전. 공중전 그 이상의
여러 일들을 겪어가며 살아 왔다.
엄청난 사업으로 대궐같은 집에서 사는가 했는데
또 사업을 접고 수도승처럼 속세를 떠나기도. !!!
친구에 대해 소설을 쓴다면 장편 소설이 나올 듯하다.
지금은 아들 하나 데리고 홀로 산다.
양평의 산 밑. 경치는 끝내주지만 여름엔 산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이 집 옆의 또랑을 넘칠까봐
밤새 또랑 곁을 지키고. 요즘엔 내린 눈이 길을
허락하지 않아 주변 모두가 얼음궁전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봄을 기다리기에
마음이 뿌듯하고 희망이 있다면서 사진을 보내왔다.
나는 친구에게 새 친구를 안겨줬다.
성능좋은 라디오를 사서 보냈다.
음악을 했으니 라디오보다 더 좋은 오디오가
있겠지만 그래도 곁에 애첩처럼 딱 끼고 함께 할
라디오를 사서 보냈다.
긴 겨울 날. 음악들으면서 시간을 보내라 했다.
친구는 시골 할매처럼 나에게 하는 말.
“에고 너는 쓸데없이 돈을 쓰고 그러니!!!
혼자 살아도 자연 속에 있어서 외롭지 않다 ”
라고 한다.
넌 외롭지 않다고 하지만 내가 외로워서
그리워서 라디오를 보낸거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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