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계묘년 3월의 셋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3. 3. 16. 09:18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봄맞이를 위해 지난겨울을 토닥이느라

바람의 심술도 못 이기는 척 받아내다.

 

밤새도록 서쪽 창문이 흔들렸다.

바람이 파도 소리를 내면서 서창을 두드렸다.

 

나무들도 부동자세로 멈춰 숨을 참고 있다.

 

바람이 거세게 하늘을 휘몰아치고 이리저리 비틀거려도

하늘 한가운데 숨은 듯 배시시 웃는 해님은 핑크색이다.

 

세월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심한 몸살을 앓다.

나도 세월의 갈고리에 걸려 찬바람이 내 등짝을 치면

기침 서너 번으로 화답을 하는 중이다.

 

코로나가 남겨준 기침이 바람의 장단에 시도 때도 없이 터지다.

 

 

계묘년 3월의 셋째 목요일에~~

 

영월에 사는 지인부부가 남도로 여행을 하면서

이른 아침부터 나에게 남도 풍경을 깨톡으로 올려줬다.

 

좋은 풍경을 혼자 보기 아쉬운 마음이 담긴

남도의 풍경이 숨도 쉬지 않은 채 계속 올라 왔다.

 

풍경은 동영상이 아닌데도 동영상인 것처럼

내 눈 앞에서 동백꽃이 바람에 날리고 동행인 듯했다.

 

낙하한 동백꽃을 모아 예쁜 사랑을 표현했다.

곧 바람과 비가 비질을 하고야 말겠지만보는

이의 눈엔 감동이 되는 작업은 소녀소년의 마음이다.

 

동백꽃으로 만든 하트와 원의 모양.

 

살아내는 일은 우리 모두가 원의 트랙을 각기 다른 속도로

달리거나 걷는 것과도 같다

 

원에서는 헤어져 걷던 이들과도 어느 시점엔 만나고야 만다.

그러기에 한 번 맺어진 인연들과는 이별이란 없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우리와 이별을 했다고 말하기엔

함께한 기억들이 너무 생생하고 아프기에 그립다.

 

나이 든 나의 지인부부,

어디엘 가든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자며 사진을 보내온다.

 

여행이 즐거우라고 여행을 위한 조금 과한 금일봉을 보냈다.

 

여행 중에 받아 보는 금일봉은

즐거움이며 힘이 되던 나의 기억을 소환해 보며

나의 엉뚱한 행동에 깜짝 놀라 웃을 지인부부의 모습에 즐거웠다.

 

오늘은 3월의 셋째 목요일입니다.

 

날씨가 수상하게 우리를 놀리지만

우린 이미 다 알고 있었으니 의연하게 기다리면 되지요.

 

늘 건강 잘 지키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아파트 철망 담으로 개나리꽃이 만개했다

덕분에 동네가 개나리의 노란 색으로 환하다

 

가을에는 은행나무 덕분에

봄에는 개나리와 산수유 덕분에

우리 동네는 <고향의 봄>노래를 부르게 한다.

 

동네 도서관으로 가는 길로 개나리길이 만들어지다.

봄은 우리가 기다리든 기다리지 아니하든

자기가 할 일을 묵묵하게 잘 해내어 주기에 고맙다.

 

우리 동네의 봄은 원색의 꽃들이 피고지고를 반복한다.

오래 한 곳에서 살면 그곳이 바로 나의 고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