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며칠 전 하늘이 선심을 쓰는 듯 고운 눈을 소리 없이 뿌렸다.
아침에 창을 여니 흥에 겨워 날리는 눈이 창을 쳤다.
나무들을 하얀 옷으로 치장하기에 턱 없이 부족한 눈이지만
가장 높게 올라선 덩치 큰 나무는 하얀 옷을 걸치다.
나무 옆의 돌탑도 하얀 옷을 입었다.
세상 어느 곳에도 편애 없이 골고루 하얀 옷을 선물하다.
그래서 나는 비와 눈을 좋아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새는 어디에 있었기에 흰 옷을 받지 못했니~!
● 2023년 12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하얀 눈에 폭 싸여진 덩치 큰 나무들을 보면
언제부터인가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생각났다.
그와 나는 젊은 시절에 명동에서 자주 만났다.
명동에 있던 그의 양장점 앞집의 건축 사무실에서
단기 알바를 하던 풋내기 대학생 시절의 내 기억이다.
미술 대학생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라
그와의 대화는 아주 즐겁고 새로웠다,
썩 잘생겼고, 위트도 많았고, 옷도 정갈하게 입었던 사람
그런 사람이 어느 날 부터는 거대한 하얀 코끼리가 되었다.
목소리도 모기처럼 앵앵거리지 않고 신선했는데
나이가 들고 명성을 얻으면서 그는 너무 변해버렸기에
내가 알던 스마트하고 멋진 은 갈치 같던 사람이 아니었다.
뭐~~! 사돈 남의 말을 할 처지가 아닌 나도
예전에 나를 알 던 사람들은 모두가 혀를 끌끌 차면서
하는 말이 <도대체 세월이 너에게 무슨 짓을 한 거니~~?>
나도 이제는 거대한 코끼리로 변했다.
손자가 솔직하게 뱉어 낸 말이 내 머리에 걸려있다.
<유 순영 할머니는 뚱뚱해~~!>
오늘은 12월의 마지막 목요일입니다.
곧 2024년이 시작 됩니다.
언제나 건강 잘 지키고 재미나게 살아요.
당신이 늘 제 곁에 계셔 주셔서 든든했어요.
새해에도 어디 가시지 마시고 늘 저와 함께 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 추억을 말하다 >
1973 년도 내 대학교 1학년의 어느 봄날.
미니스커트 입고 명동에 나갔다가
풍기문란 죄 라며 경찰들이 나와 내 친구들을
파출소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경찰들은 30cm의 대나무 자를 들고는
우리들의 치마 길이를 재고 난리였다.
우리와 미팅하려던 남학생들에게는 장발이라고
그 자리에서 바리캉으로 학생들의 머리를 밀었다.
참으로 웃지도 울지도 못 할 사건이 발생했던
1973년도의 사건이 명동 파출소 앞에서 벌어졌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딸에게 하면 믿지 않으려한다.
오늘 명동파출소를 보니 문득 50년 전의 봄날이 생각났다.
그 날 장발이라고 머리카락을 고속도로처럼 밀린
청년들도이런 추억을 생각하며 웃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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