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 2024년 4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4. 4. 11. 09:27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여린 초록의 작은 잎들은 꽃들이

자리 했던 곳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봄날이다.

막 목욕을 마친 아기의 모습처럼 순수해 보이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 때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남아 있던 꽃이 떨어지다.

 

올 봄은 나에게 최고의 볼거리를 선물하기에

멀리 진해로, 동네마다 꽃이 터졌다는 곳엘 다니다.

꽃을 보러 나온 사람들도 또 다른 꽃처럼 모두가 아름답다.

 

아름다운 순간도 곧 지나가리라.

지나가고 나면 기억이라는 곳에 왜곡되게 남겨지기도 한다.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아도 남겨지는 추억은 다르다.

그러기에 사랑했던 기억도 혼자만의 기억일거다.

 

 

2024년 4월의 둘째 목요일에~~

 

우리 집은 14층인데도 라일락 꽃 향기는 대단하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면 창으로 타고 올라오는

라일락 꽃 향기가 부드러우면서도 매혹적이다.

 

대학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라일락꽃 향기의 향수가 매년 생각난다.

외국 출장에서 아버지는 엄마와 내 향수를선물로 사 오셨다.

 

친구들이 말하기를 나에게선 꽃향기가 난다며

비누. 화장품. 등등 뭐냐고 물어왔다.

 

1970년 초에는

우리나라에선 향수가 아주 귀한사치품이었다.

그래서 쉽게 지닐 수 있는 것이아니었다.  

 

대학시절 이후 지금껏 향수를 좋아한다.

엄마는 늘 사용하시던 샤넬의 향기 만 사용하셨다

그러나 나는 이것저것 향수의 향기를 즐기는 편이다.

작년 내 생일에도 지인들에게 향수를 선물로 받았다. ㅋㅋ

 

라일락 향기의 향수가 그리워 예전의 향수를 찾아도

쉽게 찾아 낼 수가 없다.

라일락꽃이 화창하게 피는 계절이 오면

꽃향기를 따라 아버지를 생각한다.

 

오늘 갑진년 4월의 둘째 목요일입니다.

 

어제 투표는 잘 하셨나요?

낮에는 여름인 것처럼 날씨가 더워 부채질을 합니다.

그래도 일교차가 크니 감기 조심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30년 전 어느 날

남편의 회사가 창립기념일이라며

큼직한 뻐꾸기시계를 직원들에게 줬다.

 

매 시각마다 작은 뻐꾸기가 튀어나와

마루가 숲 속인 냥 경쾌하게 울었다.

 

우리 집 아이들도 벽에 걸린 뻐꾸기시계를 좋아했다.

어릴 적에 뻐꾸기가 매시간 마다 울면

뻐꾸기 울음을 따라 목청 크게 흉내 내곤했다.

 

30년도 넘게 우리 집 마루 벽에서 시간에 맞춰

울어주는 뻐꾸기도 이제는 나이를 먹어 늙었다. ㅋㅋ

그런데도 목청은 여전하다.

 

어둔 밤에도 불빛이 조금만 있어도 홀로 힘차게 운다.

밤에 시끄럽다며 몇 번이고 벽에서 떼어내려다가

요즘에는 쉽게 보기 힘든 시계라며 다시 닦고 걸었다.

 

게으름부리지 않고 30년을 넘게 불평 없이

자기 일을 잘하는 뻐꾸기시계를 칭찬한다.

 

요즘엔 손자가 위리 집에 오면 뻐꾸기시계를 좋아한다.

자기 엄마가 어릴 때처럼 뻐꾸기 울음을 따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