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수채화. 감포에서 바람부는 바다를 바라 보면서 그린 그림. 바람과 비 그리고 바다. 하늘과 맞 닿은 바다로 곤두박질 치는 바람과 비. 바람과 파도소리가 날 겁주기 시작 할때면 작은 마음으로 몸을 가장 낮게 낮추고 그림을 그린다. 내 화폭에선 겁 주는 소리는 들리지 않으니깐....... ● 잠이 오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하는 일이 있다. 먼저 커다란 비닐 봉투를 의자에 걸어 놓고 내 손이 가장 가깝게 닿는 곳의 장문을 연다. 그리곤 장 속의 물건을 하나씩 꺼낸다. 얼마나 꼭꼭 잘 넣어 두었는지 작은 장이나 서랍에서 나오는 물건들이 어느새 방바닥으로 가득 찬다. 장이 토해 놓은 물건 하나하나 나름대로 이야기를 다 지니고 있는 물건들이기에 -- 이것은 이래서 못 버리고, -- 저것은 저래서 못 버리고, 이러 저러한 추억을 생각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그 추억마져도 혼자만이 지니고 남겨 두기엔 너무나 많은 부피이기에 하나씩 하나씩 털어 내기로 했다. 나이를 먹으면 작은 책 한권을 살 때에도 버릴 때의 마음을 생각 해 신중하게 사라 했거늘. 오래 된 물건마다 내 눈에는 모두가 추억덩이로 소중하지만 남의 눈에는 고물로 보이기에 버릴 때도 돈이 든다나... 서글픈 생각이든다. 내 어릴 적 한옥 집엔 안방 뒤로 다락이 있었다. 울적하거나 잠이 안 오면 천정이 낮은 다락에 올라 가 작은 상자에 담아 둔 물건들을 날이 새도록 만지작거렸는데.. 이제는 그런 추억을 담아 둘 키 작은 다락이 없다. 한옥집 다락을 생각하고 아파트 베란다로 내 놓은 물건들. 아파트 베란다 창고를 나간 물건들은 미련이 남아서 둔 것일 뿐. 여름 장마가 한차례 홍역을 치루고 지나가면 그 물건 군데 군데에 곰팡이 얼룩이 흉물스럽게 날 노려본다. 다음 장마가 오기전 내 베란다는 과감한 다이어트를 시작해야하고 다이어트로 밀려 나가는 물건들은 너무나 많다. 이제부터. 베란다로 밀려 내 보내기 전 뽀송한 모습 그대로로 정리 봉투에 담기로 했다. 그리곤 과감하게 아름다웠던 그 모습을 기억한채 아쉬움을 남기면서 버리기로....... 버리기 전. 아이들 방을 기웃거리면서 묻는 말. " 얘들아 너희들 이 물건 필요하지 않니....??"를 여러번 힘 주어 물어 본다. 그러나 아이들은 눈길 한 번 주지도 않은 채 고개를 젓는다. 앞으로 잠이 오지 않을 밤이 더 많아지겠지. 아이들에게 물어 보지 않고 내 가슴에게도 물어 보지 않고 나와 함께 내 추억들도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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