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찬바람이 시원하게 온몸을 두드리는 날이다.
걷다 보면 땀이 난다.
겨울의 땀에는 서늘함이 담겨있기에 조심한다.
우리 동네의 은행나무도 나이가 무척 많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은행나무 아래에서 가을 그림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우리 동네의 상징인 은행나무가 올 해는 기운이 없다.
우리 동네를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기에 기운이 없나보다.
그러나 우리 동네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어도
가을이 끝날 무렵에는 은행나무를 보러 오기도 한다.
우리 가족 넷이서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살던 날이 있었다.
이제는 우리 둘만 은행나무의 가을을 바라보며 산다.
남편과 나. 젊어서는 아이들 자라는 모습을 이야기했고
요즘에는 아이들 키우던 때의 추억을 말하며 웃는다.
추억이라는 것은 커다란 퍼즐을 맞추며 즐기는 것 같다.
● 계묘년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함께 근무하던 교사 후배인 그녀는 퇴직 후
우리들의 만남을 주관하고 헌신적으로 모임을 이끈다.
해외에서 오래 살았기에 생각하는 것이 우리와는 조금씩 달랐다.
나의 마지막 학교에서 그녀는 교무부장까지 하는 능력교사였다.
몸집은 작지만 언제나 웃으며 화사하게 화장을 한 얼굴에
머리는 늘 미장원에서 바로 나온 듯 정갈하며 세련되었다.
근무 중에는 나와 별로 친하게 교류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그녀는 명예퇴직 신청을 하고 나보다 먼저 학교를 떠났다.
다시 외국으로 나간다는 말도 있었고, 사업을 한다는 말도 돌았다.
그러다가 나이든 우리들이 모두들 퇴직을 한 후
그녀가 주선을 하여 일 년에 서너 번을 만나고 있다.
운전을 즐긴다면서
우리를 동승하여 먼 곳까지 나가길 주저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도 양평에서 책방을 하는 전직교장님의 책방까지
우리를 태우고 다녀왔다.
늘 고마운 안내자를 자처하는 후배가 고맙다.
양평 책방엘 다녀오는 길에 나의 물김치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에게도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남편이 너무 좋아한다고~~!
그래서 <무청 물김치> 한 통을 선물로 줬다.
너무 맛이 있다고 최고의 물김치라고 칭찬에 칭찬을 보내왔다.
물김치를 가져 간지가 한 참이 되었기에
다시 한 통 줄 수 있다고 연락을 했더니 단박에 달려왔다.
그리고는 최고의 찬사를 문자로 보내 왔다.
<저녁에 동치미 맛보았는데 동치미의 마스터피스네요.
남편과 아들이 너무 시원하고 딱 맛있게 익었다며
먹어 본 동치미 중에 최고랍니다~~중략~~
남편 말이 어머니가 담그신 동치미 맛이랍니다.
가장 큰 칭찬이지요. 넘 넘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꾸벅>
나의 물김치가 많은 이들에게 행복감을 주기에 감사하다.
많은 지인들이 내가 만든 물김치를 받아 간다.
특별한 조리 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좋은 재료에 잘 익히는 것
뿐인데도 모두가 좋아해 주기에 내가 더 행복하고 감사하다.
학교 퇴직 후 나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한 것 같아서 좋다.
다른 후배가 농사지은 배추와 무를 나에게 주고 갔다.
그래서 오늘도 물김치 4통을 만들었다.
물김치가 서서히 익으면서 집안으로 물김치냄새가 퍼진다.
이번엔 누구에게 보낼까~~! 열심히 바라본다.
오늘은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입니다.
찬바람이 제법 한 성질하려는 날이지요.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 잘 챙기기로 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무의 넋두리 같은 낙엽들 신작로를 덮다.
바람이 낙엽들을 몰고. 밀고 다닌다.
바짝 말라 밟으면 아자작 소리를 내며 바스라진다
겨울의 공포를 만들려한다.
얼음판보다 더 무서운 낙엽길이다.
이제는 발밑도 조심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나이를 먹으니 겁쟁이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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