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4년 2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4. 2. 8. 08:44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봄의 발목을 누가 잡고 있나?

송곳처럼 뾰족한 찬바람에 영혼까지 흔들리고 있다.

 

나무들은 바람에게 더 이상 내어 줄 것이 없단다.

 

바람 속에 숨어 있던 하얀 눈이 날리는 중이다.

바람을 타고 흐르던 눈은 세상의 배경이 되다.

 

계절이 돌고 돌아 새 봄이 오기까지는 진통이 심하다.

누구보다 계절의 흐름에 민감한 새들은

예전에 하던 대로 하면서 아무 일이 없는 듯 의연하다.

 

 

● 2024년 2월의 둘째 목요일에~~

 

매년 설날이면 은행에 가서 신권으로 돈을 바꾼다.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기 위해서다.

어른들이 계실 때에는 어른들께 드리는 용돈도 준비했다.

 

어른들이 안 계시니 이제는 명절도 각각 지내기에

형제들이 좀처럼 모이지 못한다.

큰댁은 신정을 지내고 구정에는 가족모두 해외로 여행을 간다.

우리는 구정 설을 지내기에 딸과 사위와 손자가 최고의 가족이다.

 

손자와 딸네 부부에게 줄 세뱃돈 봉투에 그림을 그리다.

의미를 담아서 꾹꾹 눌러 그림 그리고 덕담을 썼다.

아직 아기라 돈을 잘 모르는 손자이지만

작년부터는 세뱃돈을 주고 있다.

 

내가 어릴 때에도 우리는 인친척이 없어서

엄마나 아버지가 주신 세뱃돈이 설날의 수입 전부였다.

친구들은 큰집, 작은집, 고모네, 이모네, 삼촌네를 돌아다닐 때

우리 삼형제는 서로의 등을 기대고 앉아 세뱃돈을 만지작거렸다.

우리 부모님은 우리 삼형제에게 세뱃돈을 똑같게 주셨다.

우리는 친척이 없으니 세뱃돈도 듬뿍 주셔야 한다고 내가 우겼다.

 

지나간 시절이 바로 어제처럼 너무 또렷하게 생각나다.

이제는 기억과 추억이 삶의 깃발이 되겠지~~!

 

오늘은 갑진년 2월의 둘째 목요일입니다.

 

구정 설 준비 하시느라 몸과 마음이 다 바쁘신가요?

건강 잘 챙기시며 설 잘 보내시고

갑진년에도 행복하고, 신나고 재미나게 살아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 5가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의 고향이다.

 

물론 내 동생들도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남동생과 둘이서 일 년에 한 두 번씩은

예전의 초등학교와 우리 동네며 집을 찾아가곤 했다.

남동생이 떠난 후 5년 동안 한 번도 가질 않았다.

 

우리가 어물정하게 집 구경만 하고 다닐 때

어떤 건축업자가 우리의 작은 한옥 집과 앞. 뒤.

옆집을 합쳐서 현대식 3층 빌라를 만들었다

.우리들의 어릴 때 추억이 몽땅 사라졌다.

 

아직도 꿈을 꾸면 이 동네에서의 골목대장인

왈패 아이로 남겨져 달리고, 뛰어오르고 노는 중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고개만 돌리면 우리 집이 바로 보였다

골목을 환하게 밝혀주는 외등을 우리 집에서 달았다.

우리들의 저녁 귀가 길을 어둡지 않게 한다는

엄마의 마음이 담겨있음을 알게 하는 담장 위의 외등이다

 

엄마는 동네 반장을 오래하셨다

물론 반장의 온갖 심부름은 내가 다 했다

꼬마 반장. 똑순이 반장. ㅋㅋㅋ 감투를 오래 즐겼다.

 

동네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그래서 내 결혼식에 동네 사람들이 거의 다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