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억 속으로

엄마와 수국 꽃에 대한 그리움을 토하다

유쌤9792 2009. 7. 8. 16:59

 

 

 

 

 

 

 

 

 

 

머리가 무거워~~고개를 땅으로 떨군 수국의 꽃 덩어리가 탐스럽다.

내 어릴 적 우리 집 작은 마당의 손바닥만한 화초 밭에도

엄마의 <수국>이 여러 그루 있었다.

 

수국이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하는 7월의 아침이면~~

하얀 면사포 빛의 청순함이 기득한 수국 꽃잎이 하늘로 오른다.

어린 나비들의 날개짓 같기도 하고~~

먼 하늘에 뿌려진 아기 손톱처럼 작은 은하수 같기도 한 수국.

 

엄마는 그 수국에 빛을 내기 위해~~

해 뜨기 전부터 물에 빨강, 파랑, 초록의 잉크를 섞으셨다.

혼합되어진 잉크 물을 수국의 발치에 살 살 뿌리시면서~~

<얘야~~ 올 해엔 보랏빛의 옷을 입혀 주마~~>하시며 웃으시길,

 

나는 엄마의 성스런 수국 채색하기를 매년 여름마다 보면서 자랐다.

엄마 덕분인가~~~!

난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아파트 작은 정원에 핀 수국을 바라보면서 엄마 생각을 하기도~~

 

아파트 화단에 핀 저 수국 발 밑엔 누가 잉크 물을 부어 줬을까~~!

아침에 보기엔 하얀 연두 빛인 수국이 퇴근 길에 보니 푸른빛이다.

 

길을 걷다가 가끔씩~~ <엄마>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풍경을 만난다.

내 곁에 꼭~~계실 때에는 엄마에게 <전화로 안부 묻기도>

엄마 얼굴 보러 <잘 찾아 뵙지도 않았다>

그러던 내가~~ 요즘 볼 수 없는 엄마 생각에 마음이 쨘~~하다.

 

엄마가 남겨두신 작은 화초 밭~~ 나도 언젠가를 갖고야 말겠다.

그리고 내 엄마처럼 난쟁이 채송화는 앞 줄에~~

키 큰 사루비이와 분꽃은 뒷 줄에~ ~~

나름대로 화초들 줄 세우기를 해 보고 싶다. ^^*

 

화단의 화초에게 먹이기 위해 쌀 뜬물을 모으고, 생선 물도 모으고,

그리곤 한 마디~~ <사람이 먹을 때, 화초도 같이 먹어야 잘 크지~~

어서 어서 잘 자라거라~~>하시던 엄마의 말이 여름 하늘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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