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아스팔트길을 걷다가
물컹한 진흙길을 걸으려니 기분이 이상하다.
발밑으로 미끈하고 물렁한 느낌에
발을 쉽게 떼지 못하고 서 있으려니 진흙길 속으로
더 깊게 뻐지면서 미끄럽다.
신발 주변이 진흙으로 범벅이다.
신발을 보고 있으려니 웃음이 나다.
내 어릴 때 동네의 길 전부가 흙길. 진흙길이었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온 뒤. 학교를 다녀오면 신발이
달고 온 흙들을 떼어놓으면 작은 동산이 만들어졌다.
신발이 달고 온 진흙이나 흙으로
집안이 더러워진다며 엄마는 우리들의 신발을
탈탈 털고 볕이드는 담 아래에 새워두셨다.
어릴 때에는 일부러 더 질퍽한 흙길과 진흙길로
미그럼 타는 듯 재미나게 다닌 듯하다.
어릴 때엔 주변의 자연 환경이 모두 놀이터였다.
나이가 드니 온몸을 사리며 조심조심하며 살고 있다
조심하고 살아도 부실한 상태다.
( 양재천 산책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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