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 부리기

진흙 땅.

유쌤9792 2024. 12. 24. 10:16


늘 아스팔트길을 걷다가
물컹한 진흙길을 걸으려니 기분이 이상하다.

발밑으로 미끈하고 물렁한 느낌에
발을 쉽게 떼지 못하고 서 있으려니 진흙길 속으로
더 깊게 뻐지면서 미끄럽다.

신발 주변이 진흙으로 범벅이다.
신발을 보고 있으려니 웃음이 나다.

내 어릴 때 동네의 길 전부가 흙길. 진흙길이었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온 뒤. 학교를 다녀오면 신발이
달고 온 흙들을 떼어놓으면 작은 동산이 만들어졌다.

신발이 달고 온  진흙이나 흙으로
집안이 더러워진다며 엄마는 우리들의 신발을
탈탈 털고 볕이드는 담 아래에 새워두셨다.

어릴 때에는 일부러 더 질퍽한 흙길과 진흙길로
미그럼 타는 듯 재미나게 다닌 듯하다.

어릴 때엔 주변의 자연 환경이 모두 놀이터였다.
나이가 드니 온몸을 사리며 조심조심하며 살고 있다
조심하고 살아도 부실한 상태다.

( 양재천 산책길에. )

'투정 부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재천의 겨울  (0) 2024.12.23
겨울나무들의 여유로움.  (0) 2024.12.18
폭설 후.  (2) 2024.12.10
디카페 커피와 매헌숲  (0) 2024.12.10
양재동 성당  (0) 2024.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