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경자년 1월의 셋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0. 1. 16. 12:41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찬바람이 그 닥 차갑게 느껴지질 않는다.

 

아직 아침의 시작은 더디게 세월의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햇볕의 사랑과 애무가 지나친 곳의 나무들은 벌써 봄이다.

 

붉은 색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엔 무엇을 해도 신이 났고, 기운이 넘치던 시절이었다.

요즘엔 푸른색이 내 마음의 헛헛함을 대신해 준다.

 

요즘 눈물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른다.

날이 너무 좋아서, 날이 너무 나빠서, 노래가 너무 슬퍼서,

자다가 일어나 바라 본 달빛이 너무 환해서 등~~!

 

눈물의 원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치유가 되질 않는다.

 

동생네 담장 안의 목련 꽃의 봉오리들이 터지려한다.

칭찬과 눈인사를 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목련은 모르고 있나보다.

 

 

경자년 1월의 셋째 목요일에~~

 

 

동네 동사무소 정보센타에서 운영하는 노래 교실엘 다닌다.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을 꼬박 트로트를 열창한다.

트로트를 잘 모르는 내 귀에는 노래가 거의 비슷하게 들린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 회원들의 나이가 다 고령이다.

아마도 내가 그 중에서 제일 막내인 듯해 모두가 나를 환영한다. ^^*

 

내 곁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분에게 할머니라 불렀더니

나에게 언니라고 부르구려, 내가 팔십이 넘어도 할머니는 싫어하신다.

 

핑크색 앙고라 쉐터가 예쁜 70대 후반의 언니도,

박하사탕처럼 큼직한 진주 목거리와 귀고리의 91세 언니도

무도회 장에 다녀 온 듯 한 붉은 색 스팡크의 칼멘 옷차림 언니도,

온 몸을 흔들면서 춤의 종류를 여러 가지로 표현 하는 것이라 하는

덩치 커다란 할아버지도, 모두 신나는 노래 수업이다. ^^*

 

나도 두 시간 동안 목청 높여 노래를 따라 부른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치매예방으로 노래 교실에 온다고 했고,

나는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은 납덩이같은 우울을 소리로 토해 보려 간다.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노래교실 강사를 따라 트로트를 부르면

우리나라 전국을 노래교실 언니들과 여행을 하는 듯하다.

 

언니들은 노래를 부르는 중간에도 차나 빵 등의 간식을 나에게도 준다.

안 먹겠다고 하면 혼이 난다. ^^*

 

다음엔 내가 먼저 간식을 준비해야겠다.

그리고 언니들의 이름을 기억했다가 이름을 불러드려야겠다.

 

 

오늘은 1월의 셋째 목요일입니다.

경자년이 시작되었나 했는데 벌써 1월의 허리를 꺾네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당부의 말, 건강 잘 챙기기~!

오늘도 평안한 마음으로 보내는 좋은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후배들과 강릉으로 겨울 여행을 하다.

 

4명이 만나는데, 둘은 현직에 있고, 둘은 퇴직을 했다.

 

우리의 우정은 25년이 더 되니 가족처럼 만나고 참견도 한다.

서울의 동대문 창신초교에서 1995년에 만나 여러 학교를 거치면서

스쳐가는 세월을 따라 서서히 늙어가고 있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곳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면 아직도 1995년도의 이야기로 세월을 잊다.

 

나와 후배들은 띠 동갑의 나이 차이를 두고 있지만

내가 어린 건지, 후배들이 노숙한 건지 만나면 늘 편하다.

 

후배가 만든 여행 계획서를 받아보고 놀래고, 설랬다. ㅋㅋㅋㅋ

 

다음 봄맞이는 어디로 여행을 할까 !!!!

나와 늘 함께해 주는 후배들의 마음이 고맙다.

 

 

<강릉 하슬라 미술관과 중앙시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