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경자년 1월의 넷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0. 1. 23. 11:37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낮의 기온이 봄의 날씨 수준이다.

 

여기저기서 이르게 고개 내미는 꽃들의 수다가 감지되다.

나이가 들어서는 자연 속에서 화단을 소유하고 싶었는데~~!

나의 인생 계획은 자꾸 엇나가고 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자연의 고리 속에 있으면서도

머리가 나빠서인지 새로 시작되는 절기 문턱에서는 앓이를 한다.

 

봄은 땅으로부터 시작하기에 회색의 겨울이 사라진다.

보름달 위에 올라앉은 새들은 멀리서부터 시작되는 봄맞이한다.

 

겨울이 다 갔다. 또 한 개의 그리움을 남기려한다.

 

 

 

경자년 1월의 넷째 목요일에~~

 

 

시모님이 계실 때만해도 지금쯤은 무척 분주한 설밑이었다.

 

며느리 둘이 다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시모님은

명절 즈음엔 이런저런 불만이 많으셨을 거다.

그런데도 아무 말씀 안하시고 도우미 아주머니와 함께

명절 음식 준비를 다 하셨다.

장보는 일부터 명절 음식 만들기까지 하셨다.

 

시모님의 일은 명절 즈음엔 최고치에 도달하셨을 터인데도

아무 말씀 하지 않고 매년 명절음식을 정성껏 준비하셨다.

 

그리고 늘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있으셨다.

내가 죽으면 아무것도 하지마라. 내가 좋아하는 커피 한 잔만

차려 놓고 차례를 지내거라, 이런 일들은 다 부질 없다

 

시모님의 말씀이 현실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믿지 않았다. ^^*

시모님이 가신지 두 번째 명절이 왔다.

정말 시모님 말씀대로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산소에서 성묘하는 것으로 어머님의 유지를 받든다.

 

힘들어서 온갖 잔소리를 다하던 명절인데 서운한 맘은 뭘까~!

 

아침식사를 하면서 남편과 이야기를 했다.

여보~~! 우리도 하트만 없으면 내년에라도 구정 설에

영국에 있는 아들에게 다녀옵시다. 혼자 지내는 아들을 보러 갑시다.

 

말을 하고 나니 허전했던 가슴이 갑자기 희망으로 채워지다.^^*

서울서 영국이 어디라고~~!!! 13시간 왕복 비행기 타고 그곳엘~~!! ^^*

 

오늘은 나도 나물이며, 전 거리를 사러 나가야겠다.

구정 설날 오후엔 딸과 사위가 온다고 하니 나도 준비해야지.

 

 

오늘은 1월의 넷째 목요일입니다.

 

바쁘신가요? 건강 챙기면서 설 준비하셔요.

 

오늘도 평안한 좋은 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건강이 우선인 것 잊지 않고 살기로 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제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1999년 이후 매년 명절이면 잊지 않고

나에게 안부를 물어오는 제자다.

 

세월이 흘러 제자도 중년의 나이가 되었는데도

나의 제자는 사랑의 마음을 변함없이 그 자리에 남겨뒀나 보다

 

초등학교 때 내 제자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운동을 하느라 바쁜 6학년의 시기를 보내느라

반 친구들과의 추억도 많지 못했다. 나 또한 녀석에게

진한 사랑과 참견을 많이 주질 못했다.

 

우리 학교가 배드민턴 특기생이 있던 학교였기에

우리 반에도 어린 꿈나무들이 여러 명 있었다.

 

지금까지 운동을 계속 이어가는 제자는 이 친구 하나 뿐이며

아직도 나에게 변함없이 일 년에 두 세 번씩 안부 전화를

주는 제자도 이 친구뿐이다.

 

이번에도 제주도로 전지훈련 차 제자들과 왔다며

안부 전화와 함께 제주도 현지의 귤을 보내 왔다.

 

제주도 훈련마다 여러 번 귤을 나에게 보내 준 나의 제자.

내가 학교 근무 때에는 학교 아이들과 나누어 먹었다.

 

사람의 마음이 한 마음으로 오랜 세월 변함없기란 어렵다.

나의 제자의 그 오롯한 마음이 너무나 감사하다.

 

이번에 온 귤은 내 지인들과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

내 제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굴 봉지를

건네면서 제자의 사랑도 함께 나누었다.

 

모두가 귤을 받으면서 내 제자에게 감사와 존경을 전했다.

 

우리 집 하트도 제주도 직송 귤에 사랑이 담겨서인지

너무나 맛나게 귤껍질을 먹다.

 

집 안 전체로 귤 향이 번지다. 제자의 사랑이 세월을 잊게 하다.

정말 고마우이. 늘 평안하게 건강하게 잘 지내 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