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경자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0. 11. 12. 15:15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이 시작 된 바다.

바다의 모습도 계절에 따라 그 분위기와 얼굴이 다르다.

 

겨울은 정말 바다의 민낯을 볼 수 있는 계절이기에

바닷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굳이 보려하진 않는다.

 

적당한 폭풍을 몰고 오는 것은 바다의 마음이 시끄럽다는 뜻이다.

 

지지난 겨울엔 저 바다에 앉아 그림을 그렸다.

본머스의 바다는 우리나라 바다보다는 솔직담백하지만 변덕스러웠다.

폭풍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부분부터

해맑은 모습으로 밝아져 오기를 하루에도 여러 번.

 

우산도 비옷도 허락하지 않는 본머스의 바다를 내 그림에 담았다.

 

본머스 바다엔 요즘에도 산책하는 사람들과 개들로 북적인단다.

나만 저곳에 가지 못하고 그리워 애가 타나보다.

 

 

 

 

경자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에~~

 

 

아침식사를 하는데 라디오에서 이런 말이 흘러 나왔다.

 

결혼 할 사람은 보자마자 첫눈에 감이 딱 온다. 바로 이 사람이다.”

 

남편이 나에게 물었다.

자기도 나를 보자마자 감이 딱 왔어~~? 나는 자기를 보자마자

바로 이 사람이구나 하는 감이 왔거든~~!“ 한다.

 

남편은 나에게 다시 물었다. “자기도 나를 보자마자 감이 왔어?”

 

나는 남편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나도 모르게 개뿔이란 말이 튀어나왔다.

남편은 내가 한 말을 알아듣지 못했는지 뭐라고 했어~~???”했다.

 

내가 물을 가지러 일어나는 바람에 남편은 더 이상 되묻지는 않았지만

혼자 중얼거리는 것을 보니 못내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역했다. ^^*

 

에그~~! 맞장구를 쳐 줬으면 아이처럼 너무 좋아했을 남편인데~~!

에고고~~! 미안 하네^^* 돈 드는 일도 아닌데,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오늘은 11월의 둘째 목요일입니다.

 

어제는 빼빼로day로 아이들처럼 빼빼로 과자를 샀어요.

 

남편에게 미안해서 퇴근 후 빼빼로 선물했어요.

아이처럼 활짝 웃는 남편은 아침의 서운함을 잊었나 봐요. ^^*

 

오늘은 누구에게도 서운해 할 말이나 행동 안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날씨가 차츰 더 차가워지니 감기 더 조심하셔요.

당신이 계셔서 참~~! 좋은 날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리아파트 화단엔 과실나무가 많다.

그 중 모과는 아주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리다

꼭이나 청포도처럼 보이기도 왕 대추 같기도 하다. ㅋㅋㅋㅋ

 

가을이 푹 익을 때면 우리 집에 대문에 모과를 문 고리하던

이웃이 있었다. 아이 머리 크기보다 약간 작은 모과였다.

정읍 고향에서 올라 온 모과라면서 늘 서너 개를 선물해 왔다.

 

서울나무에서 열리는 모과는 정읍의 모과보다 향이

부족하다면서 늘 겨울시작이면 모과를 나에게 선물했다.

 

적당하게 작은 것 두 개는 내 차 뒤 창문 밑 소쿠리에 담아두면

모과 향기가 차 안으로 그윽하게 정읍의 향기로 채워졌다.

 

어느 해였든가 !!

이태원초교에서 근무하던 퇴근길. 남산의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 집으로 오던 길.

그날따라 나의 운전이 거칠었는지 언덕의 아래 부분에서

차가 덜컹하면서 차 뒤 칸 소쿠리에 있던 모과 두 개가

운전하던 나에게 튀어 던져졌다.

 

모과 폭탄을 맞고 그것이 모과인 줄은 모르고 차 사고가

난 줄만 알고 너무 놀라서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ㅋㅋㅋㅋ

 

정신 줄을 잡고 보니 모과가 내 뒤통수를 치고

모과의 향기를 뿜으며 차의 앞 유리로 미끄럼을 타고 내렸다.

 

그 후. 나의 차에는 어떤 장식품도 허락하지 않았다.

!! 차에 꼭 둬야하는 장식품이면 차에 딱 붙였다. ㅋㅋㅋㅋ

 

나에게 모과를 선물하던 이웃도 이사를 간지 오래 되었고

나도 학교를 그만 뒤 운전을 그만 뒀다.

 

아파트 화단에 매달린 모과를 보니 피식 웃음이 났다.

 

겨울이 오니 모과 몇 개 사다가 모과차나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