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경자년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유쌤9792 2020. 11. 27. 10:21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영국의 시골을 여행하다보면

천년도 넘었다는 교회들이 곳곳에 있다.

 

교회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의 한 가운데

아주 볕도 좋고, 경치도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기에

물어서 고적지를 찾아 가지 않아도 쉽게 볼 수 있다.

 

교회 입구에 들어서면 1600년대의 비석부터

세월의 굴곡과 주검의 순서와 상관없이 줄 맞춰 세워져 있다.

 

귀족이나 왕족의 묘는 교회 안 쪽 바닥에 안장이 되어 있다.

 

교회 밖 묘지의 주인은 자연의 것이고

교회 안 묘지의 주인은 신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웨일즈의 오래 된 교회의 마당은 까마귀들이 주인이다.

 

여행 중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성가대의 노래가 나를 잡기에

노래가 끝이 날 때까지 까마귀를 그렸더니 묘지도 따라왔다.

 

<지난여름 영국 웨일즈를 여행하면서 그렸다>

 

 

 

경자년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어제 밤, 늦은 시각에 고창서 김장 김치가 왔다.

후배의 노모, 노부가 농사를 짓고, 손수 김장을 해서 보내 온 것이다.

 

후배의 노부모님도 20년이나 알고 지내기에 가족 같은 분들이다.

 

그동안은 우리 집에도 집안 살림을 해 주시는 분이 계셨기에

김장을 해서 보내 주실 생각을 아예 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퇴직 후 내가 김치를 조금씩 만들어 먹는 것을 알고는

올 겨울엔 우리 몫의 김장도 해서 보내 주셨다.

 

김치 통에 옮겨 담아 보니 여러 통의 김치가 냉장고를 채웠다.

냉장고를 열어 김치를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에 부자가 된 듯하다. ^^*

 

내 주변에서 나를 위해 여러모로 마음을 써 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

 

나도 오늘은 고구마를 삶아 온 동네잔치를 벌렸다.

꿀 고구마라 받아 드신 분들이 고맙다고 일부러 인사를 해 주셨다.

 

<부메랑 정 나누기>가 시작 된 것이다.

 

오늘은 경자년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입니다.

 

코로나의 질긴 근성이 사람의 마음을 이리저리 흔들어 대기에

경자년은 도둑맞은 슬픈 날들입니다. <기해년, 경자년> 다 슬픕니다.

 

시작이 있었으니 끝도 있으리란 희망을 또 써 봅니다.

 

추위의 시작이니 감기 조심하셔요.

아프지 않는 것이 우리의 약속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어릴 적 만두집은 우리 집에서 멀리 있었다.

 

성북 소방서. 돈암동 시장 부근에 있기에

버스 정류장으로는 두 정거장.

 

어릴 때엔 만두집이 꽤 멀다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어 가보니 산책삼아 걸을 만한 거리었다.

 

어릴 때의 겨울밤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기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밤이 이슥해지면

식구들이 군것질로 군고구마와 만두 이야기를 종종했다.

 

고기만두와 팥이 가득 담긴 찐빵.

고기만두엔 고기가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고기만두라고 부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

 

내가 맏이였기에 밤길 심부름은 주로 내가 도 맡아서 했다.

달리기가 빨랐던 나는 만두를 사러 갈 때엔 비호처럼 날았다. ^^*

 

만두집에서는 나를 알아보고 언제나 덤으로 만두나 찐빵을 한 개 더 줬다.

 

 

요즘 우리 동네에도 고기만두집이 생겼다

하얀 수증기가 밤의 어둠으로 하얀 유령처럼 움직이기에

멀리서도 만두집은 매우 유혹적이며 공포영화 같다.

 

먹을거리가 풍부한 요즘.

만두집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그러나 나는 추억으로 간식거리를 살 때가 많다.

 

그러나 식구가 둘이다 보니 남편이 먹질 않으면 혼자 물리도록

먹어야하는 것이 문제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