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임인년 5월의 셋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2. 5. 19. 18:28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하늘 가득하게 여름을 안은 바람이 분다.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느낌의 바람이 분다.

간격을 두고 불어오는 싸리비 같은 초여름의 바람이 좋다.

 

어두워야 할 밤인데도 만월이라 대낮처럼 밝다.

만월로도 바람이 휘몰아 지나갔는지 달에도 바람구멍이 보이다.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서너 번 뿌리고 나면 나무들도

깊은 하품을 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기지개를 펴다.

 

나무도 앙상하기만 했던 가느다란

팔과 다리를 적절하게 숨길 수 있는 절기를 반기다.

 

모든 것이 적당한 초여름의 나날이 너무나 좋다.

 

 

임인년 5월의 셋째 목요일에~~

 

 

매 주 수요일에 손자를 만나기 전

화요일 저녁부터 마음이 설레다.

 

손자에게 먹일 반찬이며 딸을 위한 반찬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는 여러 번 확인을 한다.

 

손자에게 먹일 간식용 과일은 아주 좋은 것으로 챙기고

손자가 좋아 할 놀이도구도 만들어 가방에 담다.

 

군에 간 아들을 면회라도 하는 듯

귀한 것으로 챙겨가고 싶어 여러 번 확인을 한다.

 

할머니가 온 정성을 다하여 반찬도 만들고 간식도 챙기고

손자가 좋아 할 장난감도 만들기하고 사다 주는데

손자는 일편단심 할아버지만 일등으로 좋아한다. ^^*

 

율아~~! 할머니도 바라 봐~~!!

내가 이렇게 사랑을 애걸복걸을 하다니 찬하의 유쌤이~!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 하니 더 기다려 봐야겠다.

 

 

오늘은 5월의 셋째 목요일입니다.

 

봄의 끝자락인5월을 보내기 아쉬워서

5월의 발목을 잡습니다.

 

늘 행복하고 평안한 나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여름하면 제일먼저 생각나는 것이 상추다.

 

어릴 때, 엄마가 고등어조림을 하시는 날의 저녁식사에는

식구들 모두 모여 상추쌈을 먹었다.

 

고등어에 된장과 고추장을 듬뿍 넣어

조림을 하셨기에그냥 먹기에는 너무나 짠 생선조림이 었지만

상추에 올려 먹기엔 간이 딱 맞고 고소했다.

 

그러나 나는 40살 전에는 상추쌈을 좋아하지 않았다

 

엄마는 상추 두 장에 쑥갓 한 가닥을 올려놓고

그 위에 고등어조림의 살덩이를 놓고 밥은 아주 조금.

그리곤 보자기처럼 펼쳐진 상추의 끝을 야무지게 여며

동그란 쌈을 만들어 내 입에 쏙~~ 넣어 주셨다.

내가 싫다 싫다고 해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선을 좋아했으니 생선을 먹기 위해서는 상추도 먹었다.

 

엄마의 말에 의하면

<여름철 상추는 꼭 먹어야 한다며>우리에게 무조건이셨다.

아마도 채소를 좋아하지 않던 우리를 위한 배려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쌈은 홀수로 먹는 것이 아니라며

꼭 두 번의 상추쌈이나 네 번의 짝수로 만들어 주셨다.

 

엄마의 말도 안 되는 <짝수로 쌈 먹기>를 아직도 이해 못한다.

 

젊어서는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기에

손으로 음식재료들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상추의 물기가 손을 적시는 것을 더욱 더 귀찮아했다.

 

그러던 내가 나이가 들면서는 시도 때도 없이

상추를 사다가 생선조림 또는 그것이 없으면 참치에 먹다

 

내 상추 사랑이 온 동네로 소문이 났다.

그래서인지 지인들이 농사를 지어 우리 집 문고리에 걸어 주곤 한다.

 

밭에서 바로 뜯어 온 상추라 흙이 많아

물에 오래 담아뒀다가 먹어야 하지만 연하고 아삭아삭한 맛이 최고다.

어렵게 농사를 지어 나에게까지 나눔을 해 주는

내 후배. 내 이웃. 내 지인들의 정성이 고맙다

 

상추 서너 장에 깻잎이나 쑥 갓 한 줄에 쌈 된장 얹고

참치 한 덩이에 밥은 아주 조금. 냠냠이. 최고다.

 

여름에는 매일 상추쌈을 먹어도 너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