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4년 10월의 넷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4. 10. 24. 08:31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가을비가 세차게 내리다.
창으로 비쳐 보이는 모든 풍경이
빗물과 함께 촛농 물처럼 흘러내리다.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몸은 굳은 상태이지만 머릿속의 오래 된 기억들은
내리는 빗방울처럼 너무 영롱하게 바로 어제 같다.
 
나의 온갖 추억들은 언제나 나비처럼 춤을 추며
내 주변을 훨훨 날아다닌다.
젊어서나 지금이나 혼자 다니기를 즐긴다.
그러다 보니 공유하는 추억보다 혼자만의 기억이 더 많다.
 
젊어서는 일하느라 시간도 돈도 없었다.
이제는 돈도 있고 시간도 많은데 몸과 마음이 겁을 낸다.
 
누구보다도 많이 즐기며 열심히 일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세상사에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미련의 노란색을 세상으로 던지다.
 
 

2024년 10월의 넷째 목요일에~~

 
지난 금요일에 후배와 공원 걷기의 약속이 있었다,
아침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폭우가 쏟아졌다.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이렇게 비가 오는데 우리가 만날 수 있나요?>
<왜! 비가 오면 공원에서 산책 못하나?
한 달 전의 약속인데 우산 쓰고 숲 속으로 들어가자.>했다.
 
폭우로 사람이 없는 공원의 숲속을 걸으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침묵으로 숲을 바라보기도 했다.
 
후배는 2000년도에 내가 근무하는 학교로 첫 발령이 났다.
나와 함께 동 학년을 두 번이나 하면서
여러 가지 학교생활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히게 되었으며
그 후에도 내가 연수원으로 미술 강의를 하느라 전국으로 다니면
언제나 나의 보호자처럼 함께 하면서 컴퓨터 작업을 해왔다.
 
후배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우리 동네에서 가깝게 살던 중 시댁 근처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육아 휴직으로 학교를 오래 떠나 있었다.
그 사이에 나는 학교를 퇴직하고 영국으로 오래 들락날락했다.
 
후배가 학교로 복직을 하면서 다시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다.
 
그녀의 두 아들에게도 내가 미술을 몇 년이나 가르쳤다.
코로나가 우리의 교류를 막고 있었던 시기를 지내고
이제야 자주 연락하고 얼굴을 보며 산다.
 
후배는 내 딸과는 띠 동갑이다. 성격도 외모도 내 딸과 비슷하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 그녀도 곧 <오십 살>이 된다고 한다.
 
그녀에게 내가 <엄마, 언니, 이모, 고모>처럼 참견을 한다.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내가 그녀의 <깃발>이라고 한다.
그러니 <아파도 안 되고, 자기 앞에서 사라져도 안 된다고>한다.
<내가 뭐라고~~~!!! 너무나 고맙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오늘은 갑진년 10월의 넷째 목요일입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셔요.
늘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로 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명절엔 시아버님께서 녹두를 열심히 갈아주셨다.
 
시부님이 가시고 나서는 시숙이 시부님을 대신해서
녹두를 열심히 갈아주면 나와 형님이 둘이서
빈대떡 장사처럼 무척 많은 분량의 빈대떡을 부쳤다.
 
빈대떡을 집으로도 가져와서
겨울 김장김치에 빈대떡을 넣어끓여 먹기도 했다.
그런데 시모님까지 안 계시니
홍씨 집안의 빈대떡부치기는 막을 내렸다.
 
언제부터인지 남편은 시도 때도 없이
빈대떡 타령을 했다.
보기에 측은하여 쿠팡에서 빈대떡 재료를 사서
부쳐주기 시작했다. ㅋㅋ
그런데 너무 자주 빈대떡 타령을 하기에 좀 성가시다.
 
날씨가 추워지고 하늘이 흐린 날에는
빈대떡을 부치다.
오늘도 빈대떡을 부쳤다.
맛이 있다며 좋아하는 남편을 보니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