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4년 11월의 첫 목요일에~~

유쌤9792 2024. 11. 7. 10:01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가을의 비바람 한 번씩에 해님의 웃음기가 사라지다.

초겨울의 성급한 바람은 옷 속으로 파고들다.

 

나무들은 성가신 듯 무심한 표정으로 옷을 벗다.

아주 느리게 주춤하는 은행나무도 단풍나무도

아직은 가을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누구의 마음대로 시절의 오고 감을 정리 하는가~!

 

나뭇잎을 다 떨궈 낸 나뭇가지로 달빛이 매달리다.

얇은 나뭇가지를 닮은 새들의 두 발은

나무로 오르지 못하고 나무 아래에 멈춰서다.

 

나뭇잎들이 다시 세상으로 피어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다림은 늘 쓸쓸하다

 

 

2024년 11월의 첫 목요일에~~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오늘 아침엔 뭘 먹지? >

매일 아침마다 회사로 출근하는 남편이니

점심식사 때 까지 허기가 지면 안 되니 신경이 쓰인다.

 

날씨가 흐리면 따끈한 물만두나 주먹밥으로 준비한다.

쾌청한 날씨면 간단하게 빵과 스프에 과일을 준비하는데

빵으로 아침 식사를 하는 날엔 준비 할 것이 더 많다.

 

학교엘 다닐 때에는 내가 먼저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하니

집안 살림을 해 주시는 유모가 다 알아서 하셨다.

 

남편은 내가 없으면 세 끼니 모두 라면을 먹는다.

자기가 할 줄 아는 요리는 <라면 끓이기>라고 한다.

라면 끓이기는 요리하기가 아니니

인터넷을 보고 요리하기를 한두 개 배워보라고 권한다.

남편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나의 아들도 사위도 여러 가지의 요리를 아주 잘한다.

그러기에 우리 집의 젊은 남자들은 사랑스럽다.

 

생전 요리라고는 <라면요리>만 하는 남편도 좋다.

왜냐면 아직까지 출퇴근을 칼 각으로 하는 남편이다.

 

남편은 종종 초등학생의 눈빛으로 나에게 묻곤 한다.

<나 직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놀면 구박할거야?>

<에그 우리가 알고 살아 온 세월이 얼마인데~~!

아프지 말고 젖은 낙엽처럼 나에게 딱 붙어서 살기요>했다.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 해로하는 것이 우리의 소원이다.

 

오늘은 갑진년 11월의 첫 목요일입니다.

 

찬바람에 감기 조심하셔요.

오늘도 평안한 좋은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가을이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하늘이 차츰 차츰 더 높아지다.

오후 4시만 되도 밤을 준비하려는지

하늘의 투명한 색도 미세하게 어두워진다.

 

우리 동네 주변을 산책하다

매일 보는 풍경인데도 매일 다르게 보이다.

 

작은 동산이 빙 둘러있는 우리 동네는 걷기 좋다.

숨 쉴 때마다 싸한 숲 내음이 좋다

11월 초의 바람 속에는 우리 동네의 숲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