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4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4. 11. 14. 09:40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하늘이 어두워지는 시간이 바득하게 다가오면

알 수 없는 초조감에 늘 걸음이 분주해지다.

 

어디에 있든 간에 어둠이 시작되려는 시각이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습관적인 행동에 익숙해져있다.

 

자연은 거의 여름의 흔적을 다 지워내다.

산책길에 만나는 낙엽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는

겨울 준비를 해야 한다는 예고처럼 들리다.

 

낙엽을 밟고 걷다가 넘어질까 봐 겁이 나서

낙엽을 징검다리처럼 요리조리 피해서 걷다.

 

나이가 들면 떨어지는 낙엽도 무기가 된다고 하더라.

 

하늘을 자유롭게 나르는 새들을 바라보다.

붉게 물든 단풍나무를 바라보는 새는

몸이 무거운 나이든 새인가~~!

 

마음은 너무 가벼워 바람에도 휘청 일 것 같지만

몸과 마음은 언제부터인가 제 각각이다.

 

 

2024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에~~

 

저녁 식사 시간 즈음이면

손자와 화상 통화를 종종 한다,

말을 조잘조잘 잘 하기 시작 했을 때부터이니

우리의 화상 통화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주말에 손자는 예고 없이 우리 집엘 왔다.

주말 저녁부터

<유순영할머니 집에 가자고>노래를 했기에

아침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린 후 달려 왔다고 했다.

 

일요일 하루 종일 놀았는데도 자고 간다고

우리 모두에게 공표를 하는 듯 떠들어 댔다.

 

<너는 내일 어린이 집에 가야지!

친구들과 선생님이 너를 많이 기다리시잖아! >

 

밤이 되어 얼렁뚱땅 자기 집으로 보내긴 했다.

 

우리 집 두 아이들은 친가에서 잔다고 하지는 않았다.

친할머니가 자고 가라고 아무리 졸라도

두 아이들은 우리 곁에 딱 붙어 인사를 하고 먼저 나왔다.

그런데 내 손자는

엄마와 아빠 없이도 친가에 가서 여러 날을 잔다.

 

우리가 수요일에 손자를 보러 금화 마을에 가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따라서 외갓집에 간다고 한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손자의 모습에 우리는 행복하다.

 

누가 시켜서도 아닌데 우리가 헤어질 때마다

사랑의 하트를 날리고 내가 준 하트를 받아서

입으로 먹는 시늉을 한다,

 

<사랑해요 할아버지, 할머니>를 입에 달고 사는 손자다.

딸은 나에게 <사랑해요 엄마~!>란 표현을 잘 하지 않았다.

 

딸에게 받지 못한 <사랑해요>란 말을 손자에게

원 없이 받아서 너무 좋다.

 

오늘은 갑진년 11월 둘째 목요일입니다.

 

감기가 돌아다니고 있으니 건강 조심하셔요.

오늘도 평안한 좋은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북한산의 인수봉이 보인다.

 

 세월은 흘렀어도 민둥산의 인수봉은

여전히 말간얼굴로 산 아래를 굽어보다.

 

젊어서는 저 산 어느 옆구리에서 비박도

수없이하면서

밤새워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들도 있었다.

이제는 산은 올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하다.

 

<지인이 보내 준 인수봉의 사진에 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