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5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5. 11. 13. 10:15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우리 동네의 오래 된 은행나무가 물들기 시작하다.

 

지지난 봄에 은행나무들의 가지를 여러 이유를 들어

닭 도리 탕의 닭처럼 깡똥하게 쳐냈다.

여러 날 고가 사다리차가 은행나무에 달라붙어서

은행나무의 굵은 가지들을 뭉텅뭉텅 잘라냈다.

 

작년에는 은행잎이 듬성하게 달라붙더니

올 해엔 뭉치긴 했어도 은행잎이 고목의 모자처럼

노란색의 단풍을 연출해 낸다.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하시던

아버지의 뜻 깊은 말씀이 생각난다.

 

사람들을 위한 일들이 가끔은 도가 지나쳐

자연을 고개 들어 볼 염치가 없게 한다.

 

 

2025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에~~

 

나이 들어서 꼭 정리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나중에 자식들을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나이든 부모들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사진이 담긴 앨범을 싹 정리하기.

아이들에게 줄 중요한 사진만 남겨두고

추억으로 남겨 둘 사진들은 휴대폰으로 찍어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두 번째, 책장에 넘치는 책들을 정리하기.

오래 된 책들을 책장에서 빼내어 분리수거하란다.

요즘엔 AI 시대이니 궁금한 것들은

부모, 선생님을 대신해서 아주 간단명료하게

정리하여 알려준다고 한다.

 

세 번째. 철철이 보관하고 사용했던 이불 정리하기.

특히 목화솜 이불은 절대 사양한다고 한다.

거의 다 아파트 생활을 하니 사계절 얇은 이불

한 장이면 넉넉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한다.

 

네 번째, 오래 된 그릇들 정리하기.

구색 맞춰서 모아 둔 그릇들은 문양도 구식이고

도자기류이기에 무거워서 사용하기 버겁다고 한다.

 

다섯 번째, 옷장 속의 옷들을 정리하기.

어디 나다닐 일도 없으니 외출복 한 두 벌.

집에서 입을 옷 적당히 챙겨두기.

직장을 다닐 때에는 철 따라 입을 옷이 필요했지만

집이 직장이 된 후로는 간편하게 살아야 한다고!

 

나도 요즘 세간 살이 이것저것을 정리한다.

 

아이들이 빠져 나간 자리가 많이 헐겁다.

그 헐거운 자리에 내 학교시절의 물건들이 채워졌다.

아이들에게 받은 선물들, 편지, 문집들이 추억이다.

 

오롯하게 나에게 남겨진 추억들도 정리 중이다.

 

오늘은 을사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입니다.

 

늘 건강하고 평온하시길 바랍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도곡동의 가을도 제 빛을 찾아간다.

 

더디 오는 가을이었는데

시간의 흐름은 언제나 공평하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점검 중이라

14 층부터 걸어서 내려오다가

동쪽 창의풍경이 눈에 딱 걸려들었다.

 

조금 참았으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올 수있었을 터인데

서두르는 것이 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