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12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07. 12. 13. 05:04



★ 그림설명 : 왓트만지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고동색의 부드러운 산 빛이 겨울의 스산함을 부드럽게 안았다.
골짜기마다 웅크려 앉은 잔설이 긴 겨울의 시작을 예고하는 듯하다.

산골짜기로부터 불어오는 칼바람이 나뭇가지의 잎들을 모두 훌터 내렸다.
나무를 흔든 바람이 잠시 인사만 하고 간다며 창을 두드리는데~~
입을 굳게 다문 집은 못 들은 척하며 나무그림자 속으로 숨는다.

굵은 멸치 넣어 끓이는 김치 국 냄새는 온 마을을 진동하는데~~~
가마솥의 하얀 쌀밥은 아직도 뜸이 들고 있는 중인가~~~!
눈밭에 서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도 나를 부르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 12월의 둘째 목요일에~~·

12월의 날씨가 잠시 제 본분을 잊은 듯~~ 봄날처럼 따뜻하다.
가방에 넣어 둔 털장갑의 무게가 부담스러워지려 한다. ^^*

내 어릴 적 울 엄마는 겨울이 시작 하려는 날이면 늘 하시는 일이 있으셨다.
여러 번 뜨개질한 뒤의 옷에서 풀어 낸 실은 라면보다도 더 고불고불했다.

엄마는 그 꼬불거리는 실을 펴기 위하여 큼직한 양은 주전자에 물을 끓이셨다.
그리곤 주전자가 토해내는 열차 연기 같은 김에 털실을 이리저리 잡아 당기셨다.
그러기를 수십 번~~ 어느새 실은 구슬 같은 물방울을 달고 곧은 국수처럼 쫙 펴졌다. ^^*

엄마의 뜨개질이 시작 되면 나는 내 벙어리장갑을 먼저 짜 달라고 졸랐다.
빨간 벙어리장갑이 완성되면 엄마는 장갑 목의 끝과 끝을 털실로 연결하여
꼭~~ 종이 전화기처럼 만들어 내 목에 걸어 주셨다. ^^*
털실 끈이 목에 닿을 때마다 따끔거렸지만, 빨간 내복에 빨간 장갑을 끼고
밖으로 나가 놀아도 창피한 줄을 몰랐던 그 시절이 그리운 날이다. ^^*

문득 털목도리를 짜던 시절과 그것을 줄 사람을 찾던 시절이 그리운 날입니다. ^^*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 털실 뜨게 질을 해 보신 적이 있나요?
당신이 혹~~ 털목도리나 털조끼를 선물로 받은 <사랑하는 임>이셨나요??? ^^*

오늘은 어제와 또 다른 날로 기억되기를 바라면서 우리를 기다립니다.

12월의 둘째 목요일도 행복한 날이 되시길~~~·< 약속~~!! ^^* >





겨울이 깊어질수록 밤이 길어서 그런지 집을 나서는 시간이 자꾸 빨라진다.
가는 시간의 끝자락을 잡고 있으려니 시간도 빨리 달리나보다.

거리의 나무들은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만들어 입힌 옷으로 화려하다.

네거리의 붉은 신호등이 자동차를 잠시 붙잡고 쉬어 가라 한다. ^^*
차가 없는 겨울의 새벽 거리를~~ 그것도 창을 열고 달리는 기분은 최고다.^^*

찬바람이 차 안을 휘젓고 나갈 때마다 등골은 오싹해지지만 머리는 맑아진다.





한강의 새벽잠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강을 건널 때는 조심스럽게 천천히 달린다. ^^*

어둠이 걷히는 하늘엔 지난 초저녁부터 있던 달이 핼쑥한 얼굴로 나를 반긴다.

<내가 그렇게도 보고 싶었나~~~요~~??? 고마워~~~요.
나도 늘~~당신이 저 하늘 어디에 있나 애타게 찾았던 것~~모르셨나요??

나뭇잎이 당신의 얼굴을 가리지 않는 이제야 비로소 당신을 선하게 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 우린 서로 짝사랑을 하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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