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3월의 셋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08. 3. 20. 06:09



★ 그림설명 : 머메이드 종이에 아크릴 물감과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봄이 한강의 언저리로부터~~술렁술렁 잠수교를 넘본다.

이른 아침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한강의 심장으로 달리는 그 순간이 황홀하다.
한강고수부지를 끈질기게 지키고 있던 누런색 들풀들이 봄볕에 생기가 돈다.

물안개가 자욱한 동 트기 전의 아침.
활짝 열어 재낀 창으로 한강 바닥의 수초냄새가 진동한다.

지난밤을 늘어지게 쉰~~ 한강은 어둠을 외면하며 아침 해를 밀어 올린다.
해오름은 한강과 카드게임을 하는 듯 강물을 한 장씩 뒤집으며 나를 반긴다.^^*

마중 새는 아직 어둠을 벗지 못한 채 검은 망토를 슬프게 걸치고 있는데~~
하얀 상복을 걸친 물새들은 지난밤의 어둠을 위해 문상을 가는 중인가 보다.^^*

막~ 잠수교를 빠져 나가려는데~~문자가 왔다며 휴대폰이 몸부림을 친다. ^^*
저 강 건너에서는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어서 오시오~~>라고 하나~~!!!!


♥ 3월의 셋째 목요일에~~~

3월은 바쁘게 달리기를 하듯 봄볕 속으로 녹아내린다.

몸과 마음이 바쁘면 바쁠수록 속은 헛헛해져 온다.

이렇게 속이 헛헛해 지면 먹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다.^^*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날이면~~학교 앞 식당들을 기웃 거린다.

아주 오래된 허름한 식당을 찾아~~엄마 표 청국장이나 비지찌개를 청한다.
걸신들린 사람처럼 뚝배기의 속의 바닥을 긁으며 헛헛한 속을 채우려한다.^^*

오늘은 밀가루를 살짝 입혀 노릇하게 구어 낸 이면수생선 한도막이 먹고 싶다.^^*


오늘은 3월의 셋째 주 목요일입니다.
봄볕이 세상을 들쑤시는 요즘 ~~혹~! 입맛이 깔깔하신 것은 아니신지요?

냉이와 달래가 듬뿍 든 된장찌개와 기름이 흐르는 하얀 쌀밥은 어떠신지요?

그리고 입가심으로 누룽지가 바닥에 깔린 숭늉 한 대접을 마시고나면~~
헛헛한 속내가 조금은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ㅑ^* ^ㅗ^*

오늘은 먹는 타령을 하면서 놀고만 싶은 날입니다.^^*

당신도~~ 오늘은 바쁜 일 손 잠시 놓으시고 나와 놀아줘~~~요. ^^*








어디로 향하는 길인가~~~!
모든 너울을 벗어 버린 알몸으로 하늘로 향하는 길인가~~~!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물으려 했는데~~어느새 스쳐 지나갔다.

머잖아 앙상한 나뭇가지 끝부터 초록의 잎과 꽃이 새 날을 시작하겠지~~
나무는 수레바퀴가 돌 듯 늘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작뿐인데~~

우리는 시작과 끝도 모르는 채~~늘 한 곳만을 향해 긴 길을 바라보고 있다.

아름다운 순간도 눈에서는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마음엔 오래도록 남아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언제쯤이나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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