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비가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유쌤9792 2008. 10. 5. 22:06



★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펜과 잉크, 마카펜으로 그린 그림.


< 작은 우산도 함께 쓰면 큰 우주로 느껴지는 법.>

후두둑...

빗방울이 얼굴을 치며 떨어진다.
내 가방엔 언제나 작은 우산 하나가 들어있다.

조금씩 떨어지는 비에는 좀처럼 세상 구경을 할 수 없는 내 우산.
예전엔 작은 몸이라(?)
비를 피해 처마 밑에 서 있어도 그 비를 피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느 곳으로 피해도 비가 나만을 따라 다니는 듯하다.


비가 오는 수요일이면 생각 나는 일들이 많다.

화실 앞 프라타나무에서 우루~르 떨어지던
털이 북실북실한 초록 몸의 검은 점박이 송충이들이.
--늘 하늘 가까운 나무 위에만 있어 세상이 궁금하였나...?

작은 스케치북 하나를 머리에 달랑 엊고,
달리기 보다는 여유있게 느림보 걸음으로,
아주 폼나게 걸으면서 우산을 씌어줄 머슴아를 기다리기도..
--한 번도 영화같은 일이 생기질 않았다.^^*

아주 멍~~~0 하고, 착하고, 겁 많던(?),

사랑이라는 이름의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있던 머슴아는
첫번째 사랑을 업어주고,
옷 속에 숨겨주고, 우산의 전부에 감추어 주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게 조차도
그녀를 배앗기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믿거나, 말거나---

후~~두~~득.

빗방울 사이로 보이는 여러가지 기억들.

아직도 처마 밑에 서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소녀가 있고,
빗방울의 흔들림때문에 나무로 부터 버림받아 공중 곡예사가 된
검은 땡땡이 무늬의 송충이들을 기다리는 청소부가 있고,
세 번째 사랑이라는 그녀를 "아직도 사랑한다면서"
우산의 전부를 내어주는 첫 번째 남자가 있고,

이렇듯-----

비가 오면 해 묵었던 기억들이 빗방울을 따라 되 살아난다.

그러기에 비가 오면 어디론가 나가고 싶다.
특히 비가 오는 수요일이면...
작은 우산을 만지작 거리면서 함께 쓸 사람을 찾아 본다.

아무리 작은 우산이라도 나누어 함께 쓴다면
체온으로 전달되는 온기가 젖은 몸을 말려주지 않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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