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
아주 오랜 세월동안,
함께 한 곳을 바라 보는 장승.
우리들의 만남은
어느 지점이 시작이고 어느 지점이 끝일까...?
그것을 알아 내면서 살기엔
사는 날의 시간이 너무도 짧다.
장승들처럼 몸만 묶어둔 채
마음은 時空을 달리해 사는 우리들.
행복한 생각만 하고 사는 이의 얼굴은
늘 평안해 보인다는데....
◆ 일탈(한 곳을 바라보기)
바라는 것 없이 떠났다가
너무나 많은 것을 가슴에 담고 오는 것.
일탈.
늘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머리와 가슴으로는 간절해 하지만,
몸은 장승처럼 한 곳에 발 묻고 있어 움직이질 못 했다.
떠났다가 돌아 오기.
......기대없이 떠나는 여행이 행복하다.
......행복한 마음 하나만을 주머니에 넣고 돌아 오려는데
...... 사랑이라는 마음까지 덤으로 주머니에 담겨져 오는 것이 여행이다.
.....그리고......< 느낌표 >와 < 물음표 >가 함께 남는 것.
< 금오산과 솟대.>
솟대에 걸린 새가 까마귀일까...? 오리 일까......?
쌍으로 나를 내려다 보는 눈매가 심상치 않았다. ^^*
환영 한다는 뜻일까....? 성가시다는 뜻일까.....?
다 마음이 만들어 내는 묻고 답하기다.
올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저 자리에 앉아 연꽃의 향기에 취하겠지.
그리고 지난 겨울에 바라 본 연꽃들의
처참한 기다림을 또 잊겠지.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 속에
화려했던 날들도 있을까...?
연 밭 넘어에 있는 저 집들에 사는 이들은
연 꽃의 아름다움에 감사할까?
아무리 좋은 것도 매일 보면 지겹다고 한다지....
<사랑하는 이도 매일 보면 지겹다는> 노랫말이 생각난다.
억새풀이 적당하게 누어 이불처럼 보인다.
포근하리란 마음에 두서없이 발을 내딛었다.
발이 억새풀 밑으로 쑥~ 빠졌다.
함정이였구나.....
<해평의 연 밭에서...>
<도리사 경내.>
너무나 한적하고 단아한 느낌에
발 소리도 죽이며 걸었다.
내가 바라 보는 틈은 곳곳 어느 곳에나 있다.
이 길을 오르느라 숨이 꼴딱 넘어 갈 뻔했다.
오르고 나면 내려가는 길이 있고.
산으로 오르는 길-- 꼭 우리가 사는 삶과 같다.
<도리사 오르는 길>
까마득하게 아주 멀리.
운무로 뒤 덮힌 산.
높이 올라야만 저런 모습을 볼 수 있다니....
멀리 팔공산이 보인다나......
부처님 진시사리와
갓바위부처님이 마주 보고 있다니.--< 놀람. >
당신은 누구시길레
이렇게 높은 곳에 몸을 눕히셨나요?
고즈녘한 기운을 한 몸에 다 받으신채
작은 연못이 들여놓은 하늘을
두 팔로 안은 채 잠들어 있는 당신.
당신은 누구십니까.....?
<도리사 오르는 길에>
낙동강에서 잡았다는 메기 매운탕을 먹었다.
그 메기의 집이 낙동강이든 아니든 그것을 따지기 전에
낙동강변에서 매운탕을 먹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했다.
우리에게 늘 회한의 느낌을 주는 곳 낙동강.
세월의 뒤안길
어느날 저 물이 붉은 핏빛이였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
물이 말라 강 바닥이 앙상하게 들어 난 낙동강의 모습에서
우리의 메마른 가슴을 보는 것 같다.
가슴은 바짝 말라도 가슴에 담아 둔 기억만은
입을 툭 벌린 목화솜 씨앗같기를..
< 단양에서...>
순식간에 일어 난 일이다.
해내림과 노을이...
하루의 시작을 언제 하느냐에 따라
그 하루가 천년의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해내림을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손이 모아졌다.
<하루를 잘 보내게 해 주심에 감사하다고...>
여행의 시작은 마음을 먼저 보내고
다음에 몸을 보낸다.
<바라는 것은 꼭 이루어지고야 만다.>
목적지를 잃어 그 어느 곳엘 가게 되더라도
그곳이 우리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에
가게 된 것이지 우연의 인연은 아니리라.
여행의 끝은 가 본 곳은 다시 가지
않겠다는 오만한 선언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했느냐>에 따라
그 여행은 끝이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나뉜다.
200여장의 사진 중 확연한 의미로 남겨진
사진은 너무나도 적다.
그러나 스케치붘에 그려진 자연은 지우개를 쓸 수가 없다.
모두 펜으로 그렸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