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복합물감 사용하여 그린 그림.
금분은 니스와 함께 덧 붙여서 그린 그림.
두터운 외투를 걸친 듯한 겨울이 지나는 산야는 핑크의 고동빛이다.
팔현리의 하얀 집과 또 다른 계절을 익혀 가는 산.
밤에 듣던 이름 모를 새 우는 소리가 문득 그리워지는 날이다.
한 잔의 술을 들고 밤의 이슬을 촉촉이 느끼며
새들이 정갈하게 우는 숲을 바라보며
산에게 건배하고 내 곁의 친구에게 건배하고.
케케묵은 이야기로 까르르 넘어가고,
물기 어리는 눈시울로 감회에 젖기도,
그래서 늘 내 옆에 있는 친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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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情人들...
일상의 생활 .
가끔은 그 일상에 생각하지 못 하던 일이 일어난다.
조간신문에서 얼핏 본 <오늘의 운세>가 딱 맞아 떨어지는 날이 있다.
< 아주 오래 된 귀인에게서 연락이 올 운세 >
< 잘 안 되던 일이 물레의 실이 풀어지듯 슬~~슬 풀리는 날 >
< 마음을 다스리지 못 하면 구설수에 휘 말려 하루가 기분 나쁠 것 >
< 하루 종일 일 없이 빈둥빈둥 허송세월 하는 수 > 등......
수 만 명이 보는 하루의 운세가 어느 날엔
나에게 귀신의 神 들린 말처럼 딱 떨어 질 때가 있다.
얼마 전.
아주 오래 전에 연락 없이 스르르 소식이 끊어진 이에게 연락이.
늘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 하면서
그를 아는 내 친구와 만나면 종~종 그니 이야기를 했다.
각기 아이들의 미술 대회 수상으로 미술세계 앞뜰에서 만난 우리들.
아이들 미술시상을 위해 함께 여름의 더위를 양산처럼 받고 다녀 온 일본 여행이며,
그 살인적인 더위의 여름을 함께 지내고 겨울에는 도자기의 물레를 돌리면서
각기 살아온 시간 동안의 공백을 줄넘기 넘듯이 뒤로 넘겨 버리고.
오래 된 친구처럼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했고,
화가처럼, 시인이나 수필가들 이상의 아름다운 내용의 편지를 주고받았고,
그런 잘잘한 이유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 친구 >라는 명함을 함께 새겼다.
직업이 같다는 이유로 할 이야기도 무던히 많았었는데...
가르치는 아이들의 나이와 환경이 달라도,
(그는 고교에서 나는 초등에서, 그는 체육을 나는 미술을,)
아이들에게 功 들이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공통분모라
만나서 이야기 하면 우리가 하는 일에 늘 뜨거운 동지애를 느꼈다.
나와 나이는 같았어도 그의 두툼한 손 럼 마음이 따뜻했고,
산처럼 커다란 덩치만큼 마음의 굴이 깊어 비바람을 피해 숨기 좋았고,
하늘을 덮을 만치 아주 오래 된 푸른 느티나무 같은 너그러운 마음을 지녔기에,
가끔은 숨겨둔 이복 오빠처럼 마음이 든든했던 친구였다.
12월 일 년을 마감하는 내 그림 전시장에 장미다발을 들고 성큼성큼 들어서던 친구.
방학이면 인사동의 전시장을 찾고 시원한 수정과를 나누어 먹던 친구.
그렇게 몇 년을 소리 없이 잘 지냈다.
그리고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소식이 뜸 해지고,
서로가 등을 돌리고 섰기를 7~8년이 넘었다.
내 친구 엠마와 늘하는말
겨울 전시장에 들어서던 그 친구의 모습을 이야기 했고,
방학이면 함께 다녀온 인천의 겨울 바다 이야기를 했고,
(인천서 돌아오는 길에 내가 그 친구에게 준 옥으로 된 구슬을 아직도 갖고 있을라나?)
서툰 솜씨로 빚어 낸 도자기들을 보면서 그 친구의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는 잠시 우리 곁을 손님처럼 머물다 간 사람이니
친구가 아니라 함께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다가 그가 내릴 곳에서 내린 것뿐이라고.
그리곤 그 친구를 까마득하게 잊었다.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기도 했고,
여러 뜬소문을 엠마를 통해 들은 것이 수년 전.
사람을 잊고 사는 일.
생각 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5월은 나에게 늘 큰 선물을 주는 행운의 달인 것 같다.
5월 5일 스승의 날
극성스런 제자들 따돌리기 작전을 연예인 이상으로 치르고 나서는
기분이 꿀꿀 하다는 후배와 함께 영화 구경을.
내 전화기에 오랜만에 녹음 된 음성 메세지 한 통.
--'어느 학교에서 미술 강의 부탁을 하는 것이겠지 '하면서 들어 본 메세지.
웅웅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슨 말인지는 잘 안 들려서 여러 번 반복 듣기를.
허허. 듣던 목소리.
아주 반가운 마음으로 통화를 했다.
"어 살아 있으면 이렇게 다 연락이 되고 그러는 구나"
"이제는 신분이 달라져서 어디 친구가 되겠는가....?
막 교사와 교감하고 어디 친구가 되겠는가"하는 내 말에
허~~허 웃으며 그가 하는 말. "우린 친구 아잉가..?"
아침 신문에 오늘의 운세가 딱---- 맞은 날이었다.
< 아주 오래 된 귀인에게서 연락이 올 운세 >
2003년 5월 23일 일기 중에~~·
★ 그림설명; 왓트만 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
짙은 초록색의 연 잎 위에서 가장 작게작게 몸을 웅크리고 있는 물방울들.
한 낮의 열기로 어느새 있었다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물방울들.
그러기에 지나간 일은 다 잊고야 마는 것이다.
붉게 피어오르는 연꽃마저도 제 몸 피워내기 위해
함께 있던 물방울의 존재도 모르리라...
혼자는 외로울까 봐 여러 개의 물방울을 그렸다.
동글동글 돌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큰 웅덩이의 물을 만들겠지......
<< --2006년 2월 21일 .오늘은 바쁜 일을 모두 뒤로 하고 친구를 만났다.>>
오매불망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편찮으신 어머님의 수발을 자처한 친구.
서울서 구미 드나들기를 안방 건너 방처럼 오고 가던 친구.
친구가 겨울방학 동안 어머님을 서울로 모셔 왔다.
그리고 그 편찮으신 어머니의 손발이 되어 딸도 , 며느리도 하기 어려운
병 구환을 하면서 너무나 행복해 하던 친구다.
그렇게도 서울에 오르기를 싫어하시던 어머니를 모시고
업고, 안고, 휠체어에 모시고 서울의 이곳저곳을 보여 드렸단다.
5남매의 막내아들인 그는 어머님과 함께한 40일의 겨울 방학은
너무 행복한 날이라 노모에게 50살이 넘은 아들이 5살처럼 응석을 부렸단다.
그렇게 40일의 긴 방학이 어찌 빨리 지나가던지 몽당연필 같았다나!
어머니를 사랑하던 그는 지금 상중이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개학하기 전 2월2일에 돌아 가셨다.
<사모곡>을 써서 나에게 보내왔다.
그 <사모곡>을 읽으며 나도 눈시울을 붉혔다.
오늘 친구의 어깨를 두드려 줬다.
< 당신 참 좋은 사람이야~! 난 좋은 친구를 두었다>
그리고 맛있는 점심을 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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