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설명 : 하드보드에 오일 물감으로 그린 그림
■ 내 나이 때 울 엄마는 세상을 버렸다.
엄마의 나이와 내 나이를 생각 해 내느라 한참이 걸렸다.
다른 이들과는 나이 더하기와 빼기가 잘 되는데~~
어째~~` 내 엄마와는 나이 빼기와 더하기가 잘 안 되는지~~!
이제는 엄마를 마지막 볼 때였던 엄마의 나이와 내 나이가 겹쳐진다.
꼭이나 데깔꼬마니를 하는 듯 신기하다.
엄마가 내 나이즈음에~~ 난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방황의 시기를 거쳐 혜화동에서 화실을 하다가 늦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기 위해 무던히 고생을 하다 아이를 얻었던 때다.
그 아이가 지금 30세가 다 되었으니~~세월이라 참으로
누구의 사정도 봐 주지 않고 내 달린 듯하다.
아이를 처음 길러보기에 작은 아이 목욕시키는 것 부터
먹이는 것, 우유 트림 시키는 것, 재우는 것 모두가 서툴었기에
부랴부랴 서둘러 엄마와 같은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엄마는 2층에 사시고, 나는 5층에 집을 얻어 수시로 엄마 집을 드나들었다.
드나드는 일도 부족하여 아이를 엄마에게 맡기고
나는 엄마네 집으로 아이를 피해 잠을 자러 가기도 했다.
이런 철딱서니 없기로는~~~~~~!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말도 안 되는 폭력을 엄마에게 휘두른 딸이다.
엄마는 내가 학교 나가면서 아이를 기르는 것이 가엾다시며
우리 집에 오시면 별의 별 일을 다 해 주셨다.
늘 집에 계시던 엄마는 밖의 내 생활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으셨다.
나에게 이것저것을 물어 보시던 엄마에게~~~
<엄마는 내가 말을 해도 잘 모르실꺼야~~ 그러니 자꾸 물어 보지 마~~!>하며
아주 냉정하고 간결하게 엄마에 상상의 싹을 잘~~뚝 잘라내던 나.
그런 나에게~~엄마는 아주 작은 중얼거림으로~~
< 에그~~ 너도 이다음에 너와 똑 같은 성질의 딸을 낳아 길러보고
이 엄마의 서운함을 느껴봐라~~` 아마 그 때 나를 찾아도 난 이 세상에 없으꺼다>
엄마의 말이 정답이였다.
나에게도 나를 꼭 닮은 딸이 있다.
내가 무엇을 물어 보고 싶어도 딸이 먼저 말을 하기 전엔 묻지 않는다.
딸의 이런 저런것을 알고 싶어도 내 엄마에게 했던 나를 생각하며 참는다. ^^*
요즘 들어 엄마가 부쩍 더 보고 싶다.
엄마가 그렇게 알고 싶어 하시던~~ 그렇게 함께 다니고 싶어 하시던~~
그런 것들 모두를 이제는 함께 원~~ 없이 해 드릴 수 있는데~~
내가 엄마와 안 놀아 줘서 세상을 그렇게도 일찍 버리신걸까~~~!
날이 따뜻해져 해빙기인 봄이 되면 엄마는 무척이나 분주 하셨다.
해빙기가 되면 우리 동네, 이웃 동네마다 부고의 소식이 날아왔다.
엄마는 아주 성실하고도 독실한, 생활 속의 불교 신자이셨다.
일을 하실 때에도, 책을 보실 때에도, 무념으로 계실 때에도
늘 불경을 듣거나 불경을 나즈막한 소리로 독경을 하셨다.
그러다가 누구네 집~~ 초상이 나면 아무리 먼 곳에서라도 엄마를 청하면
회색 보자기에 향과 목탁 그리고 염주를 넣으시고는 초상 집으로 달려가셨다.
스님들도 힘이 들다고 하시는 <초상집에서 염불 하기>를 자처 하시던 엄마.
듣기만해도 마음이 섬뜩한 초상집을 다니시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엄마~~` 초상집에 가지 마~~~ 무섭게 왜 그런 곳에 가서 염불을 해 !
스님들도 다 가기 힘들다고 골라서 다니신다는데 말이우~~~> 했더니
엄마는 말 없이 웃으시며 늘 같은 말 만을 되 풀이 하셨다.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있다면 그것은 가족을 잃는 슬픔이란다.
그러니 엄마가 가서 독경을 해 주면 좀 좋으니~~`
그래서 돌아가신 분은 극락왕생을 하고 그 가족은 불교를 믿게 되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이냐~~^^*~~~>
지금 나는 엄마와 같은 나이에 있으면서도~~~
몸은 엄마의 흉내를 내고 있지만 마음은 성숙하지 못하여
아는 이들의 부음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싸~~~하며 우울하다.
요즘~~ 엄마가 너무나 많이 보고 싶다.
그래서인지 나도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볼 심산으로
퇴근 길 운전 중에도 집에서 일을 할 때에도 불경을 듣는다..
아무리 듣고 들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도 못하는 불경소리이지만
엄마의 마음이 조금씩 헤아려지기 시작하기에 그냥 편안하다.
육십이 넘은 내 나이~~~엄마는 내 나이에 세상을 버리셨다.
이제부터는 엄마의 삶이 도저히 상상되지 않기에
이제 엄마를 그리워하며 바다를 보러 가는 일에 마음을 비우려 하지말고,
이제 나도 엄마를 따라~~ 사람들 속에서 마음 비우기를 해 보아야겠다.
마음을 비우고 나면 또 채워지고~~가 반복 되는 것이 욕심이지만,
그 욕심을 아주 얇게 얇게 펴 말리고 말리다 보면
어느 날엔 불경에서 말하는 것들을 이해 할 수 있겠지~~~
그러면 엄마의 마음이 늘 나와 함께 있음도 알겠지~~~~
내가 엄마이고 엄마가 나임을 아는 날~~~~`!
그날이 언제가 될까~~~~!
이제는 나와 엄마 그리고 내 딸이 삼각형을 그리며
또 추억을 하나씩 흔적으로 남기며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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