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4년 12월의 첫 목요일에~~

유쌤9792 2024. 12. 5. 10:03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회색빛의 하늘의 몸이 무거워 땅으로 내려앉다.

코로 들어오는 공기는 차갑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겨울 공기는 따갑다.

 

멀리 석탑 위에 앉은 새가

회색의 하늘 위로 나의 길라잡이가 되다.

 

드디어 12월이 시작되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을 다 못했는데

시간은 어서 서둘러 시절을 마감하라고 독촉하다.

 

어둠을 일찍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해님은

누구도 모르게 붉은 가락지를 온몸에 휘어 감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만 말하려 하지 않는다.

겨울도 토끼 꼬리처럼 짧다는 것을 !

 

 

2024년 12월의 첫 목요일에~~

 

딸이 밤을 나에게 줬다.

산밤이라며 크기는 작아도 맛이 있다며 한 뭉치를 나에게 줬다

생밤도 이웃과 나누었고 찐 밤도 이웃과 나눠먹었다.

 

밤을 그 닥 좋아하지 않기에 몇 개만 까먹고

냉장고에 넣어뒀다.

 

오늘은 냉장고에 넣어 둔 찐 밤을 꺼내서

가위로 자르고 수저로 밤의 알맹이를 파냈다

밤의 껍질이 너무 단단하여 가위로 자르기도 힘들고

반으로 자른 밤에서 알맹이를 파내기도 힘들었다.

 

밤을 자르고 파내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났다.

엄마는 내 동생 신이에게 모유대신 밤을 구어서

절구에 빻고 미음처럼 만들어 아기에게 먹였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엄마는 나를 낳고 몸이 안 좋아서 젖이 말랐다고 했다

내 뒤로 3 년 후(1957년)에 태어난 동생에게 엄마의 젖 대신

밤으로 미음을 만들어서 수저로 떠 먹이셨다.

 

마당에 작은 화덕을 놓고 밤을 구우면

 불꽃과 함께밤이 익느라 탁탁 소리를 요란하게 냈다.

방문을 조금 열고 내다보면서 밤이 폭발할까봐

그래서 엄마가 위험해질까봐 걱정을 했다.

동생을 위한 밤 굽기는 오래 계속 되었던 것 같다.

내가 밤을 까면서 엄마생각을 했다.

아주 오래 전의 기억인데 생생하게 생각이 난다.

 

오늘은 갑진년 12월의 첫 목요일입니다.

 

폭설 후 거리는 빙판으로 비상입니다,.

발밑을 조심해서 다니셔요, 감기 조심하기도 !

오늘도 행복해지는 평안한 마음이셔야 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해질녘에 도서관엘 가다.

평일엔 도서관이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저녁 식사 시간 즈음이라 도서관이 여유롭다.

도서관 현관 앞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했다.

12월은 마감의 달이며 감사의 달이다.

 

서고에서 대출 받은 책들은 책 소독기에 넣어서

소독을 한 후 집에 가져온다.

 

오래 된 책에서는 종종 깨알보다 작은

하얀색의 책벌레가 나오곤 한다.

 

책을 고르느라 도서관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이 즐겁다

 

아직 읽지 못한 책들 천지이지만 도서관의 책들을 보면 알 수 없는

행복과 만족감이 부풀어 오르다.

 

책으로 만나는 낯선 이들이 늘 반갑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