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891

● 계묘년 1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자다가 늘 같은 시간에 눈이 떠지다. 오래 된 습관처럼 누가 흔들어 깨지도 않는데 벌떡 잠에서 깨고 보면 어김없이 새벽 4시 반. 새벽 서쪽 창으로 들어 온 달빛이 너무나 밝다. 창을 열고 찬 공기로 방에 바람 길을 만들어 보다. 마른 잎만 남긴 나무들 위로도 달빛이 부서져 내리다. 얼마 동안은 하트가 있던 마루로 나가질 못했다. 시간이 약이긴 한 것은 맞는 것 같다. 요즘엔 잠에서 깨면 하트가 누어있던 곳까지 간다. 그리고 베란다의 화분들을 위해 마루 커틴을 활짝 열다. 나의 감정도 근육이 생겨서 질긴 줄 알았는데 문득문득 그리워지는 얼굴들이 정지 할 때가 있다. 그리움에 눈물이 흐르고 나면 침침했던 눈앞의 시야가 환하게 맑아지고 촉촉해지다. ● 계묘년 1..

2023년(계묘년) 1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의 해오름은 아주 짧다. 동쪽 깊은 골짜기에서 해가 오르기에 느림보인가 했는데 내 눈에 잠시 들었다가 해오름의 빛이 사라지다. 아직 한 겨울의 웅덩이로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찬바람이 창문을 심하게 흔들기에 창을 잡고 나도 떤다. 분홍 새는 겨울바람 위로 미끄럼을 타는지 신났다. 작은 집들도 추위에 옹기종기 어깨를 포개고 지붕에 앉은 새들은 웅크리고 움직임을 멈춘 듯하다. 나도 찬바람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고 긴장한다. ● 2023년(계묘년) 1월의 첫 목요일에~~ 오늘도 실내 자전거를 50분이나 탔다. 10분은 천천히 아령 운동을 하면서 여유를 부리고 또 10분은 강도를 높여 자전거 페달만 힘껏 밟는다. 매일 비타민을 먹 듯 자전거 타기를 10년째 하고 있..

임인년 12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한 해가 슬그머니 사라지려한다. 우리를 집에 꼭꼭 가두어 두려던 코로나도 조금씩 우리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내려 노력하는 듯 보이지만 그 속내를 아무도 믿질 못 하기에 슬프다. 임인년 일 년 동안 내가 그리는 그림들도 작은 상자에 갇혀있는 듯 그림 속의 풍경이 답답하다. 그림을 그리러 돌아다니던 내 발엔 물갈퀴가 생긴 듯 땅위를 걸어 다니기에 뒤뚱거려지며 힘이 들다, 세상은 어떤 소문에도 동요하지 않은 채 적요하다. 달은 여전히 둥글고 밝으며 새벽하늘로 번지는 겨울의 한기는 안개처럼 스산하다. 어디든 정착하지 못하고 하늘을 돌고 도는 새의 무리. 그들이 붉은 나무 밑으로 내려오길 기다리는 염원을 하늘 속의 새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가 보다. ● 임인년 12월의 마..

임인년 12월의 넷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은 파란빛의 색을 펼치다. 겨울의 빛은 신비하면서도 서늘한 기운을 품고 있다. 늘 같은 분위기의 겨울 풍경인데도 보는 눈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듯 마음을 빼앗기다. 겨울 풍경을 담으려고 스케치 여행을 다녔었다. 코로나 이후 집이 나의 여행지이며 안식처다. 사람은 늘 어떤 습관에도 쉽게 익숙해지기에 지낼만하다. 하늘도 땅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곳들도 모두 파랑이다. 하늘로는 내 마음이 나르고, 물로는 나의 몸이 흐르다. 몸과 마음이 언제가 되어야 함께 할 수 있으려나~~! ● 임인년 12월의 넷째 목요일에~~ 나는 수첩에 일상의 일들을 간단하게 메모하는 것을 오랜 세월 해 왔다. 수첩에는 하루의 자잘한 일들이 늘 빼곡하게 적힌다. 일기를 오랫동안 썼었는데 일..

임인년 12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며칠 전 눈이 내렸다. 겨울하늘이 회색빛으로 흐려지면 막연한 기대감으로 눈을 기다리는 마음이 있다, 가장 감동적인 눈은 밤새도록 숨죽이고 내려 온 세상을 눈부신 무채색으로 덮은 풍경이다. 추위에 일어나기 싫어 뭉그적거리는 나에게 는 엄마의 외침은 나를 오뚜기 인형처럼 발딱 일으켰다. 폭풍처럼 함박눈이 내려 백색의 눈 풍경을 기대 했는데 온 동네의 자동차와 도로가 다시 까만 민둥머리가 되다. 많던 눈이 다 어디로 간 것인가~~~! ● 임인년 12월의 셋째 목요일에~~~ 손자의 어린이집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든 사진이 왔다. 어린이 집 아이들의 사진을 산타모양에 다 붙여서 트리에 장식으로 매달았는데 너무 재미난 발상이다. 남편은 어린이 집 트리를 보자마자 손자의..

임인년 12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에는 일찍 해내림이 시작되기에 눈에 담아 둔 풍경들이 고분의 벽화처럼 흐릿해지다. 나뭇잎을 다 떨군 나무 둥지에 모인 새들이 요란하다. 가족이 모인 것일까~~! 가족은 함께하는 것이 늘 행복하다. 새들이 떠드는 소리에 잠시 멈춰서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행복해지다. 겨울도 예전 같지 않게 길이가 자꾸 짧아지다. 엄마가 떠준 벙어리장갑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끈에 달아 목에 매달고 다니던 어린 시절도 금방 지나갔다. 나의 추억들 모두도 세월이라는 벽화에 드문드문 새겨지다. ● 임인년 12월의 둘째 목요일에~~ 화요일에 함박눈이 이른 아침부터 내렸다. 출근을 하던 사위에게 문자가 왔다. 했다. 따뜻한 염려의 문자라 감사했다. 남편에게 꼬..

임인년 12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의 시작과 함께 나무들은 홀가분해지고 우리는 추위에 겹겹이 겹쳐 입은 옷의 무게로 겨울 내내 목 칼을 두른 듯 어깨가 무거워 걷기 힘들다. 겨울은 우리를 이유 없이 죄인으로 만들다. 새는 나무의 낙하와는 상관없이 지난여름의 추억에 젖다. 여름에는 겨울이 그립고, 겨울엔 여름이 그립고 그리움에 변덕이 달려도 그리움과 외로움엔 이유가 없다. 나무의 바탕은 하늘이 아니고 초록의 젊은 잎이다. 젊은 날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에 새를 보니 슬프다. ● 임인년 12월의 첫 목요일에~~~ 해외 체류 중인 아들의 운전면허증 갱신을 연기 받았다. 아들이 영국에서 인터넷으로 연기 신청을 하려 했더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누군가가 운전면허 시험장에 가서 위임장을 받아 가지..

임인년 11월의 넷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서 쪽 하늘이 붉게 물들다. 공기가 차가우면 노을의 색이 더 붉은 듯하다. 붉어지는 하늘을 바라보던 손자는 어눌한 발음으로 하였다. 하면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사정없이 찌르려던 손자의 동작엔 힘이 넘쳤다. 22개월 손자의 감성도 할머니를 닮아 가나 보다. 우리 집의 서쪽 하늘은 우리의 넋을 달라고 할 때가 많다. 아기 울음소리를 내는 까마귀들이 어둠 속으로 침몰하는 모습도 붉은 하늘과 어우러지다. ● 임인년 11월의 넷째 목요일에~~ 코로나 후유증인 증상으로 지독하게 심한 기침으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에서 해제 된 지가 거의 60일이 다 되어 간다. 버스타고 가다가도 폭풍 같은 기침이 나오면 버스에서 내려 일단 환기를 하고 숨고르기를 해..

임인년 11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바람이 성질을 내다 바람도 다 같은 녀석인데 때에 따라 우리에게 예쁨을 받기도 미움을 받기도 한다. 겨울을 부르는 바람 부는 소리에는 맹수들의 울음이 있다. 매우 야성적이며 폭력적인 겨울바람이 시작되다. 나무의 몸을 사정없이 흔들며 무엇을 애원했을까~~! 바람이 지난 자리의 나무는 녹초가 되다. 살아내는 일에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게 지쳐가다가 어느 날, 덜컥 아프다며 온 몸을 흔들며 징징대는 듯하다. 바람이 나를 치고 지났는가 ~~! 내 곁을 스치듯 소리 없이 지나가는 것에는 모두가 미련을 남기기에 내가 미련해질 수밖에 없나보다. ● 임인년 11월의 셋째 목요일에~~~ 방을 청소하는데 남편의 침대 귀퉁이에 작은 돈벌레가 정지 된 상태로 있기에 툭~~ 쳤더니..

임인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메마른 나무 가지들이 하늘을 향해 맨살을 드러내다. 치장도 없이 본연의 모습으로 발가숭이가 되는 나무들은 늘 같은 일을 반복하기 때문인지 천하태평이다. 어느 계절보다 사람의 마음을 감성에 빠지게 하는 요즘 낯선 풍경에도 낯선 이 와도 쉽게 친해질 수 있을 듯한 여유가 비집고 올라온다. 새들은 이미 겨울을 준비하여 보호색으로 바뀌고 나는 고작해야 외투와 목도리만 준비했다. 나와 함께 하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그립다. 명조체 문자만 날아오는 그런 만남이 아닌 찐 만남이 그립다. ● 임인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에~~ 요즘 후배들의 자녀들 결혼 청첩장이 날아온다. 누구는 딸을, 누구는 아들을 결혼 시킨다며 흥분한다. 그러나 예전처럼 혼사에 혼주들이 바쁘지 않은 시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