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891

계묘년 3월의 넷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바다를 바라보고 서면 절기의 흐름을 쉽게 눈치 채지 못한다. 가끔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절기를 알려주지만 바다는 늘 한 가지 모습으로 변화를 거부하는 듯 평온하다. 아침 하늘을 보니 회색빛으로 하늘 전체가 바다를 흉내 내고 있지만 봄을 알려주는 나무들의 모습은 매일 다르다, ‘ 우뚝 솟은 바위 끄트머리에 앉은 새들. 바람이 툭~~ 치고 지나가도 모른 척 한가롭다, 바다에서 들려오는 갈매기들의 아우성이 내 머리 속을 뒤 흔들고 지나가는 듯하다. 내가 점심을 먹기 위해 도시락 뚜껑을 열면 어디선가 날아와 도시락을 지키던 어린 갈매기가 그립다. 아들이 사는 영국 에는 저런 바위들은 없다. 그리운 마음을 대신하여 바다에 징검다리를 만들다, ● 계묘년 3월의 넷째 목요..

계묘년 3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봄맞이를 위해 지난겨울을 토닥이느라 바람의 심술도 못 이기는 척 받아내다. 밤새도록 서쪽 창문이 흔들렸다. 바람이 파도 소리를 내면서 서창을 두드렸다. 나무들도 부동자세로 멈춰 숨을 참고 있다. 바람이 거세게 하늘을 휘몰아치고 이리저리 비틀거려도 하늘 한가운데 숨은 듯 배시시 웃는 해님은 핑크색이다. 세월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심한 몸살을 앓다. 나도 세월의 갈고리에 걸려 찬바람이 내 등짝을 치면 기침 서너 번으로 화답을 하는 중이다. 코로나가 남겨준 기침이 바람의 장단에 시도 때도 없이 터지다. ● 계묘년 3월의 셋째 목요일에~~ 영월에 사는 지인부부가 남도로 여행을 하면서 이른 아침부터 나에게 남도 풍경을 깨톡으로 올려줬다. 좋은 풍경을 혼자 보기 아쉬운 ..

계묘년 3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봄볕이 온 세상의 곳곳으로 쏟아져 내리다. 그러나 나무 그늘의 곁으로 스치는 바람은 겨울을 잊지 못하는지 찬바람이 냉정하기만 하다. 새는 봄볕의 관심을 피해 그늘 아래로 납작하게 엎드렸다. 홀로 무엇을 생각하기 위함의 행동인가~~! 갑작스럽게 달려오는 봄 때문에 외로움을 타는 건가! 고독을 즐기는 건가! 새야, 나무야~~! 잘 살아내려면 외로움과 고독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 계묘년 3월의 둘째 목요일에~~~ 매일 마음을 먹은 대로 잘 안 되는 것이 산책이다. 일주일에 세 번은 산책을 하리라고 단단히 마음을 잡지만 오전에 집안일을 하거나 방문객이 있어 수다를 풀다 보면 하루의 시간이 저녁시간으로 내리막질 한다. 오후 5시기 되면 남편의 저녁 식사 준비로 밥을..

계묘년 3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볕에 등을 허락하고 가만히 앉으면 봄볕이 소리 없이 나의 온몸을 간지럼 태우다. 겨울바람을 숨겼다가 한 번씩 내 등짝을 갈겨대는 바람. 바람이 가느다란 꼬챙이처럼 여기저기를 쑤시지만 봄볕의 애무가 너무 정성스러워 바람의 횡포도 참을만하다. 봄은 핑크색이다. 올 봄엔 핑크색 립스틱을 한 개 사야겠다. 평소에 립스틱을 바르지 않던 내가 갑자기~~! ● 계묘년 3월의 첫 목요일에~~~ 학교를 퇴직하고 내가 못 가본 곳들을 훨훨 돌아다녀 보기 위해 2018년에 자동차를 내 이름으로 샀다. 그림과 화구도 실을 수 있는 실용적인 차를 구입했다. 그런데 차가 나오던 날 시승운전을 해 본 것 외에 지금까지 이름만 내 차이지 난 운전대를 놓은 상태다. 차를 구입하고 그 다음..

계묘년 2월의 넷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볕은 계절의 경계를 만들지 않고 절기에 맞춰 제 할 일을 충실하게 해 내려 한다. 볕의 사이에 찬바람은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 있는 듯하다. 절기는 모른다고 고개 흔들며 마음이 내키는 대로 움직이는 찬바람은 겨울 바라보다 성질이 더 냉정하다. 멀리 보이는 산머리는 아직 눈의 고깔모자를 벗지 못했다. 그러나 부드러운 볕의 애무에 화답이라도 하는 듯 나무들은 수런수런 몸을 비틀며 회생의 신음을 토하다. 목련나무 아래로 목련 꽃의 외피가 날려 내리다. 늘 북쪽 하늘을 바라보며 산다는 백목련 나무들도 이제는 서서히 볕을 따라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 때가 되었다는 것을 새들의 속삭임에 때를 아는 듯하다. 나무는 새에게 집을 지을 나뭇가지를 뚝 떼어 주고 멀리 가지 않는다..

계묘년 2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의 마지막 눈을 기다리고 있다. 봄기운 가득 담은 볕이 우리 모두를 속일 즈음에 하늘은 우리에게 깜작 고별 쑈를 할지도 모른다. 모두가 봄이라고 봄바람과 놀 준비를 하는 중인데 꼬리가 긴 겨울의 울음은 온 세상을 하얗게 바꿀 모의를 하늘과 할런지도 모른다. 어느 해 2월 중순 갑작스럽게 눈이 많이 와서 학교까지 엉금엉금 기다시피해서 출근했다. 아이들은 운동장 가득모여 눈싸움 하느라 떠들썩했다. 마지막 눈을 기다리면서~~! ● 계묘년 2월의 셋째 목요일에~~~ 요즘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생활 중에 실행조차도 못하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미장원 이용하기는 철저하게 예약제다. 나는 좀 게으른 사람이라 예약을 하고 시간을 맞춰 미장원 이용이 ..

계묘년 2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정월 대 보름달의 황금빛이 세상 모두를 금빛으로 바꿨다. 겨울바람이 시루떡처럼 무거운 외투를 홀라당 벗다. 입춘이 지나더니 며칠 사이로 바람의 결이 달라졌다, 바람이 사심 없이 온 세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눈치가 빠른 나무와 새들은 이미 봄이 시작이라도 했다는 듯 몸 푸는 소리가 들리다. 산비둘기들의 하는 소리도 정겹고 나무로 쏟아져 내리는 햇볕을 따라 교태부리는 나무도 좋다. 올봄에는 정말 진해 벚꽃을 보러 기차를 타고야 말겠다.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홀가분하게 빈 몸으로 바람나고 싶다. ● 계묘년 2월의 둘째 목요일에~~ 1973년 봄 대학에 입학을 하고, 첫 미팅 주선이 들어왔다. 미술과 친구들 여러 명이 주선자의 부탁을 받고 미팅 장소로 나갔다. 그곳이 ..

계묘년 2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숲으로 들어가면 나무는 볼 수 있어도 나무가 만들어 내는 큰 포옹의 울타리는 볼 수 없다. 내 머리 속에 기억 되는 숲이나 바다의 풍경은 언제나 내 마음의 해석대로 제 멋 대로다. 겨울바람의 울음은 폭우와 폭포, 파도소리와 흡사하다. 겨울도 긴 것처럼 느껴지지만 100일 정도다. 가고 나면 또 익숙한 풍경이 온 세상을 바꿀 것이다. 기다림에 익숙해진 나이 듦이라 초조하지는 않다. 파도의 울음소리가 벅차게 들리는 겨울 바다가 궁금하다. ● 계묘년 2월의 첫 목요일에~~~ 오래 된 집이라 세월의 때가 구석마다 덕지덕지 하다. 그 중에서도 온 식구가 사용하는 욕심 겸 화장실은 청소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상큼함이 없다. 아이들이 성장 한 후엔 욕조를 없애고 샤와 부..

계묘년 1월의 넷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 재료로 그린 그림 밤새 소리 없이 내린 눈을 아침에 만나면 하늘에게 선물을 받은 듯 설레다, 어려서도 겨울의 눈을 좋아하더니 나이를 먹어도 눈 풍경 앞에서는 좀처럼 진정하지 못한다. 바람이 눈을 이리저리 몰이를 하는 중이다. 태양의 관심이 조금만 허락해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마는 눈이지만 세상을 골고루 편편하게 사심 없이 덮어주는 눈의 여유로움이 좋다. 눈이 내린 후의 풍경도 좋고 눈앞에서 내리는 눈은 살아 있는 것 같아서 좋다. 나의 외출 약속을 무참하게 깨버린 눈이지만 눈처럼 내 마음을 푸근하게 받아주는 이의 마음이 좋다. ● 계묘년 1월의 넷째 목요일에~~ 나와 함께 그림전시회를 하는 화우들은 모두가 대한민국 공무원이었고 아직 현직 근무자들도 있다. 그림을 전공으로 공..

계묘년 1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면 하루가 길기만하고 일어났다가 다시 누우면 하루의 길이가 너무나 짧다. 규칙적인 일을 하면서 살 때에는 하루를 조각조각 나누어 알뜰하게 보내려고 애를 썼다. 요즘엔 조바심내면서 보내는 하루가 아니기에 하늘을 보면서 멍~~ 창밖의 나무와 새들을 보면서 멍~~ 그러다가 해 질녘의 하늘을 만나면 넓게 멍~~ 하며 생각 없이 바라는 것이 없이 평안하기만 하다. 1월의 겨울은 깔끔한 성격의 엄마처럼 푸근하여 좋다. ● 계묘년 1월의 셋째 목요일에~~~ 구정 명절이 코앞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시댁으로 향해 어머님과 명절 보낼 장을 보고 식구들이 모이면 함께 먹을 음식들을 손질 했다. 명절 때마다 투덜거렸다. 그런데 어머님이 떠나신 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