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친구 아버님의 부고

유쌤9792 2008. 10. 5. 21:27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하늘로 연을 날려보다

내 마음대로 조정이 되질 않는다.

연 줄이내 손에 있지만 

연은 내말은 듣지않고 바람의 말만 들르려 한다. 

 

 

< 반쪽 어른되기와 이별노래.>

친한 친구 아버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위로라고 한다는 말이
"어! 이제 너 반쪽 어른이 되었구나..


그래도 어머님은 생존하고 계시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반쪽 어른이 된 것을 숙명으로 받아 들여라.
나는 두분 다 돌아 가셨으니

완전한 어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슬퍼!"

"그래!!나 지금 삼오제를 지내러 산소로 가는 중이야...."
나이가 오십인 친구의 목소리에서 축축한 물기가 들렸다.

일상에서 가끔 마음 한편이 서늘해 짐을 느낄 때가 있다.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던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잘 있었어!? 별일은 없니?"하면
"응! 잘 살고 있어,"라든가 "응! 별 일 있어. 사는게 너무 힘드네..!"하는
"응!!"으로 시작하는 말을 나에게 들려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서늘한 소식은
나에게 전해오는 부모님의 부고소식들이다.
그 예전에는 탄생소식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우리가 다음차례라는 순번을 일러 주기라도 하는 듯.
주변에서 들리는 부고소식은 봄 바람처럼 가슴을 차게 식힌다.

남의 이야기일 땐,--"그래도 호상이네, 별 고생 안하시고,
죽는 것도 복이 있어야 자는 듯 고요히 간다잖니....
이제 우리의 소원이 남북통일이 아니고 잘 죽기 아니가...!"--하며
온갖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그 말 아래 깔려있는 여운은 늘 쓸쓸한 이별노래로 들린다.

부모님이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나시는 것.

딱히 정해진 만남과 이별이라 알고는 있었지만,
부모님과의 이별은 해가 거듭 될 수록 묵은 그리움으로 남는다.

아마도 우리 곁을 떠나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에서라기 보다
우리가 아무리 나이를 먹어 머리가 백발이 되어도 세상에서
혼자가 된다는 느낌에 더 서러운 것 같다.

그러기에 자식은 늘 자식의 이기심에 사나보다. 흠!!!
그러기에 사랑은 내릿사랑이라고 했지......♥

도라지는 뿌리라서--조상이고,
고사리는 줄기라서---부모고,
시금치는 잎이라서--자식인 우리라고,

사랑은 소리없이 왔다가 작은 오색의 깃발 끝에

그리움만 남기고 가는 것이라고,

아버님의 생일 상 대신 제삿상에

삼색나물을 무쳐 놓을 친구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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