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가~~~끔은

유쌤9792 2009. 1. 10. 22:55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알려주는 고목.

우리는 어떤 일을 하든 확인하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습관은 오래 된 하인과 같고 늙은 개와 같다고 하는가 보다.

여행지를 돌다보면 아주 생경한 풍경을 바라보며 탄성을 지를 때가 있다.

길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고목의 여유로운 모습이나.
그 고목을 피해가든 뚫고가든 목적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지나 가라는 신호등이나,

꼭 그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을 보면서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어울리나...>에 대해 허공을 향해 묻곤한다.



▼ 가~~끔은?


가끔은 발에 잘 맞지 않지만
모양이 예쁜 구두를 신고 나설때가 있다.

처음엔 인어공주의 통증을 기쁨으로 알면서 거리를 걷지만
이내 예쁘다고 신고 나온 신발이 고문의 무기로 바뀐다.

발이 아파서 걷지도 못하면
어느새 육신은 흠씬 두드려 맞은이처럼 피곤하다.


예전엔 신발이 잘 안 맞아도
신다보면 발에 익숙해져 맞는 날이 있을꺼라는 기대로 그냥 신고 다녔다.
이제는 서너 발자욱 발을 떼어보고는 발이 불편하면 벗어버린다.
그렇게해서 신지 못하는 예쁜 신발들이 내 신발장으로 가득하다.

늘 신고 다니는 신발만 신는 나.
옷 매무새와는 상관없이 걷기 편한 신발만을 고집하는 나.


사람들과의 만남도 그렇다.
내 발에 편한 신발이 되기 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처음부터 편한 신발만을 찾으려하니
난 늘~~~~~ 혼자인 것 같다.

가~~~끔은
새 신발을 신어 발이 아파
부르트고 갈라져 기어다기게 될지언정 좀 참아 내야하겠거늘.....


가~~~끔은
고통도 즐길 줄 알아야하겠지.






꼭 한 사람만 허용 할 수 있다는 다리 옆의 보호대.

저 곳에 서면 무서울까....? 황홀할까......?






겨울 한 낮은 한강은 햇빛이 주인이다.

뱀의 허물이 햇빛에 반짝이듯 강물이 은 빛으로 눈이 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