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안아 줄께~~~~

유쌤9792 2009. 1. 10. 23:22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수채물감으로 그린 그림.


양수리 강변 연가 앞 마당에 있는 나무와 돌 벤치.

언제나 같은 모습, 언제나 같은 기다림으로 날 반겨 주는 나무.

이른 아침~~ 살구 차를 마시면서 그림을 그려 보았다.

그리곤~~~ 나무를 안아 보았더니. 기대어 보았더니
나무가 너무나도 따뜻하더라~~~~~~^^*


나도 가끔은 내가 나무가 되어 남들을 안아주고 싶다.

아무 조건 없이~~~~ 아주 오랫동안~~~~~
그가 아이든, 어른이든, 여자든 , 남자든........



■ 안아 줄께~~~~


아침이면 으례 운동장과 교문이 보이는 창을 향해 앉는다.

누가 어떤 모습으로 아침을 달려 오는가 감시라도 하듯.

그러나 비가 오는 날 아침에는
우산때문에 그들의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아쉽다.

그래도 우리반 내 사랑들은 비를 다 맞더라도
우산을 하늘 위로 쑥 밀어 올리고는 내 창을 바라다 본다.

--그리곤 멀리서도 내 모습을 확인하면 손을 흔든다.

비가 오는 날이면 누구나 다~~~ 마음이 헛헛 한가보다. ^^*

하늘과 땅이 보이지 않도록 비가 퍼 붓는 아침에도(8시30분까지 등교)
교실로 올 녀석은 다 왔다.

그런데

아직도 교실에 도착하지 않은 아이가 있기에
(즉~~~지각하는 아이가...)

교문으로 난 창 밖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억수져 쏟아 내리는 빗 속을 질주하는 녀석이 있었다.

얼마 전 눈이 너무나 맑은 ~~~`

젊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전학을 온 몸집이 아주 작은 머슴아다.

12살치고는 체구가 너무나 작아 달리는 속도도 빨랐지만
몸으로 맞을 비는 다 맞고 들어 온 아이.

교실로 들어 선 아이에게 물었다?

<야 ~~너 왜 우산이 없이 비를 맞고 오니?>

아이는 나를 바라보며 아주 섧은 웃음으로 답 하길....

<우산이 없는데요...>

<우산이 없다니...? 왜 우산이 없다는 거니?>

<우산이 학교에 있는데요.>


그래 맞아~~~~! 학교 교실에 우산이 있기는 있지.....

양심 우산이라고 하여 서너명은 족히 쓸 수 있는
골프장 크기의 우산이 5개 정도 있다.

학교에서 비가 오면 집에 갈 때 같은 방향의 아이들이 함께 쓰고 가라고
구청에서 학교로 만들어 준 우산이지~~~~~~~`

<아니 네 우산....?>

아이는 아무런 대답이 없이 울것 같은 맑은 눈으로 날 바라다 보았다.

< 그래~~그래~~~ 어서 닦자. 감기 든다.>
<너 오늘 지각 아니다~~~~~~~ 그러니 어서 옷이나 말리자.>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 시간이 너무 지나니깐 달려 온 아이.

그래서 저 비를 다 맞고 뛰어 온거니....저 비에~~~~~~

<그럼 나에게 전화라도 하지 그럼 내가 널 데리러 가지...>

------

<전화가 없는데요````>

** 은 큰 아버지 댁에서 학교를 다닌다.
핸드폰 만을 쓰고 계신 큰 아버지의 전화를 쓸 수도 없었을 것이고,,,

아무리 우산이 없어도 ~~~~~~~~~~~```

나를 완전하게 사랑하지 못하는 **는 전화를 걸지도 못 했을 것이다.

저를 사랑하는 나~~~16일동안의 시간이 너무 짧았나보다~~`
사랑은 한 번에 척 ~~~보아도 안다는데..... - -;;;;


내가 끔찍하게
징그럽게 좋아하는 비를....

나는 비를 좋아하지만~~~``
우산이 없는 아이에겐 저 비가 얼마나 미웠을까...?


난 아이를 적신 비를 잠시 미워 할 수 밖에.....

그리고~~~`

비에 흠뻑 젖은 아이를 닦아 주면서~~~~
다시 창 밖을 보니

우리 반 아이 말고도
저 멀리 우산을 쓰지 않고 뛰지도 않은 채
아주 느리게 걷는 내 정인들이 보였다.

뛰어도 돌아 들어 갈 곳이 없는 내 정인들의 모습이....

저 비 맞를 맞은 녀석은
시간이 지나면 옷이 마르듯이 말짱하게 비를 잊을터인데.....

하교 길에도 저렇게 비가 내리면 ** 에게 내 비상 우산을 줄꺼다.

내가 숨겨 둔 내 우산에 **의 이름을 큼직하게 써서 줄꺼다.


이번에는 절대로 잃어버리지 말라고~~~~
다음에 비가 오면 우산을 꼭 쓰고 천천히 걸어서 오라고~~~~

그리고~~~ 말로는 못 하지만 눈빛으로 말을 하고 싶었다.

네 엄마처럼 절대로 네 앞에서 아무것도 보내지 말라고. 잃어 버리지 말라고~~~~

(엄마가 아이를 버렸단다~~ 아니 두고 떠났단다.

누구에게든 버림 받는다는 것 --특히 엄마에게 버림받는다는 것~~`

남자 아이들에겐 너무나 큰 상처인 것 같다--여자아이에게도 그렇지만.)


오후엔 끔찍하게 ~~까무라치도록 하늘이 맑아지며 해가 났다.

억수져 내리던 비 오던 아침을 아이도 나도 까마득하게 잊었다.

점심을 먹고 나와 아이들은 ~~~~~~`

빗물을 슬픔처럼 모두 삼켜 버린 마른 운동장에 나가서 뛰었다.

안아 줄께~~~~~`

꼭 안아 줄께~~~~~

이제는 내가 안아 줄께~~~~~~

미웠던 하늘이 예뻐 보인 하루였다.^^*








비가 오는 날엔~~~꼭~~!!! 라면을 끓여 먹는다.

여럿이서도 꼭 한개를... 양쪽 손잡이가 있는 노란색 양은 냄비에...
난 라면 건더기를 좋아하고~~` 내 정인들은 국물을 좋아한다.--그럴까?? ^^*

비가 오는 날이면 그래서 궁합이 잘 맞는 이들과 라면을 끓여 먹고 싶다. ^^*

노란색 양은 남비의 바닥이 보이도록 말끔하게 설것이를 하듯~~~

라면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내 정인들을 이제는 내가 안아 주어야겠다...^^*





저 속에 무엇이 들었을까~~~ 아침마다 눈 기울었다.

비 바람이 밤 새 창을 두드리더니
바람이 지나가면서 저 주머니를 흔들었나 보다.

입을 터뜨리고 나온 까만 열매들....

아무 투정 없이 다시 땅으로 돌아가
긴 겨울 숨 죽이고 살다 봄이면 하얀 웃음으로 오르겠지...!

잠시 투정없는 자연의 회귀 모습에 숙연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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