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우리 <귀천>에서 만나길....^^*

유쌤9792 2009. 1. 10. 23:31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수채화와 수채 색연필로 그린 그림.


매일 아침 문 밖으로 나서면 갈 곳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한다.

매일 아침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도착하면
늘 같은 일의 반복과 같은 이들과의 만남이면서도
마음으로는 늘 ~~~새로운 일, 새로운 이와의 만남을 기대한다.


한 번도 내 기대와 같은 일이 우연히 일어 난 적은 없다.

내가 그려 둔 미로 같은 길을 따라 눈을 감고 걷다가
길을 잃는 꿈에 화들작~~놀라 잠에서 깨어 허망하게 하늘을 보는 것 .

꿈에서 놀라 현실을 구별 못 하고 일찍 깨는 날이 많다는 것.
무슨 뜻일까~~~???



■ 누구인가...!


겨울을 재촉하는 아침 무서리를 맨발로 밟았다.
발은 너무나 차거운데 가슴은 서서히 뜨거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감기의 신열처럼 서서히 내 가슴에 침투하려는 이가 누구인가...?

감기는 나에게 있어서는 겨울을 알리는 선전포고와 같다.
v 겨울이 시작 되려면 나를 죽기 직전까지 몰고 가는 감기.

그 감기에 신열과 폭풍치는 듯한 재채기의 열정을 자극하는 이.
그가 도대체 누구이길레~~~~~


하얀 휴지가 첵상 위에 널브러져 있다.

막힌 코를 뚫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애궂게 코를 괴롭히고 있다.
막힌 감정을 뚫어 보려고 그러는가~~~~!!!!

미련하고, 의심덩이의 감정으로 막혀진 그 마음을 어찌 뚫겠다고...

오늘은 많이 아프다.

무서리를 밟고 있던 내 발이 얼었나 보다....-ㅣ-;;










인사동 <귀천>에서 대추 차를 마시다.

그 동안 대추차 한 잔 마시려고 귀천엘 여러 번 갔었다.

원하기 작은 공간이라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고 자리가 없으면
늘~~~문 안에 발도 들이지 못 하고 돌아 나왔다.

어제는 용~~케도 최고의 귀빈석이 남아 있었다.
남들의 이야기와 남들의 모습을 관객이 되어 볼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내 이야기와 남의 이야기가 작은 공간 안에서
그 내숨, 들숨의 공기와 분위기 속에 조근히 녹아 내린 날.

타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고 해도 그들의 이야기가 귀로 흘러 드는 곳.
듣다 보면 그 이야기 모두가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라는 것을 안다. ^^*

우리들이 살아 가는 이야기엔 그다지 큰 비밀도 없는 것 같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바라고, 그리고 이별하고, 그리워하고~~~할 뿐.

그러면서도 혼자들만이 지니고 있는 비밀인 것처럼 가슴에 묻은 채
두고두고 상채기를 만들면서 힘들어 하는 일이 많다.

그러기에 난 어디에 가든 남들 이야기 듣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참견 하기도 좋아한다. ^^*

그래서~~~~~~~
나는 누구와 앉든 마주 앉는 것 보다
어깨를 포개어 겹쳐 앉는 것을 좋아한다.
v 심장에서 쿵~~쿵하게 울려 나오는 진실 된 소리를
그들의 어깨에 기대어 귀로 듣고 싶어서~~~`그럴까~~~? ^^*


탁자를 경계로 놓고 마주 앉는 것은 회의를 하거나
무엇인가를 주고 받을 거래가 있을 때의 대련 자세다~~~^^*

난 늘 옆에 포개 앉기를 좋아하는 편이나~~~`
남들에게는 말로 <내 옆에 앉을래요~~?>라고 하지 않는다~~`
왜~~~!!~~` 내가 좀 이상하게 보일까봐서~~^^* ㅎㅎㅎ

그래서인가~~~~!
난 앉을 자리가 늘 궁색한 <귀천>의 그 자리가 좋다.

찻집의 공간이 너무나도 좁아 ~~`
남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인간적인 <귀천>이 좋다.

소리지르고 이야기 하지 않아도 좋은 곳,
이야기 하면서 상대방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좋은 곳,

그리고~~` <귀천>~~집은 작아도 하늘이 보이는 듯한 집.

백자의 접시에 그려진 작은 매화가 살아서 꽃 비가 내리는 듯한 집.


귀천의 <대추차>가 그리워지고
그 대추차를 마시며 행복함을 느끼는 것을 보면
해 내림의 어둠처럼 닥아오는 겨울이 가까워져 왔음을 예고 하는 것이겠지.

이 을씨년스런 겨울을 당신들은 누구에게 덜어 내어 주실껀가~~?


혼자 가도 좋고 둘이 가면 더 좋은 집.
우리 <귀천>에서 만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