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지나가는 여름
매미와 쓰르라미의 울음이 처절하여 잠 못 드는 밤.
이런 불면의 밤이 여러 날 지나고 나면
불가마 속과 같던 더위도 맥 빠지게 사라질 것이다
소나기 한 번씩 뿌려주면 좋으련만
하늘의 마음을 아직도 헤아리지 못해 답답하다.
수없이 맞이하고 작별한 여름의 더위.
더위 속에도 하늘은 잠시 쉬면서 바람과 비를 준다.
하늘도 더위 속에서 잠시 쉬기도 하는데
우리는 늘 분주한 마음으로 오롯하게 쉬지 못한다.
어떤 일을 하든 그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휴식이며 명상이라 하거늘
난 늘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일상이다.
세상이 더위의 열로 온통 붉은 색이다.
그래도 뜨거운 심장 같은 붉은 색은 아름답다
● 2024년 7월의 셋째 목요일에~~
초복이 지나니 진짜 여름이다.
요와 이불을 모두 삼베로 바꿨다.
삼베에 풀을 먹이지 않아도 자연의 힘으로 빳빳하다
엄마는 여름이 시작되면 삼베 이불에 풀을 먹이셨다.
풀이 얼마나 강하게 접착했는지
엄마의 삼베 이불과 요는 장판지처럼 반들거리고
몸을 돌려 누울 때마다 삼베 요에서 서걱서걱 소리가 났다.
이불로 덮으면 몸에 달라붙지 않아 텐트 같았다.
엄마는 삼베에 풀을 먹이고 난 후 이불을 볕에 말린 후
분무기가 없어서 입에 물을 가득물고 물을 뿜었다.
적당하게 물 먹은 삼베를 수건에 싸서 발로 꼭꼭 밟았다.
발로 밟는 일은 주로 내가 도 맡아서 했다.
내가 발로 밟으면 100번마다 삼베 옷감을 꺼내어
밟히지 않은 부분을 요리조리 접어 다시 밟게 했다.
숫자를 세면서 밟다가 숫자 헤아리기를 잊으면 대충 말했다.
요즘이야 분무기 풀도 있으니 빨래 줄에 널은 후
풀 분무기를 뿌리기만 해도 다림이질 한 것처럼 펴진다.
나는 엄마처럼 모든 일에 열성적으로 살지 못한다.
집 안 일은 티도 나지 않게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러나 집안일을 다 하고 나면 마음이 시원하다.
오늘은 갑진년 7월의 셋째 목요일입니다.
초복이 지났으니 중복, 말복도 잘 보내요.
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평안하시길 !
당신을 사랑합니다.
몇 년 전 여름
남편과 아들 그리고 아들의 여친과 함께
루마니아의 <시기 소아라>를 여행했다.
동유럽인 루마니아는 우리나라에서도 멀고
여행객들이 별로 많이 찾지 않아서인지 고전 그대로가
보존되어 있어서 고즈넉하니 감동이었다.
루마니아의 더위도 거의 살인적인 더위였다.
우리나라의 더위 속에는 습도가 담겨 끈적거리고
후덥지근하기가 기분 나쁘다는 더위이지만
루마니아의 더위는 젖은 옷을 볕에 바로 말리는
더위였지만 건물이나 나무의 그늘로 들어서면 시원했다.
거리의 카페는 거의 오픈카페였다.
물론 에어컨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대형선풍기와 물안개가
루마니아의 어둠을 더 낭만적으로 만들었다.
루마니아의 지인과 약속하기를 <다시 또 오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다시 루마니아엘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인의 여름 별장에서 최고의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내 두 발로 포도를 꾹꾹 밟아 주기를 약속했는데....
루마니아 지인은 여름마다 나를 기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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