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4년 8월의 첫 목요일에~~

유쌤9792 2024. 8. 1. 17:58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산 전체가 초록빛이다.

산의 가슴으로 들면 모두가 초록으로 물들다.

 

산 속에 담겨 있는 마을

세상에서 떠돌아다니는 풍문일랑 산이 가로막아 모른다.

 

마을로는 해오름이 시작되고

마을 밖의 산으로는 보름달이 하늘로 오르다.

 

새는 달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에 넋을 놓다.

 

홀로 있다 보면 내가 누구인지 네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러기에 우리는 종종 숲속의 아주 깊은 곳으로 숨고 싶어진다.

 

 

● 2024년 8월의 첫 목요일에~~

 

이른 아침부터 창으로

흘러드는 온갖 냄새가 하루를 시작하게 한다.

 

온 동네로 흐르는 빵 굽는 냄새는 모닝커피를 부른다.

 

동네에 즐비한 빵집의 모두가 오븐을 열었나 보다.

빵 익는 냄새를 바람이 붙잡아 데려가고 나면

닭 튀기는 고소한 냄새가 이근 학교의 돌담을 따라

허리가 긴 뱀처럼 아주 서서히 미끄러져 창을 넘어온다.

 

아직 아침인데 점심을 준비하는 가게들마다

흘려보내는 냄새 중에 중국집에서 살금살금 내놓는

자장면 볶는 냄새는 온 동네를 벌름거리게 만들다.

 

아파트 넘어 보이는 여학교로 들어가는 거리로는

여러 유명하다는 식당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여고학교와 남, 여 공학의 중학교가 함께 있는 학교이기에

학생 수도 어마무시하게 많다.

 

내가 다니던 여학교로 오르는 길로도 여러 가게가 많았다.

주로 떡볶이, 붕어 빵, 튀김을 파는 가게가 즐비했다.

 

요즘 학교근처의 골목에는 전 세계의 식당이 이사 온 것 같다.

학교 앞 식당은 유명한식당보다 맛이 더 좋다.

입맛이 까다로운 여학생들을 상대하려니 가게 인테리어며

서빙하는 사람들도 거의 다 잘생기고 기럭지가 좋은 청년들이다,

 

일 년도 십 년도 세월은 휙~휙 날아서 사라진다.

내가 잘 보내고 있는 세월인데도 사라진 세월에 종종 놀래다.

 

오늘은 갑진년의 8월 첫 목요일입니다.

 

매미 우는 소리가 요란한 날입니다.

장마도 끝이 났다고 하니 더위를 조금만 더 견뎌보아요.

건강하기, 평안하기. 신나고 재미나게 살기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정수기의 물을 먹기 전까지는

큰 주전자에 보리 물을 끓이고 찬물에

주전자를 담근 후 식혀서 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는 일을 매일 했다.

 

여름철에는 물을 많이 먹으니 하루에 두 번 보리차를

끓여야 하는 날도 있었다.

 

보리차는 너무 빠르게 맛이 변하기에 두고 먹으면

이내 맛이 변하기에 참으로 성가신 작업이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집안 일이 너무 많았기에

일을 하는 엄마인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밤에

잠자리에 누울 때까지 등을 대고 편안하게 눕거나

앉아 보지를 못했다

그러다가 집에 정수기를 들여놓은 다음부터는

보리차를 끓이지 않게 되어 만세를 불렀다.

 

요즘엔 보리차가 입에 착착 붙기에

보리차 티백을 한 개 넣어 물과 함께 냉장고에

넣어두면 하루 종일 보리차를 시원하게 먹을 수 있다.

 

정수기에서 받아먹는 물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보리차의 물맛은 추억의 맛이라 더 좋다.

 

투명한 유리그릇에 담아 둔 보리티백에서

나온 물빛이 황금색을 발한다.

 

나의 보리차에 대한 추억은 아주 행복했던 날의

기억들이라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