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누운 달.

유쌤9792 2009. 1. 10. 22:34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수채화로 그린그림.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 동쪽 창을 열으니
나처럼 고단했던 달이 어제 밤부터 누었는지
일어 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림속에 달을 가두려고 스캐치북을 폈다.
누드모델처럼 살짝 부끄러워 하는 모습에
달이 금새 사라질까 염려하며
스케치 하던 손을 멈추고 디카에 달의 모습을 가두었다.



● 누운 달

어디에 걸어두면 좋은 달인가.....!

하얀 꼬리를 지녔을 것 같은 생선 가시처럼 생긴 달.
끝이 너무 뾰족하여 가슴에 지니고 있으면
너무나 자주 가슴을 찌를 것 같은 달.

달을 바라보는 마음엔 늘 그리움이 물기 어리게 스민다.

칠흑처럼 어둔 하늘에 누어있는 달 옆으로 살짝 누어 본다.

혼자서는 외로운 달에게
귓 볼이 뜨겁도록 속삭여 준다.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깬 것은 너를 만나기 위함에서 였다고...>

그리곤.
<달님이 날 부르면 언제이든 난 당신 편이라고.......>



-------------- 일영에서 디카로 찍음 _______________



깊이 파인 돌 위로 단단하게 묶인 고리.
우리들의 만남은 다 인연이 빚어 낸 피치못할 변명인가?

만나지 못 할 때는 그 그리움에 푹 절여져 사는 일이 다 시큰둥한다.

만나면 비었던 마음을 고운 감정으로만 도배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나뉠 것을 염두에 두고
그리운 마음엔 풀칠도 해 보지 못하고 싸운다.

너무 단단하게 묶여 있는 우리들의 인연들.

비바람에 녹이 슬고 세월에 그 인연의 두께가 얇아져도
한 번 닥아 선 인연은 끝이 없는 변명만을 늘어 놓은 채
우릴 슬프게 한다.

그러길레 인연은 운명이고. 끝없는 고리의 연속인가 보다.



새로고침꾸미기

'예전에 쓴 글과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간 약.  (0) 2009.01.10
늘 미련이 미련하게 남아서   (0) 2009.01.10
호수다방.   (0) 2009.01.10
고란사의 풍경소리.  (0) 2009.01.10
어깨를 빌려 주실라우?  (0) 2008.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