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임인년 2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2. 2. 10. 12:28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들녘의 나무들 위로 봄볕이 마술을 부리는 중이다.

봄 느낌이 나무들 위로 뭉실뭉실 솜사탕처럼 번져 간다.

 

봄의 달리기는 멀리 땅 끝의 마을부터 시작하여

푸른색의 바람이 늘 한결같은 바다마을까지 달리다.

 

봄볕이라 부르는 곳으로 조금씩 옮겨 앉아보다,

 

새들은 벌써부터 집짓기를 위한 나뭇가지를 고르느라 분주하다.

 

아주 작게 솟아오르는 연두 빛의 어린잎들과 눈 맞춤을 하다.

올 봄에는 나도 봄바람을 따라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바람이 나고 싶다,

 

 

임인년 2월의 둘째 목요일에~~~

 

 

휴대폰 전화요금을 실버통화료로 책정을 하여 낸다.

 

그랬더니 한 달 동안 전화 사용료가 약 26000원 정도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산책을 하면서 라디오의 음악 방송을 들으면

약정한 데이터를 다 사용했으니 뭐 <어쩌구 저쩌구>하라고 문자가 온다.

내 머리로는 무슨 말 인지 도통 알 수가 없기에 통신사엘 찾아 갔다.

 

통신사의 젊은 직원이 내말을 다 듣고 내 휴대폰으로 온 문자를 보면서

뭐~~별 일이 아니라는 듯 <늘 쓰시던 대로그냥 사용하시면 됩니다.

데이터를 다 사용해서 추가로 전화요금이 나와도 실버요금제이니

걱정하지 말고 사용 하셔요>한다.

그리고 여러 번 강조해서 나에게 확인의 말을 했다.

<실버 요금제는 법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는 연령의 어르신들에게만

적용되는 요금제이니 아무 걱정 말고 쓰시던 대로 사용 하셔요>했다.

 

법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나이의 어르신이라~~~!

단 한 번도 부러워 해 본적이 없는 법적 혜택의 어르신의 나이다.

 

마음은 계절을 따라 분수없이 나대기부터 하기에 나이를 종종 잊는다.

 

요즘 새롭게 나오는 전자기기들의 사용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오늘은 2월의 둘째 목요일입니다.

 

코로나가 들판의 불처럼 번지고 있으니 불안합니다.

우리는 그래도 건강 잘 지켜내고 늘 평안한 마음을 지켜주기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의 동생에게서 물 좋고 맛 좋은 멸치가 왔다.

 

아주 작은 멸치는 별 손질 없이 멸치 볶음으로 조리한다.

그러나 덩치가 좀 있는 멸치는 한 마리씩 손질해야 한다.

 

일부 요리사들은 그냥 조리를 해도 좋다고 하지만

그래도 대가리와 똥을 떼어내고 나면 조리를 해도 깔끔하고 보기도 좋다.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엔 점심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녔다.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시절엔 사는 형편들이 비슷하고 거의 다 못 살았기에

도시락 반찬도 반 아이들 모두가다 비슷하게 싸 왔다.

 

도시락을 못 싸오는 아이들이 더 많았기에

학교에선 미군들에게 배급을 받았다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옥수수 빵을 점심대신으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노란색이 빛나 보이던 옥수수 빵은 어른 손 크기 만하였고

양호실에서 양호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셨다.

 

그 옥수수 빵이 먹고 싶어 점심으로 배급 받아온 친구에게

내 도시락을 주고 옥수수 빵과 바꿔 먹기도 했다.

 

우리들의 도시락 반찬으로는 콩자반. 멸치볶음. 김치. 무말랭이

거의 이런 수준이었지만 보리밥의 도시락을 가지고 등교 하는 것만으로도

부모님께 감사하던 시절이었다.

 

내가 어릴 때 멸치 다듬기는 온 식구가 모여서 했다.

어린 나는 멸치 다듬기보다 엄마 곁에서 생멸치를 얻어먹는

재미에 짠 멸치 때문에 물을 연거푸 마셔도 즐거웠다.

똥만 화단에 묻고 대가리는 음식 국물 내는데 사용하셨다.

 

일 년에 서 너 번 시골 삼천포에 사시는 오촌 할아버지가

멸치, 문어, 미역, 김 등을 소포로 보내 주셨다.

엄마와 나는 종종 그 소포를 찾으러 우체국으로 갔다.

 

소포를 찾아 온 날엔 우리 집 빨래 줄에 뻘건 색의 문어들이 널렸다.

 

멀리 담 너머로 보이는 문어가 바람에 펄렁이는 것이 꼭 연과 같았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우리 집 빨래 줄에 널린 문어를 보면

모두가 영이네 <삼천포 오촌 할아버지>이야기를 돌림노래처럼 했다.

 

문어가 바람과 볕에 어느 정도 마르면 엄마는 큰 가위를 들고

문어를 오리고 자르고 하여 온 동네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엄마의 문어 나누기가 끝나면 얼마 동안 동네의 어른이나 애들이나

할 것 없이 문어 다리를 질겅질겅 씹고 다녔다.

 

 

요즘 우리 집의 멸치 다듬기는 나와 남편이 열심히 한다.

동생에게서 종종 멸치가 온다. 그러면 나는 반찬으로 만들어

동생과 딸네 그리고 이웃들에게 나누어 함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