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계묘년 11월의 첫 목요일에~~

유쌤9792 2023. 11. 2. 08:38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지나가려는 가을이 고맙다.

 

살아 온 날만큼이나 맞이하고 보내고 하는 계절이건만

가을에는 알 수 없는 조바심에 마음이 어수선하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면

온통 낙엽으로 나무의 지난 계절에 대한 고백을 볼 수 있다.

 

산으로는 붉은 단풍의 자태가 바람에 흔들리다.

보름달에 오른 새도 단풍처럼 붉게 물들다.

 

시절의 끝을 보려는 듯 바람은 나무를 흔들어 대다.

바람에 따라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이 뱅글뱅글 돌다.

 

나의 시절도 낙엽을 따라 조금씩 말라서 바스러지고 있는 중이다.

 

 

계묘년 11월의 첫 목요일에~~

 

무청으로 만든 물김치를 이웃에게 선물하고 왔다.

 

며칠 전 이웃이 나에게 농사를 지은 무청이라며

비닐봉지로 한가득 줬다.

데쳐서 나물도 해 먹고, 시래기 국도 끓여 먹어도

무청의 양이 엄청나기에 반신반의 마음으로 물김치를 만들었다.

 

관심 없는 척 무청의 물김치를 안 보는 척하였다.

익어 가기만을 기다렸다가 나의 물김치 숙성의 감으로

냉장고에 넣었다가 며칠이 지난 오늘 꺼내서 맛을 보니

물김치의 맛이 환상적으로 톡 쏘면서 너무 맛났다.

그래서 나에게 무청을 준 이웃에게 물김치 한 통을 건네 줬다.

 

무청 물김치는 처음 먹어 본다면서 너무 맛나다고 감탄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무청을 큰 봉지에 담아 지난 번 보다

더 많이 나의 두 손에 들려줬다.

 

에그~~ 산책 하는 중이라 싫다고 말 할 것을 ~~!!!

집에 가져 와서 다듬고 세척하고 썰어 소금에 절이고

다시 물김치 3통을 만드느라 온몸이 다 쑤신다.

 

부모님이 농사를 지은 신 것이라니 더 소중하게 알뜰하게

잘 다듬어서 다시 물김치를 만들었다.

 

거절하지 못하는 나. 물김치를 이집 저집 나누어주는 나.

칭찬에 늘 신 나서 내 몸 힘든 것 모르고 일 무서워하지 않는 나,

내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타인의 입에 들어가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나,

 

세상에서 가장 큰 공덕이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이라고

엄마는 늘 말씀하셨다.

그래서 끼니 때 우리 집엘 오는 사람에게는 늘 식사를 대접했다.

 

2023년도 기울어간다.

두 장 남은 달력을 보면서

올 해엔 어떤 인연을 만났나 생각해 본다.

다 소중한 인연들인데 잘 간직하고 정을 주며 살아야지~~!

 

오늘은 11월의 첫 목요일입니다.

 

바람이 불면서 날씨가 점점 차가워집니다.

건강 잘 챙기면서 재미나게 살아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릴 때아주까리 열매를 휘두르며

동네 남자 아이들 겁을 먹게 했던 왈패가 나다

 

그런 내가 추억이 많아 좋다

추억 덕분에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쓸 수 있어서

감사하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