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계묘년 10월의 셋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3. 10. 19. 08:53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가을 하늘이 바다처럼 보이다.

하늘의 구름도 푸른 파도처럼 적당하게 간격을 두고

눈 시린 파란 가을하늘에 징검다리를 만들다.

 

지난여름 더위의 뜨거운 기에 눌려

집에 콕 박혀서 바다의 근처도 가 보질 못했다.

 

바람이 슬슬 비질을 하더니 하늘로 번지는 가을의 빛이

너무나 정겨워 새들에게 구름을 한 개씩 선물하다.

 

 

계묘년 10월의 셋째 목요일에~~

 

지난 수요일에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KTX 기차를 타고 부산에서 개최한 국제 영화제를 보러 갔다.

젊은 후배들이 나를 데리고 다니느라 고생을 했다.

이제는 걷는 것도 뛰는 것도 마음과 다르게 발걸음이 어눌하다.

 

서울에서 부산이 너무나 가까워졌는데도

기차타고 여행을 하는 것도 부산의 친구를 보러 가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가 않기에 당황스럽기도 하다.

 

예전에는 모든 것이 부족했다.

그러나 요즘엔 돈도 있고, 시간도 넉넉하게 있는데 자유롭지 못하다.

집에 남겨있는 남편이 걱정되다니~~!!

고작 하루 밤을 나뉘어 잔 것뿐인데 남편은 내가 없으니

잠도 식사도 혼자 있는 것이 너무나 허전해서 힘들었다고 한다.

 

남편을 혼자 두고 어디를 가지 못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영국의 아들을 보러가고 싶지만 말이 안 나온다.

 

친구들에게 내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모두들 나에게 한 마디씩 한다.

“네가 네 남편의 길을 잘 못 들여 놓았으니 다 네 책임이다”한다.

남편이 연상이 아니라 연하라서 그런 가~~~!

 

살면서 끝까지 남아 마주보며 살아야 할 사람이

부부 뿐이라고들 말한다.

자식들도 친구들도 곁에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이라는데~!

 

매일매일 우리는 서로에게 <여친, 남친>이라 부르며 산다.

 

 

오늘은 10월의 셋째 목요일입니다.

 

비바람의 기세가 대단한 날이라 창문을 사정없이 흔들지만

모처럼 먼지를 닦아주는 고마운 비바람입니다.

 

오늘도 재미나게 신나게 살아 내기로 해요.

날씨가 매일같이 추워지니 감기 조심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제주도의 오징어들이 제주 바람에 펄럭 이네

 

제주도 여행 중인 후배가 사진을 보내왔다.

반 건조 오징어라 먹기 좋다고 한다.

 

제주도엘 다녀 온지도 10 년이 넘었다

남들은 잘도 가는 제주도 인데

나는 제주도도 가질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아직은 힘차게 다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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