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와 부추의 부침개날씨가 나빠도. 좋아도 즐겁게 먹을 수 있는간편 요리는 부침개다. 옛날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이면 엄마는 마당에 화덕을 내놓으시고는 부침개를 부치셨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경동고등학교 언덕을 내려오면 부침개의 고소한 냄새가 삼선동 5가를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우리 집 부침개가 온 동네로 배달되는 것은 언제나 내 몫이었다. 부침개를 온 동네가 나눠 먹던 시절이 어제같다. 이제는 동네 나눔을 하지 못하지만 종종 부침개를 부쳐서 지인들에게 나눔한다. 부추를 듬성하게 잘라서 넣고 그 위에 큼직한 새우를 얹어 부쳤더니보기도 좋고 먹기도 맛나다. 내가 부침개를 부치는 날은 그리움을 소환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