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891

2024년 1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하늘의 인심이 좋아 갑진년의 1월엔 눈이 풍성하다. 나무마다 하얀색의 털목도리를 두른 듯 보기 좋다. 겨울의 추위가 긴 것처럼 느껴져도 견딜만한 도시의 추위다. 양평의 산속에 사는 친구는 매일 아침에 카톡으로 양평 산속의 겨울을 알려 준다. 문 밖이 하얗게 얼어붙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단다. 나의 어릴 적 겨울은 정말 너무 추웠던 기억이 있다. 온돌방에서 자도 이불 밖으로 손이나 발을 내 놓지 못했다. 엄마는 우리 삼남매가 추위에 감기라도 걸릴까봐 밤새도록 목과 어깨를 두터운 이불로 꼭꼭 눌러주셨다. 새들도 하얀 눈의 털모자를 썼기에 보이질 않는다. ● 2024년 1월의 둘째 목요일에~~ 며칠 전 저녁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카톡으로 제자의 부고가 알..

2024년 1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새해가 시작 되다. 계묘년에서 갑진년으로 넘어 갔다. 새해 아침의 해오름을 보기 위해 동쪽 베란다 창에 섰다. 하늘의 한 귀퉁이부터 서서히 붉게 물들이더니 순식간에 온 하늘을 붉은 색으로 만들다. 매일 보는 하늘의 붉은 색 번짐이며 해오름의 풍경인데 새해라는 의미를 부여하니 더 천천히 하늘을 보게 되다. 붉은 색을 화폭에 담아내기를 좋아하기에 붉은 기운을 가두기라도 하는 듯 붉은 물감을 화폭에 평소보다 더 더께더께 바르다. 붉은 하늘이 부담스러운지 새들도 나르다 멈추다. 이 우리 집의 가훈이었던 것이 기억나다. ● 2024년 1월의 첫 목요일에~~~ 새해가 시작 되면 꼭 하고 싶은 일들을 골똘하게 생각해 본다. 젊어서는 소망하는 일들이 많아 기억하기도 힘들었다..

2023년 12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며칠 전 하늘이 선심을 쓰는 듯 고운 눈을 소리 없이 뿌렸다. 아침에 창을 여니 흥에 겨워 날리는 눈이 창을 쳤다. 나무들을 하얀 옷으로 치장하기에 턱 없이 부족한 눈이지만 가장 높게 올라선 덩치 큰 나무는 하얀 옷을 걸치다. 나무 옆의 돌탑도 하얀 옷을 입었다. 세상 어느 곳에도 편애 없이 골고루 하얀 옷을 선물하다. 그래서 나는 비와 눈을 좋아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새는 어디에 있었기에 흰 옷을 받지 못했니~! ● 2023년 12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하얀 눈에 폭 싸여진 덩치 큰 나무들을 보면 언제부터인가 이 생각났다. 그와 나는 젊은 시절에 명동에서 자주 만났다. 명동에 있던 그의 양장점 앞집의 건축 사무실..

2023년 12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마을에 대형 트리를 만들었다. 우리들의 모든 소망, 슬픔, 희망을 그려 넣었다. 아주 소박한 선물을 포장하여 나누려 한다. 나의 이웃들에게 일 년을 열심히 함께 살아서 고맙다고 말 하면서 작은 선물을 나누고 있다. 나의 작은 선물을 받으면 모두가 활짝 웃는다. 그 순수한 웃음이 트리의 전구불보다 더 환하고 아름답다. 영국의 아들네 동네에서는 이웃들이 크리스마스카드를 아들네 집의 대문 밑의 틈으로 넣어준다. 잘 모르는 이웃들인데도 크리스마스에는 마음을 담아주다. 일 년 내내 아들네 대문의 안쪽에 그 카드들이 붙어 있었다. 이웃들이 이방인인 내 아들은 지켜 주는 것 같아서 고마웠다. 나도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화폭에 담아 보다. ● 2023년 12월의 셋째 목요..

2023년 12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바람이 잠잠하더니 등을 두드리는 볕이 정답다. 아무리 기온이 올라간 겨울 날씨라 해도 코트주머니 밖으로 나온 손이 시리면 추운 날이다. 아직 제 속을 다 비워내지 못한 나무들이 즐비하다. 초록의 싱그럽던 색이 다 퇴색하여 붉은 황토색을 되다. 사는 일이 뭐 별 것인가~~! 잠시 멈춰 머물렀다가 다시 살아내면 되는 거지 자연속의 나무들처럼 한 곳에 묶여 있어도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너무 궁금해 하지 않으며 사는 거지. 바람의 길을 따라 새들이 날다. 바람 속으로 사라지는 새를 오랫동안 바라보다. ● 2023년 12월의 둘째 목요일에~~ 겨울이 거듭 될수록 내 눈 앞에서 소리 없이 사라지는 지인들이 생기고 있다. 추억이라는 무책임한 기억만 남겨두고 떠나는 지인들...

계묘년 12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따듯한 겨울이 펼쳐지다. 그런데도 겨울의 마음을 믿지 못하고 둔한 모습으로 외출을 한 후엔 곤욕을 치른다. 열렬하게 걸어서 그러는지 땀이 온몸을 흐른다. 그런데도 옷을 가볍게 벗으면 감기에 걸릴까봐 곰탱이처럼 둔한 모습으로 그냥 다닌다. 내 어머니는 집에 하루 종일 계시는 날에도 정갈한 옷차림에 가벼운 화장도 하셨다. 하고 물으면 하셨다. 나도 나의 집이 근무지로 바뀐지가 여러 해가 되었지만 나의 옷차림, 몸차림은 참으로 게으르고 허술하기 짝이 없다.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답답하지 않다. 집으로 드는 겨울 볕이 너무 포근하기에 겨울도 행복하다. ● 계묘년 12월의 첫 목요일에~~ 매 번 같은 버스를 타고 목적지까지만 오고 간다. 문득 궁금했다. 그래서 늘 서..

계묘년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찬바람이 시원하게 온몸을 두드리는 날이다. 걷다 보면 땀이 난다. 겨울의 땀에는 서늘함이 담겨있기에 조심한다. 우리 동네의 은행나무도 나이가 무척 많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은행나무 아래에서 가을 그림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우리 동네의 상징인 은행나무가 올 해는 기운이 없다. 우리 동네를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기에 기운이 없나보다. 그러나 우리 동네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어도 가을이 끝날 무렵에는 은행나무를 보러 오기도 한다. 우리 가족 넷이서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살던 날이 있었다. 이제는 우리 둘만 은행나무의 가을을 바라보며 산다. 남편과 나. 젊어서는 아이들 자라는 모습을 이야기했고 요즘에는 아이들 키우던 때의 추억을 말하며 웃는다. 추억이라는 ..

계묘년 11월의 넷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하늘과 바다가 합쳐있는 듯하다. 새들은 물고기를 타고 바다를 달려가는 것 같고 새들은 물고기에게 매달려 하늘로 오르는 듯하다. 누가 무엇을 해 주든 함께 라서 좋은 날이다. 살면서 의지 할 곳이 있다는 것은 삶에 큰 축복이다. 쉼 없이 시간이 스쳐 지나가고 있다.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어떤 것이 삶의 쉼표일까~~! ● 계묘년 11월의 넷째 목요일에~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나의 오래 된 지인이 아주 무거운 물건들을 퀵 택배로 보내 왔다. 아마도 냉동실을 다 털은 듯하다. 냉동 된 떡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백설기, 시루 떡, 인절미 등 봉지마다 정갈하게 담겼다. 거기에 김장김치와 김치속이 담겨왔다. 최고의 김치라며 너무 맛이 좋아서 보낸다고 했다. 요즘 우리 집..

계묘년 11월 셋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바람과 비가 겨울을 재촉하는 날이다 바람이 나무의 목을 잡고 얼마나 흔들어 댔는지 나무에 걸려던 나뭇잎들이 다 낙하했다. 나뭇잎이 자리를 내어 준 자리를 새들이 대신하다 아파트도 주택의 집들도 모두 겨울준비를 마친듯하다. 이제는 저녁의 어둠을 가르고 외치는 의 외침을 올 겨울엔 듣고 싶은 바람을 바람에 날려 보내다. ● 계묘년 11월 셋째 목요일에~~~ 30년 전에 귓불을 뚫어 귀고리를 하는 것이 대 유행이었다. 학교 퇴근길에 선생님들 여러 명이 학교 부근의 금은방에서 귀를 뚫고 18K 금귀고리를 한 개식 귀에 달았다. 어떤 장치나 기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귓불에 얼음을 대고 있다가 바늘로 귓불을 뚫고 바로 그 자리에 귀고리를 달았다. 귓불이 얼어서 감각이 없고..

계묘년 11월 둘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주변을 둘러보니 올가을에도 자연의 선물이 도착했다. 동네 가득하게 자연이 만들어준 원색의 단풍이 아름답다. 기차 타고, 버스 타고 집을 떠나 멀리 갈 이유가 없다. 수령 900살이 넘었다는 동네 느티나무의 축제도 예년보다 더 크고 엄숙하게 치루어졌다. 붉은 머리로 염색을 한 것 같은 느티나무가 멀리서도 잘 보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백설기 떡을 느티나무 덕분에 얻다. ● 계묘년 11월 둘째 목요일에~~ 겨울용 토트백을 손뜨개로 완성하다. 면사에 털실을 더해서 뜨다 집에 남겨진 털실을 사용했더니 가방의 모양이너무 추상적이다. 장식은 소가죽으로 만든 토끼모양이다. 우리 하트를 생각하면서 만들다. 토끼 장식은 딸이 만들어 줬다. 어제는 꿈에 하트를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