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241

빈 조개 껍질이 지금 일광욕 중이다

점심시간 급식 국에 저 재첩이 들어 있었다.아이들은 저마다 인상을 쓰며 재첩 국을 홀대했다.요즘 아이들제 입에 달고 착 달라 붙는 음식만 먹으려 한다.하기사 어른들도 , 나도 마찬가지이지만문득 저 많은 조개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아이들에게 미술 시간의 재료로 저 조개 껍질을 쓴다고 말 했다.그랬더니 아이들이 먼저 하고 물었다씻으면 좋지. 그러나 자기가 먹은 조개를 자기가 씻어 와야자기 작품에 붙이지> 했더니 조개 국이 싫다던 아이들이 너도 나도 조개 낚시질을 하느라고 야단이 났다. 남자 친구들이 깔끔하게 씻지 못 한다는 여자친구들의 잔소리에도신이 나서 싫다 소리 안하고 히히 웃는 아이들.빈 조개 껍질이 지금 일광욕 중이다.다음 미술 시간엔 저 조개들이 분명 살아서 화지 위를 날거나 .헤엄..

귀한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빛을 잃는다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하는 일이 있다.먼저 커다란 비닐 봉투를 의자에 걸어 놓고내 손이 가장 가깝게 닿는 곳의 장문을 연다.그리곤 장 속의 물건을 하나씩 꺼낸다. 얼마나 꼭꼭 잘 넣어 두었는지작은 장이나 서랍에서 나오는 물건들이어느새 방바닥으로 가득 찬다.장이 토해 놓은 물건 하나하나나름대로 이야기를 다 지니고 있는 물건들이기에-- 이것은 이래서 못 버리고, -- 저것은 저래서 못 버리고,이러 저러한 추억을 생각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그러나 이제는 그 추억마저도 혼자만이 지니고 남겨 두기엔 너무나 많은 부피이기에하나씩 하나씩 털어 내기로 했다.나이를 먹으면 작은 버릴 때의 마음을 생각 해 신중하게 사라 했거늘. 오래 된 물건마다내 눈에는 모두가 추억덩이로 소중하지만남의 눈에는 고물로 보..

한 여름의 감기같은 사랑을 갈망한다

★ 그림설명; 옥돌에 방각을 하여 잉크로 찍었음. 커다란 장독이 입을 벌려 여름의 더위를 꾹~~꾹 눌러 삼킨다. 고양이는 더위를 피해 독 그늘 밑으로 몸을 뉘었고, 새는 그 고양이를 찾아 독 위에 앉아 기웃거린다. 누가 고양이이고, 새 이고 장독인지 우리는 늘 모른다. 아니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우리의 生에서 만나는 많은 이들 가운데~~ 누구는 숨고, 누구는 찾아 다니고, 고양이 제 꼬리 잡기처럼 빙빙 돌기가 멈추지 않고 늘 그 자리인것 처럼 보인다. 찾는 이들이 눈에 보이면서도 가슴에 꼭 안겨오지 않음은~~ 아마도 지나간 시간은 지난 시간 속에 또 하나의 흔적 일 뿐이기에 그런가 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 한다는 것. 그 사랑을 영원하다고 믿으며 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그렇게 쉽지..

말 없음 표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마음이 복잡하면 할 수록 그림은 단순해지고, 마음이 편하면 그림이 복잡해 지는 것, 내 안에 있는 청개구리 습성 때문에서인가! 가끔은 사는 길목에 서서 목표를 잃은 듯 멍하게 있을 뿐이다. 내 머리 속은 내가 좋아하는 일 만을 기억 해 두려하고, 내 가슴은 상처로 남은 이야기들을 기억 해 두려 한다. 순간 너무나 소중했던 기억들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 흔적일 뿐. 타인들이 기억하는 나는 시시각각 다른 모습의 사람일까! 안개가 자욱한 한강의 언저리를 돌아왔다. 수 많은 물방울을 무겁도록 이고 있는 한강의 물에서 바다의 냄새가 풍겨 왔다. 오늘은 한강의 안개 속에 숨어 있을 이야기를 풀어 내 보리라. 그림으로든, 글로든, 아니면 수다라도~ 내 수다는 늘 잡다..

시작 그리고 그 끝은 아무도 모른다

★ 그림설명; 나무상자에 아크릴물감과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비행을 위해 잠시 숨 고르고 있는 물새들. 끝없이 넓게 펼쳐진 갯벌 한 귀퉁이를 차지했지만, 바다와 하늘이 제것인냥 훨~~훨 나르는 물새들. 어둠이 내리는 바다는 또 다른 모습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긴 휴식을 선언하기라도 하는 듯한 아주 고단한 모습을 한다. 늘 위로만 받았는데 이제는 내가 위로 해 주고 싶다.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살아가는 것이 정 아닌가! 한 번쯤은 아주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다 보아야 한다. 바로 내 눈 앞에 있는 허상이 자기 자신임을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 했지만~ 지나간 인연에 매이지 말고, 닥아오지 않은 인연에 기대하지 않은채 걷던 걸음을 멈추어 선채 잠시 잠시 뒤 돌아 보아야만 자신의 진상을 볼 수가 있다고..

어서 와~~~!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한국화 물감과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함께 살까요? 늘 함께 있어 줄 수 있나요? ● 어서 와 !!끝이 없는 길.너무나 고즈녘하고 푸근한 경치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가끔을 일상의 일들을 한 곳에 묶어 둔채 떠나 보는 것도삶을 더 잘 살아 보겠다는 선전포고와도 같다.무념 무상의 마음으로 철로 위를 바라보며 목적지와 출발지를 의심하지 않은 채멈추는 곳이 목적지며, 출발지 일 것이라는 생각에살아가면서 만나는 그 모든 것은 다~` 내 마음에 담겨져 있다고철로 위에 마음을 내어 놓고보니 그리운 것도, 보고푼 것도 없었다. 아이의 손가락처럼 여리고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물이 보인다.바람에 작은 잎새들이 몸을 흔들 때~~ 그 때마다 일렁이는 물이 눈에 담겼다.주위가 너무 조용하여 바람소리와 ..

내 나이 때 울 엄마는~~!

★ 그림설명; 돌에 방각을 한 것 그리고 잉크로 갱지에 찍음.방각을 하려고 돌을 물 사포에 가는중 돌이두 조각으로 쪼개졌다.쪼개진 돌도 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을까! 작은 부분엔 자연을 담았고,조금 넓은 부분엔 내가 만든 자연을 담았다.눈을 감는다는 것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 세상을 보지 않겠다는 의미와눈 감고 세상을 상상으로 느끼겠다는 의미가내 손에서 만들어진 부처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에 앉은 새. 세상을 바라 보는 이 누가 주인인가!■ 내 나이 때 울 엄마는~~!엄마의 나이에 내 나이를 생각 해 내느라 한참이 걸렸다. 다른 이들과는 나이 더하기와 빼기가 잘 되는데어째서 내 엄마와는 나이 빼기와 더하기가 잘 안 되는지!엄마가 내 나이쯤에 난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방황의 시기를 거쳐 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