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241

내게도 방 한 칸 내어 주실 수 있는지요?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특수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 풍경. 지난 주 로 미술 강의 가는데 지아비가 운전기사로 동행을 해 주었다. 아주 오래 전에는 내 아버지가 내 그림 그리러 다니는 길을 동행 해 주셨는데 아버지가 떠나시면서 지아비에게 당부를 하셨든가 보다. 미술 강의를 하러 가기 위해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몰라 쩔쩔매면 내 지아비는 서슴치 않고 자동차를 내 목전에 대 준다. 강의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은 오롯하게 두 사람만의 시간이다. 그동안 서로가 바빠서 밀려 두었던 이야기를 두런두런하면서 지도에 점찍어 둔 경치를 따라 차바퀴가 구르는 대로 쉬었다 가기도, 지나쳐 가기도 한다. 30년은 내 아버지가 동행이 되어 주셔서 든든했고 또 20년 동안은 지아비가 내 동행이 되어 주고 있기에 고맙다. 훗날 내 ..

겨울은 무채색이다.

★ 그림설명; 갠바스에 유화물감으로 그린 그림.잠수교의 겨울과 물새 가족.안녕 하십니까? 물새님!이른 아침 한강의 심장을 가르고 달리다 보면 강과 하늘이 모두 푸른색이다. 겨울이 채색 해 주는 푸른 색을 왜 그렇게 아플까!푸른색 멀리 고개 들며 오르는 물 안개.푸른색과 흰 빛의 안개가 뒤 엉겨 강은 어느새 옥빛으로 춤을 춘다.아직 잠에서 덜 깬 물과 새들이 내 자동차 바퀴 돌아가는 소리에 놀라 고개를 든다.아직 미완성의 그림 속에서 물에 빠진 발을 빼 내려는 물새들.저 그림 언제 끝이 날지 나도 모르겠다.언제 저 그림의 끝에  끝이 났다는 점을 찍게 될까!겨울비가 내리는 겨울의 풍경은누구의 가슴에나 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한다.금오산 을 보여 주기 위해 하늘로 죽 뻗어 오른 나무들.비오는 날 산이 품어내..

정말 나 왜 그러는 거야 !!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겨울바람이 시퍼런 작두 위에서 춤을 추는 듯 아슬아슬하게 춥다.그러나 겨울의 양지와 음지의 강한 성질이 맘에 든다. 아무리 바람이 추워도 양지바른 곳에 있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지다.바람 따라 고개를 이리저리 흔드는 억새도 나처럼 행동이 굼떠 아직도 겨울인 줄 모르나보다.내 요란한 재채기에억새들이 잠시 멈 짓 한다.  아들은 요즘 부재중이다.방학을 하자마자공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방을 얻어 집을 떠났다.아들의 고교시절. 대입시를 바라보던 때에는내가 더 힘들고 괴로운 때였지만지금 아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내 마음은 한결 가볍고 편하다.그러나 습관은 충직한 하인처럼 충실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으f례 아들의 방안을 기웃거리던 내 습관에오늘 아침에도 아들 방의 ..

딸의 마음 속을 헤아릴 수가 없다

딸과 나는 언제나 선의의 경쟁자며, 눈과 마음은 예리한 비평가다.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의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고 자란 딸은딸 자신도 모르게 그리는 일이 습관처럼 몸에 익숙해 진 듯하다.그러나 딸은 나에게 자신의 작품을 잘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나는 그림을 그리고 나서는 딸의 손목을 끌어당긴다.내 그림 최초의 감상자며, 평론가로 청한다.내 그림에 대한 평을 가장 예리하게 여과없이 하는 사람이 바로 딸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면서 딸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하는데딸은 그림을 그리는 엄마의 어떤 반응을 바라는 것일까?딸의 키가 내 키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아무리 애를 써도 딸의 마음 속을 헤아릴 수가 없다. 그림을 그리기로 진로를 선택한 딸딸도 그림 그리는 일이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하는 바램을 슬쩍 그림에 담아딸의..

아버지의 선물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아득한 그 예전 어디였던가아스름하게 밝아 오는 어두어지는 하늘을 바라 보면서내 좋아 하던 이를 눈 시리게 기다리던 시절이 떠오르다.늘 라고 부르다가 혼자 입 속으로 라는 말을 써 본 나.내 어릴 적 내가 어른이 되어도 나에게 유일한 등걸이의 남자는 아버지 뿐이였던 것 같다.아버지를 생각하면 늘 어리광이 생긴다. 내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내 마음에 남아 있는 아버지는 언제나 한 모습이다.날 무조건 믿어주고 사랑하시던 아버지.그런 아버지의 모습은 언제나 산이고, 강이며 내 안식처였다.지금도 마음과 몸이 힘이 들어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아버지의 넓은 가슴과 등을 생각한다. 그러면 어느새쪽 빠지려던 온 몸에 기운이 다시 생긴다. 나 어릴 적.아버지는 공무차, ..

하룻밤에 만리장성도 쌓을 수 있는!

★ 그림설명 : 종이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무서리를 고스란히 몸에 안은 채 나란히 서 있는 너무들저 나무들은 이 겨울을 시작하려는 황량한 들판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혼자 보다는 언제나 둘이그리고 여럿이 함께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뜨겁다.11월의 마지막 토요일을 바라보면 금요일 저녁 어둠을 밟으며 집을 떠났다.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다시 둘만의 오롯한 시간을 탐닉하는 중이다.젊은 시절 기운이 펄펄하여 돌아다니길 좋아했어도 경제적인 갈증이 심했기에지도에서 보는 명승지를 마음으로만 둘러보기가 전부였다이제 우리 부부는 바람난 연인처럼 차에 시동만 걸면 목적 없이 집을 나선다.늦저녁에 불빛도 없는 산길을 구비 구비 돌아 수안보에 도착하여 하룻밤에 만리장성도 쌓을 수 있는 정 담긴 휴식을 취했다..

울 엄마와 홍시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홍시의 저 이라고 서슴치 않고 말 할 꺼다, 초겨울 하늘을 서서히 물들이는 노을의 이라고!겨울이 시작 될 때 즈음이면동네 과일 가게엔 홍시가 얼굴을 보인다.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툭 터져 버릴 것 같은 바알 간 모습이너무나도 애처러워 보였기에만져 보지도, 시선을 오래 주지도 못한다.울 엄마가 제일 좋아하시는 과일이 있다면늦가을에 선 보이고 겨울이면 요술처럼 사라지는 홍시다.지금이야 그 어떤 과일도 계절을 파괴하여 어디에서나 구 할 수 있지만,내 어릴 적엔 아니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는 아주 귀한 과일이었다.사르르륵 얇은 껍질이 더위에 그으른 살갗 벗겨지듯 얇게 제 색으로 벗겨진다.탱탱하고 동그란 모..

비 오는 토요일 오후 잠시 !

★그림설명; 캔트지에 수채화와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하얀 장대 끝을 지키던 새가 몸을 숨겼다.우리 보고 장대 끝에 앉으라 한다.저 가느다란 장대 끝에 앉으려면 마음에 찬 욕심부터 다 버려야 내 몸이 새처럼 가벼워지겠지.다 버렸는가 하며 돌아보니 늘 가장 큰 것을 남겨 두기에비워 낸 자리에 더 큰 웅덩이가 남는 것 같다.비 오는 주말내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삼선동엘 갔다.요즘 무엇을 먹든 속은 받아들려 주질 못하고울컥울컥 역류한다.아주 쓰디쓴 기억들이 올라오 듯하다.그 기억에 살포시 가벼운 이불을 덮어주고 싶다.그러나 내 기억에 남아 있는 풍경은 하나도 없었다.머리와 가슴을 쥐어짜고 짜 탕약을 짜 내 듯 기억을 더듬어도내가 선 자리가 어디인지 조차도 모르게 변했다. 모든 기억이 순식간에 내 머리에서..

가끔은 하늘이 강이며 바다인 줄 안다

★ 작품설명;  종이에 수채화 바위 위에 올라 앉으면 뭐가 더 보이니?바람에 흔들거리는 너 때문에 더 무겁단다.바람은 조용히 지나가려 하는데 말 많은 새가 알수 없는 울음으로 바스락거린다.나도 가끔은 하늘이 강이며 바다인 줄 안다.그러길레 하늘엔 발부터 담그는 것이 아니라 늘 머리부터 담그기에하늘이 물로 생각이 드는 날은 그래서 더 스산한 마음이 드나보다.무엇을 기원하고 싶기에 바위 위의 새는 고요한가?바라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마음엔 무거운 돌이 달리는 것인데아마 그 마음에 돌을 하나씩 내려 놓게 해 달라고 빌기 위한 기도겠지. 물에 빠진 내 핸드폰은~~! >허둥거리며 급하게 서두르는 내 모습이 종종 화를 부른다.그 禍가 경고를 치려고 했는지 그만 사고를 치다.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폰을 그만 물에 빠..

마음이 한결 같다는 지아비.

가는 길이 맞나하여 끊임없이 지도를 보는 지아비의 모습이 좋다.길치인 나에겐 지도를 보라고 권하지도 않는다.나는 어디엘 가든 거리에 박아 둔 표지판을 보고 달리다가목적지를 지나칠 때가 많아 늘 고생이지만 지도 보는 일을 잘 못한다.그러나 지아비는 를 보는 것이 너무나 행복한 취미라고 한다. 30년전의 마음이나, 지금의 마음이나 한결 같다는 지아비.손을 잡고 여행을 하면서 지아비에게 하는 말을 진심으로 했다.30년이나 변함없이 한 마음으로 날 바라보아 준 이내 아버지 다음으로 멋진 남자다. 23년전 우리는 경주, 부산, 창원을 거쳐1983년에 부곡하와이로 신혼여행을 왔다.남들은 신혼여행으로 다 제주도로 간다고 야단일 때우리는 베낭을 메고 기차를타고, 달구지를 얻어 타고 부곡까지 갔었다.그런데 그 당시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