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억 속으로 280

22 년 전에 받은 선물.

저녁 산책을 하면서 도서관에 책을 다 반납하고 나니 허전하여 방의 책꽂이에서 책을 뽑아 펼쳤다. 내가 좋아하는 류시화님의 인도이야기다. 나도 한 동안 인도에 꼿혀 여행을 준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나와 인연이 되지 않아서인지 인도는 끝끝내 가지 못했다. 책의 앞 부분을 열어보고 놀랬다. 2002년 대도초에서 미술교과 할 때 겨울방학즈음에 선물로 받은 책이다. 21 년 전에 받은 선물이다. 감동이 밀려왔다. 6학년 어느 반의 여자학생들이 나에게 선물한 책이다. 아이들의 사랑이 가득 담긴 글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대도초에서 6 학년 담임을 세 번 했고. 두 번은 6 학년. 4 학년. 미술교과를 했다. 그 시절. 참으로 재미난 일이 많았었다. 지금도 길에서 엣날 제자들을 만나면 알아보지 못하는 제자의 얼..

양평 숲의 꽃.

노루오줌 꽃도 순하고 예쁘다. 분꽃이 만개하다. 이른 아침까지는 분꽃이 양산처럼 활짝 펴있다. 해가 하늘로 오르면 양산을 접은 듯 입을 꽉 다물다 곳곳에 검은 콩처럼 생긴 씨앗이 봉긋 올라 있다. 내 어릴 때에는 분꽃이 동네 빈터에 빽빽히 자랐다. 놀면서 저녁 먹을 시간이 되면 부르지 않아도 집애 들어오라고 했다. 시계가 없어서 시간을 모른다고 했더니 엄마는 하셨다. ㅋㅋ 분꽃을 보고 있으려니 엄마 생각이 간절하다. 이른 아침 양평 숲의 분꽃은 얼굴이 더 밝아 보이다.

양평 친구집.

양평 내 친구네 집. 대학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인데 내가 살면서 조금은 신경써야 하는데 내가 사는 것이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했다. 더위가 극성이지만 산 속이라서인지 시원하다. 오랜만에 친구네 집에 왔다. 친구가 너무 좋아하니 나도 좋다. 야호. 일박이일의 여행이다. 더위를 산 속에 묻어두고 가야지. 친구가 홀로 사는 양평. 좋으네. #양평피서#친구네집#대학때친구#너무좋아

코티 분과 엄마 생각.

코티 분과 나의 엄마. 1973년에 대학에 입학 한 나는 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 당시만 해도 딸들을 대학에 보내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못하던 동네 어른들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우리 동네에서도 여자라고는 내가 대학에 처음 갔다. 모든 생활 물자가 귀한 시절이었기에 우리가 좋아하던 커피도 밀수 된 상태의 상품으로 샀다. 한 달에 한두 번 동네의 미장원이나 목욕탕으로 외제물건 파는 보따리 아줌마가 등장을 하면 동네잔치 날처럼 동네의 아낙들이 그곳으로 다 모여 들었다. 우리는 그 장사 아줌마를 라고 불렀다. 다이알 비누, 치약, 토마토케찹, 커피. 코코아가루, 분유 등 엄마는 주로 생 필수품과 먹는 것만 사셨다. 물건 값은 월부로 달아 놓고 일단 물건만 먼저 가져 오셨다. 양키 아줌마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

코티 가루 분.

엄마의 향기라 생각 했었다. 엄마의 앉은뱅이 화장대의 중앙을 차지했던 코티가루분이다. 엄마 생각에 나도 사서 사용한다 뚜껑을 열어 냄새를 흘리며 엄마 생각를 한다. 오른 쪽 위의 분이 요즘 디자인이다. 나머지 분통은 엄마가 사용하시던 예전의 분통이다. 내가 아주 좋아했던 통이다. 분을 다 사용한 통을 엄마에게 받아서 내가 간직했다.

소독차

오랜만에 거리의 소독차를 보다 안개보다 짙은 소독약 연막을 쏘면서 달리면 뭣이 그리 신났다고 소독차 뒤를 쫒아 달렸다. 달리다가 넘어져 무릎이 깨지기도 여러 번. ㅋㅋㅌ 어릴 때엔 주변의 모든 것들이 놀이며 재미였다 60년이 넘은 기억인데도 기억이 생생하다.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소독차를 광명시의 골목에서 보다. 재미나네. 예전처럼 소독차를 따라서 뛰는 아이들도 없고 연막의 수준도 예전만 못하다. ㅋㅋ 재미난 풍경을 보다.

영화는 개봉일에 봐야지.

영화는 개봉일에 보는 것이 나의 즐거움이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이며 내가 믿는 배우들의 연기라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나게 보았다. 1970 년 중반이 배경이라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시절로 돌아가서 기억 나는 사건들이 많았다. 밀수. 그 시절엔 우리 집에서도 밀수 된 커피. 버터. 화장품등을 사용했다. 청바지는 아주 귀한 바지였고 처음 입어 본 1973년도의 청바지. 아주 부잣집 남자친구가 물 건너 온 것으로 귀한 것이라며 나에게 선물해 줬다. ㅋㅋ 그 남친과는 일찍 헤어졌지만 청바지는 아주 오래오래 입었던 기억이. ㅋㅋ #밀수#개봉일#피서#재미나다#우울하지않다#음악도신났다

선생님이 옳았어요.

청포도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다. 학교 다닐 때 국어선생님은 우리에게 시를 외우게 했고 시험도 자주 보셨다. 아이들은 할아버지셨던 국어 선생님을 모두 싫어했다. ㅋㅋ 지금생각해 보니 선생님의 나이가 60세 정도 되셨는데 어릴 때의 눈에는 할아버지로 보였다. ㅋㅋ 이육사. 김소월. 이상. 박목월. 김영랑. 만해 등 시인들의 시는 꼭 알아둬야 한다면서 !!! 힘든 고교시절을 보냈지만 세월이 흘러도 그 때 외운 시가 요즘에도 입에서 술술 나온다. ㅋㅋ 청포도를 보니 문득 국어선생님 생각이 났다. ㅋㅋ #청포도#이육사#한성여고#할아버지국어선생님#매한시민의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