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241

누구에게 마음을 주셨소..?

★ 그림설명; 머매이드 종이에  아크릴물감 잉크 등으로 그린그림.♥ 누구에게 마음을 주셨소..?우리에게 보여주는 겨울의 숲은大地의 원초적인 색 그대로의 흙색이며 잿빛이다.그러기에 겨울의 숲은 아랫목에 앉은 내 할미나 할배처럼 푸근함이 있다.자연이 주는 그 어느것도 거부하지 않은채, 눈이면 눈, 비면 비, 바람이면 바람, 몸을 휘둘러 내치는 일이 없는 겨울 숲.봄의 숲은 수줍음이 많은 처녀처럼 청초하면서도 단아한 빛으로,여름의 숲은 푹 안기고 싶도록 믿음직한 힘센 청년같은 초록의 빛으로,가을의 숲은 바람 난 여인네의 옷자락처럼미치도록 화려한 원색이다.그 어느 계절도 우리의 마음을 빼앗지 않는 계절이 없다.자연에게 마음을 준 이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고, 사람에게 마음을 준 이는 자연에게 마음을 주지 ..

오래 되고 낡은 물건들(古物)

★ 그림설명; 캔바스에 유화로 그린그림.산과 물 그리고 나무 속의 새들이 담겼다.우리 곁에서 흔하게보는 풍경들인데 잊고 있다. 작대기 같은 나뭇가지들이 세월을 낚고 있다. ▲▲ 오래 되고 낡은 물건들(古物) 내 집에는 내 손때가 묻은 낡은 물건들이 많다.내 손때로는 부족해서 내 부모님의 손때 묻은 물건들도 내 집안의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어머니의 어머니가 쓰셨던 손 재봉틀.아버지의 문방사우들.시어머니께서 주신 여러 종류의 그릇들.내 유아기 때부터 쓰던 그림도구들 그 중에서도오래 된 녹인 슨 철 파레트와 화폭에 몸 비벼 비스듬하게 닳아버린 붓들. 아버지의 해외 출장마다 사다주신 각 나라의 열쇠고리들이며,지아비의 중 고등학교 다닐때의 교포와 공책들 그리고 앨범.거기에 내 아이들의 성장을 고스란히 지켜 ..

밤의 어둠으로 스며들기.

★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제도용 잉크와 수정액과 아크릴물감 등으로 그린 그림.겨울 밤 지붕을 타고 다니는 것이 누구인가 했더니우리동네를 어슬렁거리던 검은 도둑 고양이어릴 적 돈암동 한옥집에서 그리움을 말하다. 내 어릴 적. 가을이 소리없이 지나가고겨울의 무 서리가 아침 지붕을 은빛으로 반짝이게 할 때.밤 새도록 지붕을 날아 다니던 검은 그림자가.그 몸짓이 얼마나 날렵하고 가벼웠던지휙~~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내 눈에서 사라지곤 했다.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광채는.. 어둠을 빨아 들이는 도둑고양이의 눈 빛.얼마나 무서웠던지.밤이 검은 빛으로 채색을 끝내고 나면밤이 잘 물들고 있나검사라도 하듯 순찰을 돌던 검은 그림자.이렇게 콧 끝이 싸한 바람을 몰고오는 초 겨울은울 동네를 소리없이 순찰 돌던 도둑 고양이의..

그림 사진 찍던 날.

★그림설명 ; 미색 머메이드 종이에아크릴 물감과 펜으로 그린그림. 질퍽한 진흙 속에 숨어있는 듯 몸 감춘 물고기. 찬 바람에 잔잎 다 빼앗긴 마른 풀과 하얀 무서리들.양재천 변의 나뭇가지들은 어느새 겨울 볕에 바짝 말랐다.누군가가 불기를 당겨 주면 활~~활 타 올라흔적도 없이 사라질 마른가지들.바람에 나뭇가지 비벼대는 소리가귀신 씨 낱알 까 먹는 소리로 들린다나.. 싸한 바람을 안고 달리는 버스 안은 난방이 잘 되어도 춥다. 사람들에게 선 보일 사진 찍기위해 인사동으로 나가는 길.이런 날 말 벗이 하나쯤 곁에 있어도 좋으련만, 그림 사진 찍고 칼 국수를 뜨끈하게 함께 먹어줄 친구가 있다면 좋으련만,나이를 먹어 가면서 더욱 더 나와 놀아 줄 친구가 없다. -모두가 바쁘단다.주머니에서 만지작거려지는 핸드폰은..

꿈을 꾸는 날.

★ 그림 설명; 왓트만 종이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 특수 색연필 포함.겨울을 몰고 오는 바람이 나무의 옷을 벗기고 있다.가끔 꿈을 꾼다. 꿈에선 내가 바람이 되어 나무의 옷도 감추고, 내가 나무가 되어 바람을 따라가다 길을 잃기도 한다.바람이 되거나 나무가 된 꿈에서 깨고 난 새벽은 너무나 춥다.죽음의 공포처럼 오싹한 오한으로 머리를 무릎에 묻고도마 위에 오른 새우처럼 한참을 웅크리고 있어 본다.겨울 새벽의 어둠과 추위는 쌀쌀 맞기 이를 때가 없다.오늘 아침 서늘한 기분으로 선잠에서 깼다.새벽에 느꼈던 오한을 지금도 느끼고 있다.예전엔 잘도 잊어버려 끙~~끙거리던 기억들도,요즘은 주책없이 더 또렷하게 기억 할 때가 있다.좋은 기억보다 잊고 싶다는 기억들이 더 선명 해지는 이유는아마도 나이를 먹고 ..

전시회 준비를 하면서.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아크릴 물감과 여러가지 재료로 그린 그림. 그림을 전시장에 건다는 것. 나무가 裸木이 되는 것과 같은 기분일꺼다.저녁이면 내 마루는 어느새 화실이 된다.물감의 독특한 냄새 집안을 점령해도 코 막아주고,지나 다니는 통로가 막혀 징검다리 건너듯 다녀도,그림 그리기에 혼을 뺏겨 식구들을 잊고 있어도내 그림그리기가 시작 되면  우리 식구 모두가 나와 하나가 되는 것 같다.그러기에 가끔.우리 식구들은 제 몸을 아끼지 않고내 조수들이 되어 내 그림을 붙잡고 있어 주기도 하고,손 빠른 조수가 되어 물감을 짜 주기도, 닦아 주기도 한다.때로는 감상자가 되어  눈 끝이 예민한 평론가로 내 오만해 지려는 손 끝 유희에 실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붉은 그림은 더 붉게,  푸른 그림은 더 푸르게,..

가족.

★ 그림설명;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붉은을 향해 목 빼고 앉은 새.늘어진 세월이 새의 발 목을 잡고 있는지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있다.새들을 부르는 지는 해의 꼬리는 길기만 한데 누구 하나 그 해 꼬리를 잡지 못 한 채 하늘을 가리우는 어둠을 바라만 본다.몸이 아파 보아야만 가족의 울타리가 든든한 동아줄로 얽히어 있음을 아는 것 같다.매년 이맘 때.한 해를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그러는가.11월 중순은 나와 우리 가족을 은근하게 긴장 시킨다.작년에는 신장(콩팥결석) 고장으로 초음파 분쇄술이니 뭐~니로병원 응급실을 화장실 드나들 듯 들락거렸고,올 해엔 독감으로 이불 밖을 기어 나오지도 못한 채 앓고있다.첫 사랑 이후. 이렇게 신열로 몸이 뜨거우며 식은 땀을 흘리면서 온몸이 바스러지는 고통으로 몽롱해..